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노후보 우리 민족 원칙 결여"
심 "코리아 연합 강령보다 후퇴"
노 "권후보 발언 취소해야 마땅"
    2007년 07월 04일 05: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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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마산에서 4일 열린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 후보 정책토론에서는 남북 통일방안을 놓고 대립선이 그어졌다. 노회찬 후보의 ‘코리아연합’ 구상에 대한 권영길, 심상정 후보의 비판과 그에 대한 노 후보의 반론이 이어졌다.

노 후보가 통일의 1단계로 ‘낮은 단계의 국가연합’을 설정한 것은 연방 통일국가의 건설이라는 당의 통일강령은 물론 6.15 합의의 수준보다 후퇴한 것이라는 게 권,  심 후보의 비판 요지였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코리아연합’이 그리는 국가연합과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충돌하지 않는다면서 연방제를 신속하게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국호를 같이 쓰는 국가연합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맞섰다.

   
  ▲ 사진=마산 MBC
 

이날 토론부터는 형식이 조금 바뀌어서 주제별로 한 후보가 기조 발제를 하면 상대 후보가 반론을 펴고, 그에 대해 발제자가 재반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노 후보가 통일방안에 대해 기조발제를 했다. 개요는 이렇다.

"통일은 지상과제다. 그러나 평화적이고 역진이 불가능한 방식으로 통일이 진전돼야 한다. 평화는 단지 통일의 전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통일은 밥이다’는 발상을 해야 한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코리아연합’ 구상을 제시했다. 2국가-2체제-2정부로 시작하되 적극적으로 연방제로 전환해야 한다"

심상정 후보의 지적이 따랐다. "낮은 단계의 국가연합은 6.15 합의안보다도 후퇴한 것 아니냐"는 얘기였다. 권영길 후보가 비판의 수위를 한껏 높였다. "우리 세 후보들이 경제나 다른 정책은 거의 같은데 통일국가의 상에 대해서는 차이가 난다. 노 후보는 코리아연합을 말했고, 나는 연방 통일국가를 내세우고 있다"고 말문을 연 데서는 강력한 차별화의 의지가 읽힌다.

권 후보는 "6.15 공동선언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 있는데,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통일하자는 것이다. 이 대원칙에서 어긋나게 되면 (남북간에) 협상이 이뤄질 수 없다"면서 "노 후보의 통일론은 이 부분을 결여하고 있다. 매우 심각한 국면으로 갈 수 있다"고 비판했다.

노 후보가 정색하고 반론을 폈다. 노 후보는 "나는 우리끼리 통일하자고 했지 체코슬로바키아하고 통일하자고 한 적 없고, 미국의 지시에 의해 통일하자고 한 적도 없다"면서 "권 후보의 발언은 취소되어야 마땅하다.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맞받았다.

이어 "연방제와 국가연합이 충돌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지만 6.15 합의의 성과는 연방의 낮은 단계가 국가연합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데 있다"면서 "내 통일 방안에는 연방제 통일방안이 있다. (연방제로) 빨리 가고 싶은 욕심이 두 분보다 더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한 과정을 임기 중에 실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상대 후보들의 재비판이 이어졌다. 심 후보는 "민주노동당의 통일강령을 보면 연방제 방식으로 통일을 이뤄 국제적으로 민족통일을 기정사실화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면서 "국가연합은 당의 통일강령보다 후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후보는 "도라산 토론에 이어 오늘도 노 후보 고집이 대단하다. 통일을 위해서는 상대가 있다. 남북간 신뢰구축이 중요하다. 신뢰구축 단계에서 어긋나면 어떤 통일도 이뤄질 수 없다. 노 후보의 주장에는 신뢰구축에 장애가 될만한 요소가 있다"고 비판의 수위를 이어갔다.

노 후보가 마지막 반론을 폈다. 노 후보는 "분명히 저는 연방제 통일을 설정하고 있다"면서 "내 통일방안의 일부를 전체인 양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응수했다.

또 "국가연합을 먼 과제가 아니라 현실적 과제로 보면 낮은 단계가 있는 것이고 그것을 임기 중에 하겠다는 것"이라며 "국호라도 통일해서 올림픽에 나가는 것이 뭐가 어려운가. 약혼하기 전에 같은 옷 입으면 안 되나. 연방제로 가기 위해서라도 따로 놀 게 아니라 국호를 같이 쓰는 국가연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는 시종 완만하게 흐르다 막판 ‘통일방안’이라는 주제를 만나 급류를 탔다. 한반도 평화의 다른 이슈들, 이를테면 한미동맹, 주한미군 철수, 종전선언, 평화협정, 군축 등의 문제에서는 후보들 사이에 별다른 입장차가 보이지 않았다.

이날 토론의 큰 주제 가운데 하나였던 산업발전과 에너지, 중소기업 정책 분야도 마찬가지였다. ‘상호보완적’ 토론을 통해 지역경제와 지역금융의 발전, 재생에너지 개발, 불합리한 하도급 관행 개선 등에 있어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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