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은 제2 햇볕정책을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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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6월 18일 10:0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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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양열 조리기로 우리 동포를 먹여 살립니다.” 지난해 세계 최대 태양열 조리기 회사 가디아 솔라 대표 ‘디팍 가디아’씨가 한국을 찾았다.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그는 인도의 가난한 시골마을에 태양열 조리기를 보급하고 있다.

태양이 밥을 대신 해주기에 주민들은 땔감을 구하러 다니던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물을 끓여 마실 수 있어 전염병이 줄었고, 땔감 연기가 사라지면서 아이들과 여성들을 괴롭히던 기관지 질환도 사라졌다. 마을 숲도 그대로 보전된다.

지금 북한에 필요한 것이 바로 이 태양열 조리기이다. 북한 주민들은 밥 지을 연료마저 부족한,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겨울 석탄 한 양동이(약 10kg) 가격은 900~1,300원으로 치솟았다. 당국이 정한 탄광노동자들의 임금이 6,000원 선이고, 쌀 1kg이 1,000원인 것에 비하면 높은 가격이다.

밥을 두 번 짓는데, 석탄 한 양동이가 다 쓰인다. 그러다 보니 ‘아궁이가 밥을 먹는다.’는 한탄 섞인 소리도 떠돈다. 궁여지책으로 한꺼번에 밥을 해서 여러 날을 먹고 있다.

밥 지을 연료마저 부족한 상황이라 난방은 꿈도 못 꾼다. 영하 20도 이하의 혹한기에 난방은 생존의 문제이다. 식량증산정책과 화목용 벌목으로 인해 산에서 땔감을 구할 수가 없다. 연료 배급이 끊기자 주민들은 탄광에 몰래 굴을 파고 들어가 석탄을 훔치고 있다.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그저 땅을 아래로만 파고 들어가다 보니 몰래 판 굴이 무너져 주민들이 사망하기도 한다. 지난해 북한 유선지구 사굴에서만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1w의 에너지는 한 방울의 피와 같다”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북한의 에너지난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노틸러스연구소의 피터 헤이즈 박사는 “현재 북한의 에너지 사정은 1965년 남한과 비슷하고, 석탄과 나무, 농작물찌꺼기 등이 전체 에너지원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열악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2005년 현재 남한의 1차 에너지 총소비량이 228,622천TOE인데 반해 북한은 17,127천TOE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의 1차 에너지 총소비량은 우리나라 경상남도 지방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소비량 수준이다. 북한 전체 발전량이 제주도 만큼도 안 된다.

오죽하면 “1w의 에너지는 한 방울의 피와 같다”라는 구호가 있을까. 같은 기간 북한 경제도 침체에 빠졌다. 1990년부터 1998년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해왔다. 현재 북한의 경제상황은 1990년도의 60%수준이다.

2005년 북한의 1차 에너지 공급 구성을 보면 석탄(70.2%), 수력(19.2%), 석유(6%), 기타(4.6%) 순이다. 석탄이 70.2%를 차지할 정도로 비율이 높은데, 1988년부터 탄광 심부화, 벌목에 의한 갱목부족, 노후화된 채탄 설비로 생산량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1995년과 1996년 발생한 대홍수로 많은 탄광이 심각한 침수피해를 입었다. 석탄 생산량 감소는 화력발전에 영향을 미쳤고, 악화된 전력사정이 석탄 채굴에 영향을 미쳐, 석탄 생산량이 더욱 감소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석탄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에너지난의 원인이 된 것이다. 질 낮은 석탄이 일으키는 환경문제도 심각하다.

전력은 수력과 석탄화력 발전으로 생산한다. 수력발전이 전력의 50%이상을 공급하기 때문에 겨울철 결빙기간이 시작되면 전력난은 더욱 심각해진다. 전력송전선은 낭림산맥을 중심으로 두 갈래로 나뉜다. 두만강 수계에서 생산한 전력은 동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와 함흥지역 계통과 연결되고 원산과 휴전선 지역까지 공급된다.

압록강 수계에서 생산한 전력은 서부해안을 따라 평양지역 송전망과 연결된다. 평양에는 별도로 평양화력과 북창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가 공급된다. 전력시설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며, 장거리 송전으로 전력 손실률이 높고 전압도 불안정하다.

그러다보니 주요시설과 산업 부문에 전력을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 지역은 분리해서 운영한다. 전력계통에서 분리된 지역은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 공급하는 자급자족 방식을 취하고 있다. 소위 ‘1지역 1발전소’ 정책에 따라 각 지역별로 에너지 자립을 해야 하는 것이다.

   
  ▲ 북한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출처: PIINTEC)
 

남한의 에너지 체제와 자본의 북한 이식작업

1994년 제네바 합의에 따른 경수로 2기 건설, 2007년 ‘2.13 합의’에 따른 중유 100만 톤 지원.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 조치 이행을 대가로 지원 받기로 한 것은 모두 ‘에너지’였다. 결국 북한의 에너지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것은 동북아지역 평화와 직결된다.

