"노풍은 왜 점화되지 않았나"
    2007년 09월 09일 06: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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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선에서 노회찬 후보는 예상 밖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울산 경선 이후 심상정 후보에 2위 자리를 내준 노 후보는 9일 수도권 투표에서 대이변의 희생자가 됐다. 2004년 총선 이후 당의 간판으로 고속 성장해온 노 후보로서는 처음 맛보는 정치적 패배인 셈이다.

당초 권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던 노 후보는 경선 개시 이후 시종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1위 다툼에서 멀찍이 처졌다. 권, 심 후보에 비해 조직력이 취약한 노 후보는 전형적인 바람선거를 시도했다.

그러나 경선 초반 ‘노풍’의 지역적 근거를 만들지 못하면서 바람은 급격히 소멸했고, 오히려 ‘노회찬 위기론’의 역풍을 맞아야 했다. 그로 인해 경선 중반 이후 심 후보와의 2위 다툼에서도 밀려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노 후보가 새로운 선택의 기준을 제시하면서 기존의 정파 구도를 뒤흔드는 데 실패한 것이 최대 패인으로 분석된다.

이는 일관성 없는 캠페인, 상대 후보 측의 네거티브 캠페인에 대한 미숙한 대응, 경선 전 여론조사 지지율에 일방적으로 기댄 안이한 판세 분석, 자주계열의 표 결속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 정파투표에 대한 감정적 대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권 선본의 한 관계자는 “노 후보의 실패는 1등 전략의 실패였다”면서 “도전하는 위치에서 권 후보의 대세론을 무너뜨리는 전략을 구사했어야 했는데, 여론조사 결과에 기대 대세론으로 맞불을 놓았다. 결국 슈퍼 3연전에서 ‘바람’이 불지 않으면서 이후 상승할 수 있는 동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특히 대선출마 선언 이후 줄곧 ‘본선경쟁력’을 후보 선택의 기준으로 내세웠지만 6월 이후 일부 여론조사에서 권 후보가 노 후보를 앞지르면서 ‘본선경쟁력’ 논리는 설득력을 갖기 힘들었다는 평가다.

또한 자주계열의 권 후보 지지 선언 이후 노 후보 측이 주요 이슈로 제기한 ‘평당원 혁명론’ 역시 자주계열의 행보에 맞서는 반사적이고 공학적인 대응으로 비춰진데다, ‘노회찬을 지지하는 것’ 외에 ‘평당원 혁명’의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정파구도를 깨는 데 실패했고, 도리어 정파구도를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된 것으로, 노 후보가 ‘현재’와 ‘본선경쟁력’을 강조하는 데 집중하면서 당의 체질 변화를 위한 대안적 선택지를 제시하지 못한 것은 이번 경선은 물론 노 후보의 정치적 미래와 관련해서도 뼈아픈 실책이었다는 평가다.

당의 한 관계자는 “노회찬 후보하면 떠오르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략적 중심이 없이 매 시기 공학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일관된 메시지를 던지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는 심상정 후보가 ‘미래’와 ‘컨텐츠’라는 캠페인의 방향을 일관되게 유지함으로써 경선에서 예상 외의 성과를 거두고 차세대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튼실하게 구축한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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