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 "원래 내가 하려던 정책인데"
    노 "당 정체성과 지향에 안맞아"
    심 "단단히 오해, 정책없는 두분"
        2007년 07월 01일 12:3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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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6일 대구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논란이 된 ‘고용률’ 문제를 놓고 노회찬, 심상정 후보 측의 한 차례 공방이 오간데 이어, 30일 열린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 3차 정책토론회에서는 심상정 후보의 ‘택지 국유화’가 논쟁의 중심이 됐다. 시간이 부족해 충분한 현장 토론이 되지 않았던 이 문제가 ‘장외’ 논쟁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 사진=민주노동당
     

    이날 대전 대덕구 문예회관에서 대전 충남 녹색연합 박정현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교육 – 주택’ 정책토론회에선 권영길, 노회찬 후보가 심상정 후보의 택지 국유화 정책을 공격적이고 비판적으로 검증했다. 

    대구 토론회에서 심 후보에게 공격을 당했던 노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특히, 노 후보는 자신의 공약을 강조하는 상호 토론의 마무리 발언 시간에도 심 후보의 택지 국유화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노 후보는 "택지국유화에 대한 문제 제기는 우리 사회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고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좋은 취지와 달리 실현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 민주노동당의 정체성과 지향에 맞지 않는 방안"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어떻게’를 강조해온 심상정 후보의 ‘어떻게’에 대한 정면 비판이었다.

    심 후보는 지난 4일 "다주택소유 가구의 비거주용 주택을 5년 안에 모두 팔게 할 경우 ‘팔려고 시장에 내놓은 주택 매물’이 최소 250만호 이상 나오게 됨으로써 매년 신도시 10개, 5년 동안 신도시 50개를 건설하는 공급효과가 나타나 집값이 안정되는데다 땅값을 제외한 건물값만으로 내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세박자 주택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노 "누구를 위한 국유화인가" – 심 "주택 정책 종합적 이해 필요"

    노 후보는 "누구를 위한 국유화인지 따져봐야 하는데, (국유화의) 혜택이 결과적으로 좀더 재산이 많은 사람들에게 돌아간다면 다시 생각해야 한다"면서 "(심 후보의 공약 내용을 보면)무주택자 중 최상위 계층에게 최고의 혜택이 돌아가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에 대한 대대적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심 후보는 "뭘 좀 단단히 오해하신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가 수정할 게 아니라 노 후보께서 천천히 다시 살펴보셔야 할 것 같다"며 노 후보의 주장을 반박했다.

    심 후보는 "전세금 5.000만 원 이상의 1백만 가구가 집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제 예시를 보고 상층부의 혜택이라고 이해하는 것 같은데, 그건 하나의 예시일 뿐”이라며 “그래서 택지국유화와 함께 계급별 맞춤형 주택 방안을 내놨다. 250만 채가 나오면 구체적인 내용과 규모, 지역 분포, 액수가 나온다. 그에 따라 비닐하우스, 쪽방, 반지하에 사는 분들도 다 살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노 후보는 "지금 6억 짜리 아파트를 (심 후보의 공약에 따라) 팔게 되면 땅값을 50%로 봤을 때, 3억의 정부 부담이 들어가고 2억 짜리는 1억이 정부 부담이 된다. 결국 비싼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정부의 보조를 더 많이 받는 결과가 된다"며 "그런 각도에서 다시 한번 이 문제를 봐야 한다"고 재차 반박했다.

    이에 심 후보는 "대단히 송구스러운 말씀인데, (노 후보에게는) 주책 정책의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할 것 같다. 택지 국유화가 토지를 무상으로 몰수하는 게 아니라면 시장 가격으로 규모에 맞게 단일한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매입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택지 국유화는 "다주택 소유자의 땅을 국가 소유로 바꾸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택지 국유화에 대한 노 후보의 지적은 상호 토론이 끝나도 계속됐다. 노 후보는 본인의 공약에 대한 홍보 대신 심 후보의 택지 국유화 정책에 대해 다시 한번 우려를 표하는 것으로 이날 국유화 논쟁을 정리했다.

    노 후보는 "택지 국유화 정책의 구체적 방안은 다른 나라들의 실례와도 비교했을 때, 상당히 조급한 면이 있다”면서 "강남구에 있는 수십억 아파트나 타워팰리스 등을 왜 국민들이 낸 연금을 가지고 사야 하나? 실현 방안에 대해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에 심 후보는 "오늘 택지 국유화 방안에 대해 많은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각 후보들이) 구체적으로 국유화 방안을 제출해줬다면 좀 더 생산적인 정책 토론회가 됐을 것"이라며 "사실, 정책 정당을 표방하지만 (다른 후보들은) 정책 토론회 준비가 덜 돼 있다. 이번 대선은 부동산 대선인데, 두 분이 아직 주택 공약을 안 내놨다”면서 두 후보를 동시에 비판했다.