그런 노력의 하나로 시도되었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은 완전히 실패했다. 이 사업은 북한의 핵 시설을 원자력발전소로 전환하는 프로젝트였다. 북한이 핵 재개발을 선언하고 북·미 관계가 틀어지면서 2003년 12월 이후 중단됐고, 2006년 공식 해체됐다.

사업 공정률 34.5%로 중단된 신포 경수로사업에 투입된 비용은 총 15억6천200만 달러. 13년 동안 공을 들였지만 북한 주민들은 단 1w의 전력도 얻지 못했다. 이필렬 교수는 "경수로 건설비를 최대 7조 원으로 잡고 절반씩을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에 투입하면 각각 70만㎾와 350만㎾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며 "이는 원자력발전소 1.5개와 맞먹는 전력량"이라고 주장한다.

또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는 한나절, 풍력발전도 현재 북한의 풍력지도가 완성된 상태이기 때문에 반년이면 된다. 처음부터 경수로가 아닌 재생가능에너지를 선택했더라면 북한의 에너지 상황은 지금처럼 나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2005년 7월 한국정부는 북한이 핵폐기에 합의하면 독자적으로 200만㎾의 전력을 북한에 송전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양주에 복합 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평양까지 송전망을 건설해 남쪽에서 생산한 전기를 북쪽으로 보내는 것이다. 경수로 건설과 대북송전 방식은 북한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의 전력시스템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원자력 발전소를 완공한다 치고, 남한에서 북한으로 전력을 보낸다 하더라도 송배전 인프라가 붕괴되었기 때문에 전력을 최종 소비지까지 전달 할 수 없다.

북한 전역을 연결하는 대규모 송배전망은 건설비용만 2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용보다 심각한 문제는 남한의 대형발전소 중심의 중앙집중식 에너지 체제와 에너지 자본을 북한에 그대로 적용하려 한다는 점이다.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제 구축

우리정부의 대북에너지 지원 정책은 현재 남한에 구축된 에너지 체제에서 내에서 답을 찾고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10번째로 많은 에너지를 쓰고, 전력의 40%를 원자력발전에 의존하며, 석유수입에 국가 수입의 22%를 지출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율 세계 1위를 자랑하는 남한의 에너지 체제를 북한에 이식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 우리 스스로도 공급중심에서 수요중심으로, 중앙 집중형에서 지역 분산형으로 에너지 체제를 전환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지 않은가.

대북 에너지 지원, 아니 남북에너지 협력은 미래를 지향적인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북한에너지 문제 해결을 통해 어떻게 하면 한반도에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제를 수립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남북 에너지 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의 에너지소비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한국과 석탄을 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고 있는 북한이 기후변화협약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체질개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남북 에너지 협력의 장기적인 목표는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제 구축이며, 이는 재생가능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 분산형 에너지 체제를 수립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

북한에 재생가능에너지를 지원하게 되면 남한의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이 성장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남한 내에서도 재생가능에너지는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중소기업 위주로 형성되어 있어서 경제파급 효과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장기적으로 세계적인 성장산업인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에 수출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산업 발달은 한국 내 재생가능에너지 생산단가를 낮춤으로써 한국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제수립에 기여할 수 있다.

남북에너지 협력의 주인공은 재생가능에너지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는 북한에너지 지원을 위해 원자력업계나 전력회사가 나섰지만 앞으로는 재생가능에너지 산업 육성 중심으로 남북의 중소기업이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다. 퍼주기식 일방 지원이 아니라 남북 경협을 통해 서로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북한의 에너지 전환 시나리오

북한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주민들에 대한 긴급 에너지 지원이다. 에너지 기본권 확보 차원에서 보육시설과 병원에 필요한 에너지를 우선 지원해야 한다. 긴급에너지 지원은 2.13합의에 따른 중유 100만 톤 상당 비용(3,100억원)으로 설정할 수 있다.

이 비용으로 중유 대신 풍력발전과 같은 재생가능에너지로 제공할 경우, 최근 남한이 100% 국산화에 성공한 750kW급 풍력발전기 243기를 제공할 수 있다. 이것은 TOE 환산 기준으로 중유 100만 톤의 1/15 수준이다.

하지만 중유는 한번 지원으로 끝나지만 풍력발전기는 2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풍력발전기를 지급하는 것이 중유를 지원하는 것 보다 총 발전량 면에서 유리한 것이다. 또한 중유 공급가는 국제 유가의 상승으로 비용이 점점 오르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 개발한 풍력발전기를 지원하게 되면 남한의 재생에너지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경제 파급효과를 거둘 수 있다. 소규모 풍력발전은 군용 전환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유용하다.

