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중경선제와 진보대연합은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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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6월 24일 01: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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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내에서 민중경선제에 관한 논의가 매듭지어지면서 진보대연합으로 토론의 초점이 옮겨지고 있다. 그런데 두번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민중경선제를 관철시키지 못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 등을 참여시키는 민중경선제를 부결시켜놓고 무슨 수로 진보대연합을 성사시키냐는 이야기다.

    그들은 당원직선제를 우습게 보며 제 소속 정당의 원칙과 노선을 멀겋게 만들려 기도하였는데, 이에도 모자라 이제는 외연확장마저 방해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해 진보대연합과 민중경선제를 결부시키는 것은 모순이다.

    민중경선제 하면 진보대연합 대상들은 박수부대 된다

    만약에 진보대연합이 성사되어 대선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 일정에 돌입한다고 가정해 보자. 일단 합의추대는 있을 수 없다. 민주노동당 후보 한명을 다른 당파가 지원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럴려면 우선 민주노동당 경선을 따로 치러야 한다. 그런가 하면 여론조사는 표본 인원이 적어서 무리가 따른다. 두말할 나위 없이 공개 경선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당내에서 현재 이야기되는 진보대연합의 상대들이 모두 참여해본다고 가정하자. 민주노동당, 한국사회당, 노동자의 힘, 이른바 미래구상 좌파가 준비하는 진보신당… 자, 그 다음은?

    민주노총과 전농이 참여하는 민중경선제로 이들의 연합을 주선하고 단일 후보를 선출할 수 있을까? 민주노총과 전농에 기반이 없는 한국사회당과 진보신당은 박수부대로 전락하게 된다. 만일 ‘그들은 어차피 후보를 못낸다’고 생각한다면 무례한 언사일 뿐더러 생각이 짧은 것이다. 후보를 내든 못 내든 적극적인 역할을 할 기회 자체가 박탈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사회의 절차는 궁극적으로 불확실성의 제도화라는 측면을 가진다. 정해져 있는 승자나 정의를 승인하기 위한 것이 민주주의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태생적으로 ‘혼란’을 지니고 있다. 그 속에서 승자와 정의를 형성해나가는 것이 민주주의의 절차이자 내용인 것이다.

    표 계산 다 끝내놓고, 민주노총과 전농 조합원들 모아놓은 다음 한국사회당, 노동자의 힘, 진보신당 등과 민중경선을 개최하겠다? 그럴 바에 아예 처음부터 선거운동 인력이나 제공해달라고 하는 편이 낫다.

    진보대연합 한다면 완전국민경선제로 갈 수 밖에 없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 나온 잠깐의 주장처럼 각 정치세력에게 선거인단을 배분하는 방법도 있겠다. 하지만 ‘민주당 50%, 국민통합21 50%’로 하자는 그때의 주장이 얼마나 비웃음을 샀던가. 민주당원은 노무현과 정몽준 양쪽으로 갈라지지만 국민통합21 당원은 정몽준만 찍을 것이니까.

    진보진영을 보자. 민주노동당 당원수가 8만명인데 여기에다가 민주노총과 전농의 조합원까지 더하면, 한국사회당 당원, 노힘 회원, 진보신당 당원을 다 합쳐도 ‘쨉’이 안 된다. 그렇다고 똑같이 나눌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반 국민 참여까지 보장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결국 진보대연합으로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하게 될 경우, 어쩔 수 없이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택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진보대연합으로 단일 후보를 선출한다면 오픈프라이머리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그 시기는 대선 직전이어야 한다. 왜냐면, 민주노동당 당원으로서 필자는 당원들이 갖고 있는 의사가 최대한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건 대선 완주고, 대선 승리이다. 오픈프라이머리는 그것을 포기하게 될 위험도 껴안는 것이다. 그러니 굳이 진보대연합이 필요하다면 가능한 시일일 늦춰 그때 가서 경선을 하면 된다.

    진보대연합 시기는 대선 직전이어야

    8월 말, 9월 초로 예정된 선거는 진보대연합 후보가 아닌 민주노동당 후보를 확정하는 선거다. 민주노총, 전농 조합원이 투표하는 민중경선제를 도대체 누구 코에 갖다가 붙이란 말인가? 민중경선제는 진보대연합이랑 아무 상관 없다. 아니, 앞에서 말했다시피 민중경선제는 진보대연합을 도리어 저해한다. 민중경선제와 진보대연합은 모순이다.

    민중경선제 찬성파들이 요즘 펄쩍 뛰며 반대파들을 나무라는 것은 분명 진보대연합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걸 전제하고 말해둔다. 진보대연합이 그리 중요한 거라면 왜 민주노동당 경선이 이렇게 늦어지는 걸 방치했나?

    우선 당원직선제로 늦지 않은 시기에 민주노동당 후보를 확정하고, 그 다음 그 후보를 창구로 해서 한미FTA나 비정규직법, 국가보안법, 이라크파병 같은 걸 합의할 수 있는 정치세력을 찾아 협상하고 단일화해야 할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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