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때마나 정책 베낄 땐 언제고?"
        2007년 06월 04일 11: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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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은 2일 ‘참평포럼’의 월례강연회에 참석해 장장 255분에 걸쳐 정치연설을 했다. 대선 유세를 방불케 한 이 연설에서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과 소속 대권 주자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끔찍하다"고 했고, 이명박 전 시장의 대운하에 대해 "제정신 가진 사람이 투자하겠느냐"고 했다.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해선 "한국의 지도자가 ‘독재자의 딸’이라고 해외 신문에 나면 곤란하다"고 했다.

       
      ▲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노 대통령은 현 정부의 치적을 자화자찬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참여정부 대통령은 설거지 대통령이다. 20년, 30년 묵은 과제들을 다 해결했다"며 "참여정부 대통령은 혁신 대통령", "과장급 대통령, 그러면서도 세계적인 대통령"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은 언론과 각을 세웠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띄웠다. 손학규 전 지사를 범여권의 바깥으로 밀어냈다. 대선전략에 대해 훈수도 뒀다. 노 대통령은 이 숨가쁜 연설의 와중에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도 몇 마디 했다.

    노 대통령은 "민주노동당은 투쟁에는 강하지만 창조적인 정책에는 너무 약한 것 같다"거나 "복지하면 민주노동당이 있다. 하지만 절대로 국회에서 통과 안 될 것만 계속 주장하며 생색만 낸다"고 비아냥댔다. 노 대통령의 이런 평가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천영세 의원단 대표는 "노 대통령이 민주노동당의 정책에 대해 잘 모르면서 편견을 갖고 보고 있다"면서 "민주노동당의 정책에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는 것은 기득권층을 보호하려는 보수정당의 견제 때문이지 현실성이 없어서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권영길 대선 예비후보는 "민주노동당을 비현실적인 정당이라고 했는데 선거 때마다 열린우리당은 민주노동당의 정책을 베껴 활용했다"고 꼬집었다.

    또 "노 대통령이 경제 성장 지표와 관련해 정상적으로 올라간 것은 올라갔고 내려간 것은 내려갔다고 했는데, 내려간 것은 민생"이라고 했다. 권 후보는 "어제 발언은 제 2의 노사모를 기획하기 위한 노무현의 커밍아웃"이라고 했다.

    노회찬 예비후보는 "현 정부 들어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건 국민들에 의해, 그리고 객관적인 수치로 이미 평가된 것인데 노 대통령은 이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반성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이 다른 정치세력을 비난한 것에 대해선 "노 대통령이 막말을 했다. 자연인 노무현이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발언한 것이고 언론도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예비후보는 "평가 대상이 돼야 할 대통령이 스스로를 평가하며 자화자찬하는 것은 평가 할 권리와 주권을 가진 국민을 능멸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 대통령의 민주노동당 비판에 대해선 "서민을 배반하고 재벌들과 연합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노무현 정부에게는 민주노동당이 비현실적인 정당으로 보일 것"이라며 "현 정권이 재벌을 옹호하는 정권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역공했다.

    김형탁 대변인은 "민생경제를 챙겨야 할 대통령이 서민경제가 처참한 지경인데도 주가지수 등 몇 가지 지표를 들어 자화자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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