   
  ▲ 2000년 10월 노틸러스 연구소가 운하리에 풍력발전소를 설치하는 모습(사진 왼쪽)과, 운하리 풍력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로 불을 밝힌 모습 (사진=노틸러스 연구소)  
 

다음 단계로 민간 수송부분의 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다. 민간, 수송용 전력 부족분을 풍력, 소수력, 바이오매스를 배합해 해결(2,500천MWh)할 경우 20년 누적 사용 기준으로 1~2조원의 비용이 추산된다. 같은 용량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유연탄발전소는 1조7천억, 원자력 발전소는 1조 4천억이 드는 것을 감안하면 경제성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건설 기간이 매우 짧아(1년 이내) 최소 7년(석유화력)에서 최대 12년(원자력)이 걸리는 화력이나 원자력발전보다 오히려 더 효과적이다. 또한 최소 1조 8천억 원이 소요될 것을 보이는 송배전망 추가 건설 부담을 덜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어려운 문제는 산업부문이다. 이 부문은 노후설비 개보수,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한 지역 분산형 시스템 강화, 소규모 화력발전소 건설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에너지 경제연구원의 정우진 박사는 북한의 기존 수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의 성능을 개선해서 현재 가동률을 25% 올리면 200만kw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남한의 우수한 발전관련 기술을 전수하고, 재생에너지 산업의 육성과 연계해 경제적 파생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재생가능 에너지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한 남북에너지 협력이라는 대전제에 남북이 합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며, 대북 전략물자 지원금지 해제, 남북 에너지 산업 교류 협력, 예산 확보와 같은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야 한다.

북한에게도 매력적인 재생가능에너지

2007년 공동사설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태양에네르기, 풍력에네르기를 비롯한 새로운 에네르기 연구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실제 북한은 1990년대 에너지난을 겪으면서 중소형발전소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재생가능에너지 개발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2005년까지 6,800여개의 중소형발전소를 건설해 총 47만kW의 발전용량을 조성했다. 군 단위로 에너지 자급자족을 위해 산림 농업연료 활용, 중소수력 개발, 풍력, 조력, 태양광 발전 등을 추진해왔다. 중소형발전소는 낙차 조성이 가능한 계곡 하천과 수로 등에 소규모 발전기를 설치해 생산한 전력을 지역 공공기관과 일반 가정의 조명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농촌에서는 분뇨 옥수수대 등을 메탄발효해서 얻은 가스로 발전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지역별로 에너지를 자체 조달해야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역의 자연에너지를 적극 활용하게 된 것이다. 하루아침에 석유 공급이 중단된 쿠바와 같은 상황이다. 북한과 쿠바의 사례는 에너지 자원 고갈이라는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가 택할 수밖에 없는 유일한 길을 미리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북한이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재생가능에너지는 풍력발전이다. 북한에는 서해안을 중심으로 50W급, 1KW급 등의 소규모 풍력발전기가 약 1,000개 정도 설치되어 있다. 현재 북한에서 생산해낼 수 있는 풍력터빈은 50w에서 75KW정도이다. 풍력발전으로 생산하는 총 에너지량은 3MW(2004년)이며, 2020년까지 풍력발전 규모를 500Mw까지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북한 스스로도 기초연구는 풍부하게 되어 있지만 산업화는 초기 단계라고 평가하고 있다. 2006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 에너지 안보 워크샾에서 리영호 북한측 대표는 CDM분야에 있어 국제사회와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2005년 4월 유엔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교토의정서’에 가입했다.

태양을 통한 2단계 햇볕정책

정치적인 햇볕 정책은 남북교류의 물꼬를 텄다. 이제 2단계 햇볕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2단계 햇볕 정책은 태양 즉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한 남북의 지속가능한 경제 협력 프로젝트”이다. 재생가능에너지는 국제정치적, 안보적으로 마찰을 일으키지 않는 ‘평화의 에너지’이다.

또한 지금 당장 에너지 기근에 시달리는 북한주민들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나눔의 에너지’이다. 민간차원에서도 태양열 조리기와 태양열 온수기를 보내는 운동을 할 수 있다. 대기오염과 이산화탄소를 방출하지 않는 ‘환경 에너지’이다.

지역별 에너지 자립을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에너지’이다. 남북이 함께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해 경제적인 성과를 나눌 수 있는 ‘경제 에너지’이다.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해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일궈 나가야 한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선 소위 ‘유력 후보’들에게 이런 정책과 관련된 얘기를 듣고 싶다. 하지만 검증 공방 국면에서 보여주는 그들의 이전투구 모습을 보면, 성장과 토목에 기대는 공약을 보면 쉽지 않을 것 같다. 환경과 대안 에너지에 관심이 많다고 자임하는 민주노동당의 대선 후보들이라도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해 정치사회적 이슈로 만들어줄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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