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조선소, 이 사나운 곳에서도』 외
        2024년 03월 09일 10:5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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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소, 이 사나운 곳에서도>

    김그루,박희정,이은주,이호연,홍세미 (지은이),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기획) / 코난북스

    한화오션과 케이조선, 두 조선소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11인의 삶과 일에 관한 이야기를 구술 기록한 책이다. 수십 미터 높이에 수십만 톤 크기인 배를 만드는 곳, 위험하고 거친 노동을 하는 곳, 그래서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조선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은 조선소라는 아주 특별한 일의 현장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우리 시대 여성들의 가장 보통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마다의 사정으로 조선소에서 일을 시작해 자기 일의 전문가가 되기까지, 또 그러면서 당당하게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까지. 여성이기에 한층 더 무거웠을 삶을 감당하고 개척한 저마다의 인생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다.

    도장, 용접, 발판, 급식, 세탁, 청소.. 각자의 영역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구술에는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아주 생생한 노동 현장의 구체적인 이야기가 책에 담겼다. 또 기획자의 서문과 여러 노동자가 함께한 집담회를 통해서 최근 일련의 조선업의 흐름, 조선소 노동자들의 분투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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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인들의 청일전쟁> – 전쟁과 휴머니즘

    조재곤 (지은이) / 푸른역사

    지금으로부터 꼭 130년 전인 1894년 7월 시작된 청일전쟁은 한중일 동북아 3국의 운명을 가른 세계사적 사건이었다. 청나라는 서양 열강이 아닌 ‘섬나라’에 참패한 것을 계기로 온갖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패망이 가속화되었다. 일본은 ‘늙은 대국’에 압승을 거두며 근대화의 선도국임을 입증하며 이후 러일전쟁을 거쳐 태평양전쟁까지 군사적 제국주의의 길을 달려나갔다.

    조선은 대한제국을 선포하기까지 하지만 타력에 의한 자주독립국의 한계에 부딪쳐 결국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 러시아와 북한의 제휴, 중국과 대만의 갈등 등 한반도 주변 정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청일 양국의 틈바구니에서 원치 않는 전장戰場이 되어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입은 것은 물론 국가 운명도 비틀린 당시 조선의 역사를 들춰내는 것이 반면교사로서 무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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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들의 감정 수업> – 21세기 젊은 여성을 위한 생존 심리학

    타라 포터 (지은이),백지선 (옮긴이) / 또다른우주

    우리 소녀들은 강해졌고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자유와 기회를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젊은 여성들은 부모, 학교, 사회, SNS 등을 통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기대와 압박을 받고 있다. 여성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게 된 시대에 10~20대 여성들의 정신 건강 문제가 급증하고 있다.

    NHS(영국 국영 의료 서비스)의 CAMHS(아동·청소년 정신 건강 서비스) 소속으로 수십 년간 심리치료실에서 고통받는 소녀들을 만났던 임상심리학자 타라 포터는 인터넷과 SNS가 평범한 일상의 감정을 증폭시켜 격렬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일으킨다고 지적한다. 한편, 저자는 급변하는 사회에서 경쟁이 격화되면서 자녀 양육이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조립 라인 작업으로 변모했다고 지적하며 이를 ‘과잉 양육(overparenting)’이라 표현한다. 아이들 역시 자신을 제품으로 평가하게 되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불안이 만성화했다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의 변화는 여성 청소년·청년이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겪는 혼란과 갈등이 훨씬 더 증폭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애착, 형제자매, 학업, 우정, 사랑 등 삶의 전 영역에 관한 심리학 지식을 실제 사례와 함께 당사자의 눈높이에 맞춰 제시하며, 젊은 여성 개개인이 자신의 내면세계를 탐색하고 이해하도록 돕는다. 『소녀들의 감정 수업』은 출간 즉시 아마존 UK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선데이타임스 논픽션 분야 베스트셀러 6위를 기록했고, 언론과 교육 전문가들의 찬사를 받는 한편, 더타임스 최고의 청소년 도서로 선정되었으며, 전 세계 20개국에서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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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블루칼라 여자> – 힘 좀 쓰는 언니들의 남초 직군 생존기

