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침묵의 천사』 외
        2024년 03월 23일 10:2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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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의 천사> – 원자력 수레바퀴

    정현 (지은이) / 해피스토리

    팩션(Faction)소설이면서 우화(寓話)소설이고, 기록문학이기도 하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와 실재인물들의 이름을 빌려와 가공한 후 상상력을 덧붙여 재창조한 소설이다. 그래서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50년 원자력발전사(史)와 정치사(史)를 거시사 교차 방식으로 조명하고 있다.

    방사능은 만질 수도, 냄새도, 맛도, 색깔도, 소리도 없다. 그래서 ‘침묵의 천사’이자 ‘침묵의 살인자’이다. ‘침묵의 천사이면서 침묵의 살인자’이기도 한 원자력의, 특히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기구한 운명을 월성1호기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선연과 악연으로 얽히고설킨 문 대통령과 윤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인물의 다양한 운명을 그리면서 운명 간의 미묘한 역학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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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모 사이언스 사피엔스> – 진격하는 과학기술과 유동하는 인간 정신의 이중 나선

    이재영 (지은이) /아마존의나비

    사피엔스 입장에서의 ‘혁명’의 키워드, 즉 인지 혁명, 농업 혁명, 과학 혁명으로 바라본 문명의 흐름이나 빅뱅에서 오늘에 이르는 ‘빅 히스토리(Big history)’의 장대함과 달리, 문명의 두 축인 과학기술과 인간 정신의 성장과 상호작용을 ‘섞임’이라는 관점으로 담아 냈다.

    신화를 분석하면서 시작된 자연과 세계에 대한 원초적 질문들을 과학과 인간 정신을 싹 틔우는 원형적 모판으로 삼아 자연과 세계, 인간적 삶에 대한 끊임 없는 모색을 물질과 관념의 ‘섞임’이라는 관점으로 톺아봄으로써 인류 역사 서술에서 늘 문명의 부속으로 나열되던 과학기술을 인간 정신의 발현과 대등한 요소로 세우고자 했다.

    지속 가능성이 위협되는 과학 만능 시대에 서 있는 지금 더욱 과학기술과 인간 정신의 상호작용 역사에 대한 성찰을 통해 호모 사이엔스 사피엔스에게 미래를 열어 낼 최후의 해법에 이르는 지혜를 선사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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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도 죄 없이 감옥에 갈 수 있습니다> – 사법제도는 어떻게 무고한 피해자를 만드는가

    저스틴 브룩스 (지은이),김희균 (옮긴이) /반니

    저자 저스틴 브룩스는 무고한 피해자를 위한 무죄 입증 변호사 단체, 캘리포니아 ‘무죄 프로젝트’의 설립자이자 무죄 변호사로 30년간 활동해왔다. 그동안 35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저자의 도움으로 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전 NFL 선수 브라이언 뱅크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고교시절 촉망받던 미식축구 선수였던 브라이언 뱅크스는 거짓 피해자의 신고 때문에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6년간 감옥에 갇혀있어야 했다. 출소 후 그는 캘리포니아 무죄 프로젝트의 문을 두드렸고, 천신만고 끝에 무죄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NFL 역사상 가장 나이 많은 신인으로서 데뷔전까지 치르게 된다. 넷플리스 영화 <브라이언 뱅크스>가 바로 이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저스틴 브룩스는 무죄 변호사로 일하면서 미국 형사사법제도의 허점과 결함이 어떻게 잘못된 유죄 판결로 이어지는지 똑똑히 지켜봐왔다. 무고한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함께, 미국의 형사사법시스템이 정의롭고 공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도 끊임없이 제안해왔다.

    《당신도 죄 없이 감옥에 갈 수 있습니다》에서 저자는 그동안 무죄 프로젝트가 맡았던 많은 무죄 입증 사건 사례를 소개한다. 변호사를 잘못 만나거나, 목격자의 오인, 경찰과 검찰의 위법 행위, 잘못된 수사 관행, 혹은 얼치기 과학 수사 등, 다양한 이유로 잘못된 유죄 판결을 받은 무고한 피해자들의 사례가 넘쳐난다. 미국 형사사법제도의 허점이 낱낱이 드러나는 가운데, 우리 또한 이러한 오판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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