       
      ▲ 사진=민주노동당
     

    권 "땅값 연착륙에 무리한 방안” – 심 "가격 변동 대책 검토 중”

    지난 번 토론회에서 심 후보에게 "일자리 공약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당한 권 후보도 이번 토론회에서 노 후보의 바통을 이었다.

    먼저 권 후보는 "자꾸 (저에게) 정책이 없다고 그러시는데, 저도 택지국유화에 대한 공약을 문서로 작성하고 있었다. 근데, 먼저 심 후보가 발표했다. 참 빠르시다(웃음)”며 "저도 택지 국유화 취지에 동의하기 때문에 사실상 심 후보의 주택 정책과 내용에 큰 차이가 없다. 근데, 심 후보와 이하동문이라고 말 할 수도 없고…(웃음)”라며 특유의 넉살로 참석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이어 권 후보는 "부동산 문제만 걱정하는데, 사실 높은 땅값을 내리는 과정에서 연착륙을 시키는 방안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심 후보에게 택지 국유화와 연동해 땅값을 연착륙시키는 방안을 물었다.

    이에 심 후보가 "주택 정책은 한 가지로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금융에 바로 손을 대는 방식보다는 택지 국유화 방안을 통해 5년 동안 물량을 시중에 내놓으며 자연스럽게 해결해야 한다"면서 "5년 동안 250만 채를 내놓으면 어느 정도 가격이 크게 떨어질 우려도 있는데, 그것은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검토해 보면서 보완책을 만들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에 권 후보가 "토지공개념 도입과 택지 국유화의 구체적인 실현 방안에 대해 설명을 잘 안하고 있다”면서 “노 후보에게 공격을 받아서인지 심 후보가 이상하게 주춤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권 후보는 "제가 생각하기에 영구 채권 발행 기간을 20년 정도 해두고 주택을 여러 채 가진 사람에게 10년 동안 팔게 하면서 그 외 다른 부분은 세제 등으로 보완하면 될 것 같다"며 "땅값의 연착륙을 위해선 심 후보의 정책을 강하게 진행시키는 건 무리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심 후보는 "영구 채권은 제가 낸 방안이다. 그러나 영구 채권과 집값이 단기간에 폭락하는 건 다른 문제이며 관련이 없다"면서 "집값이 하루아침에 폭락할 경우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담을 전문가와 함께 구체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답했다.

    “교육 관련 당론 진화돼야”

    교육 부분 관련해서는 권 후보의 국공립대 통폐합 정책이 논란이 됐다. 심 후보가 사교육비 문제 해결에 대한 권 후보의 입장을 묻자, 권 후보가 "97년, 2002년 대선에서 지금까지 저는 여러분이 듣기에도 지겹도록 무상교육, 무상의료, 부유세를 외쳐왔다”면서 "사교육비 문제의 가장 큰 핵심은 대학 서열화를 폐지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선 대학간 국공립 통폐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심 후보가 "올해는 2002년 선거가 아니고 2007년 선거이다. 이제 민주노동당도 추상적인 슬로건을 가지고는 안 된다"면서 "아주 촘촘한 정책과 실현 가능한 방안을 책임있게 제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심 후보는 "대학은 중고등학교처럼 바로 공교육화 하기에는 복잡한 문제들이 많다"면서 "먼저 국공립대부터 대학입시 자격고사로 전환하고 대대적인 예산을 투입해 사립학교가 이 통합 네트워크에 들어올 수밖에 없도록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노회찬 후보는 "과거 중학교 입시를 폐지한 것처럼 대학 입시 제도도 한번에 바꿔야지 조금씩 바꿔서는 안 된다”면서 “한번에 전면 평준화 입시 제도를 시행하는 방향으로 당론도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공립대 통폐합이란 당론에 사립대까지 포함시켜 일시에 바꿔야된다는 얘기다.

    이에 권 후보는 “노 후보의 지적에 동의한다"면서 "그것을 위해선 우리 민주노동당이 힘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세 사람 중 꼭 한 사람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며  특유의 ‘스타일’로  답변을 대신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도 심상정 후보는 두 후보에 맞서 거침없는 공세적 화법으로 토론회에 팽팽한 긴장감을 부여했고, 노회찬, 권영길 후보는 특유의 트레이드 마크인 촌철살인의 말과 여유로운 넉살로 간간히 관중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면서 토론회의 호흡이 적절하게 조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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