    박정연 (지은이),황지현 (사진) / 한겨레출판

    여기, 책상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서비스직에서 일하는 대신 ‘노가다’라 불리는 현장에 뛰어든 여성들이 있다. 《나, 블루칼라 여자》는 화물차 기사·용접공·목수·철도차량정비원·주택 수리 기사 등 남성들만 가능할 것 같았던 직군에서 온갖 차별을 겪으면서도, ‘험한 일’ 해내는 자부심으로 살아온 멋진 언니들의 삶과 사연을 들여다본다.

    〈프레시안〉 사회부 기자인 저자는 지난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블루칼라 여성 노동자 10인을 만났다. 35도를 육박하는 폭염 아래 아파트 건설현장에 포대를 깔고 앉아 이야기를 들으며 온몸이 땀으로 젖기도 했고, 분진이 휘날리고 중장비 소음으로 시끄러운 현장에서 서로에게 고함치듯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기도 했다. 담배 냄새가 가득한 현장 사무실에서 기침을 하며 인터뷰하기도 했고, 레미콘차 기사와 좁은 골목과 비포장도로를 달리며 레미콘 운반 ‘두 탕’을 함께한 적도 있었다.

    이처럼 《나, 블루칼라 여자》는 여성 10인의 인터뷰를 토대로 지금까지 기록으로 존재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스펙트럼 속 여성 베테랑 노동자들의 삶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인터뷰이와의 현장감 넘치는 대화에 더불어 황지현 작가의 사진들은 이들의 직업과 노동 환경을 더욱 생동감 있게 포착한다. ‘먹매김 노동자’ ‘형틀 목수’ ‘빌더 목수’ 등 생소한 직업군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것도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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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기 문해력 수업의 스펙트럼>

    김미혜,박선미,홍다은,박도현,김점선,박신희,민경효,정보경,최미영 (지은이) / 교육공동체벗

    초기 문해력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고, 실천해 온 초등 교사들의 수업 경험과 다양한 실천의 모습을 담았다. 어떻게 ‘아이의 눈높이에서 머무르며’ 학생의 문해력 발달 단계를 파악하고 관계를 형성하는지, 개별화 수업은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지는지, 초등학교 교실에서의 초기 문해력 수업은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지, 가정과는 어떻게 소통하고 협력해야 하는지 등이 때로는 전문적 언어로, 때로는 생생한 경험담으로 기록되어 있다. 초기 문해력 수업과 읽기 따라잡기 프로그램에 대해 알아보려는 사람들,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를 고심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실천하고 성찰한 교사들의 이야기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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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망했는데 눈 떠보니 투표일?!> – 전국투표전도 2024

    조현익 (지은이),키박 (그림) / 스튜디오하프-보틀

    2024년 4월 10일의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스튜디오 하프-보틀은 이미 망해버린 세상이 왜 망했는지 되돌아보고 이 흐름을 끊어내는 투표가 되도록 고민하는 유권자를 위해 표심을 정할 체크리스트를 제안하는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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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과 타자> – 개정판

    에마누엘 레비나스 (지은이),강영안,강지하 (옮긴이) / 문예출판사

    1996년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저서 중 국내에 처음 소개된 《시간과 타자》의 전면 개정판이다. 《시간과 타자》가 처음 출간될 때만 해도 레비나스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던 서구 철학계와 달리 국내에서는 논문 몇 편을 제외하고는 관련 연구가 전무했다. 그러나 이 책 출간 후 레비나스의 주요 저작 여러 권이 번역되었고, 레비나스 연구로 학위를 받은 학자도 크게 늘었다. 30여 년 가까이 애독된 이 책은 한국의 독자와 연구자들이 ‘낯선 철학자’ 레비나스의 시선으로 우리가 사는 일상과 세계를 새로이 인식하게 해주었다.

    《시간과 타자》는 레비나스의 독창적 사유가 집약된 책으로, 강연록의 형태라 그의 다른 저작보다 읽기 수월하다. 엄밀하고 치밀하게 논리를 전개해나가기보다는 강의하며 청중들과 대화와 생각을 나눈 과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 작업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다.

    모든 문장을 구어체로 바꾸어 강의 현장의 생동감을 전하고자 했고, 그간 레비나스를 비롯한 여러 철학 연구의 경향을 반영하여 일부 번역어와 문장을 다듬었다. 레비나스 사유 전반을 훑은 초판 옮긴이 해제는 《시간과 타자》를 쓸 무렵인 레비나스의 초기 철학에 초점을 맞춘 해제로 대체했다. 독자가 레비나스 사유 여정에서 이 책이 갖는 의미를 더욱 깊이 음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레비나스는 인간의 고통과 구체적 삶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고통받는 자에 대한 책임과 연대를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레비나스의 철학은 인간, 윤리, 연대, 고통의 주제가 여전히 긴급하게 요청되는 우리 시대에 더욱 첨예해진다. 레비나스 사유 전반의 기획과 표현이 흩뿌려진 이 책은 ‘타자성의 철학’, ‘평화의 철학’을 고민하는 독자에게 든든한 참조점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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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자존감 연습>

    그림책사랑교사모임,고지연,김준호,김혜영,송석희,전은주 (지은이) / 맘에드림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시대, 그 어떤 혼돈과 시련 속에서도 쉽게 좌절하지 않고 지혜로운 문제해결 능력을 발휘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여러 가지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이 책은 ‘자존감’에 주목한다. 자존감은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평가하는지에 좌우된다. 다만 다른 누군가와의 비교를 통해 내리는 평가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자신을 수용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다양한 그림책들을 길잡이로 삼아 공감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존감을 키우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그림책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 속에서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 등을 용기 있게 마주하며 성찰하는 동안 단단한 마음의 근육과 내면의 힘을 키워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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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약구급방』에 나오는 고려시대 식물들>

    신현철 (지은이) / 소명출판

    『향약구급방』은 고려 고종시기에 편찬되어 현재까지 존재하는 한국의 의학 관련 문헌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약구급방』은 구급할 때 사용하는 처방을 모아 놓은 것으로, 질병마다 한두 종류의 약재를 사용하여 치료하던 당시의 방법이 소개되어 있는 본문과 질병을 치료할 때 사용했던 약재를 설명하는 「방중향약목 초부」로 구분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초부」에 기록된 147개의 식물 약재를 향약구급방에 나온 내용, 식물명, 학명, 생약정보, 분류학적 설명 등으로 나열하였다. 또한 「본문」에는 나오는데 「초부」에는 나오지 않는 식물 31개도 추가로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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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도서관저널> 2024.3

    (주)학교도서관저널 (지은이) / (주)학교도서관저널

    특집 중급자를 위한 도서관 안내서

    046 알파 세대,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최은경
    050 선생님 같은 사서가 되고 싶어요 이덕주
    055 책태기와 친구하는 법 김담희
    059 내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내고 싶다면 정상태
    064 느긋하고 안전한 독서동아리 만드는 법 김다올
    070 동화와 청소년소설이 달라졌다 오세란
    077 초등에서 중등, 다시 초등으로: 학교급 넘나들기 장미연
    082 사서선생님을 위한 마음 약방 임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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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추천도서목록>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회 (엮은이) / (주)학교도서관저널

    학교폭력, 자기 혐오, 소수자 기피 등 혐오가 팽배한 현실에서 가해자 혹은 피해자로 사는 십 대의 생활과 고민을 담아낸 동화, 청소년소설을 소개한다. 이달의 북큐레이션을 고민하는 선생님들을 위하여 13가지 주제별 추천도서를 실었다.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초등 저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저마다 다른 이해 수준을 고려하여 엄선한 추천도서 서평을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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