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재일 디아스포라의 목소리』 외
        2024년 02월 24일 11:4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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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일 디아스포라의 목소리> – 대담집

    김용규,서민정,이재봉 (엮은이),김석범,서경식,최덕효,정영환 (인터뷰이) / 소명출판

    한반도와 일본의 정치적·사회적 변화 속에서 재일조선인 디아스포라 지식인들이 민족과 언어, 문화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대담집이다. 이들의 경험은 개인사와 민족사, 민족사와 세계사, 미시사와 거시사의 교차점에서 형성된 것이라는 점에서 아주 독특한 가치를 갖는다.

    재일조선인 지식인들은 20세기 들어 국권의 상실과 민족 분단으로 자신이 살던 고향을 떠나 일본으로 이주하여 식민주의와 분단체제에 의한 억압과 차별을 감내하면서 이를 극복할 비판과 저항의 형식을 창조해온 지식인들이다. 즉, 이들은 ‘자기 민족이 사는 공간’을 떠나야 했던 박탈과 상실의 고통을 경험하면서도 ‘자기 민족이 아닌 민족이 사는 공간’에서도 차별과 억압을 겪어야 했던, 민족과 민족의 사이-경계를 살아온 존재들이다.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소중한 것은 이런 사이-경계의 사유를 토대로 민족 내의 다수자의 체제와 이념의 차별적 폭력성을 집요하게 탐문하면서 그 허구성을 폭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대담을 통해 우리는 민족 문제를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 즉 민족 문제를 치열하게 사유하면서도, 민족주의와 탈민족주의, 국가주의와 탈국가주의의 이념적 대립을 뛰어넘는 새로운 지점을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를 질문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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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꼰대들은 우리를 눈송이라고 부른다> – 왜 예민하고 화내고 불평하면 안 되는가

    해나 주얼 (지은이),이지원 (옮긴이) / 뿌리와이파리

    20~30대 청년을 일컫는 명칭이 범람하고 있다. 88만 원 세대, N포 세대, 2030세대, MZ 세대, 알파 세대, 더 나아가 이대남, 이대녀까지. 그런데 흥미롭게도 동일한 대상이 때에 따라서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세대로 규정된다. 시대의 짐을 짊어진 불쌍한 세대로,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세대로, 기술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유능한 세대로, 깊은 젠더 갈등에 고통받는 세대로 입맛대로 그려진다. 도대체 우리 시대의 청년은 어떤 이들인 걸까? 그들을 구분 짓고 규정하는 기준은 타당한 것일까?

    『워싱턴 포스트』의 비디오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해나 주얼은 눈송이 세대(snowflake)라 불리는 영미권 청년들을 분석하면서 이런 세대론의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간다. 강인하고 참을성 많은 기성세대와 달리 나약하고 예민하고 불평 많은 철부지 세대로 규정되는 눈송이 세대는 때에 따라서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한국의 청년들과 너무도 닮아 있다.

    눈송이란 말의 어원을 찾고, 그 용어에 숨은 기득권의 문화와 정치 이데올로기를 폭로하는 해나 주얼의 시도는 우리의 꼰대 문화와 청년 정치 담론을 돌아보게 만든다. 우리는 멸칭으로 불릴 것인가, 아님 우리의 이름을 되찾을 것인가. 입맛대로 청년을 미화하고 악마화하는 가짜 세대론과 이를 교묘히 이용하는 정치 이데올로기에 맞선 ‘빌어먹을 눈송이들’의 도전을 통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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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세먼지> – 기후변화시대, 미세먼지를 알면 100세가 보인다

    최용석 (지은이) / 이을출판사

    대기질 전문가인 저자가 30년 현장의 시각으로 미세먼지의 핵심정보와 과학적인 연구자료, 생생한 에피소드를 곁들여 미세먼지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쓴 책이다. 미세먼지의 과거와 현재, 미래, 그리고 세계 각 나라 미세먼지의 실상을 담아낸 이 책은 과학적 통찰과 균형 잡힌 견해, 희망적인 메시지가 들어 있어 미세먼지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유익한 자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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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마워>

    민시우 (지은이) / 가쎄(GASSE)

    유퀴즈를 울린 시 쓰는 소년 민시우 두 번째 감동 시집. 《고마워》는 엄마 잃은 소년의 먹먹한 바람을 담아낸 두 번째 동시집이다. 첫 동시집 《약속》에는 아직 엄마를 떠나보내지 못한 슬픔이 그대로 몽우리 져 뭉쳐 있었다면, 이번 두 번째 동시집에서 소년은 “미래의 희망은 몸이 불편하시거나 어렵고 힘든 분들을 위한 선한 영향력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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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어사전> – 죽어버린 시간 속 단어들을 찾아 떠나는 하루의 여행

    마크 포사이스 (지은이),김태권 (옮긴이) / 비아북

    작가, 언론인이자 편집인, 그리고 언어 고고학자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우리의 ‘수다쟁이’ 마크 포사이스가 이번에는 죽은 말이 가득한 사전 더미 속으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빅토리아 시대 농부들, 제2차세계대전 영국 해병들, 앤 여왕 시대 노상강도들, 옛 잉글랜드 수도사들의 점잖고 저속하고 망측하고 위대한 세계가 언제 저물었냐는 듯 화려하게 펼쳐진다. 그래서 이 책을 어디에 쓰냐고? 옮긴이의 말을 빌자면 이 책의 쓸모란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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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상된 행성에서 더 나은 파국을 상상하기> – 자본주의의 끝과 인간-너머를 말하다

    손희정 (지은이) / 메멘토

    라디오, 방송, 유튜브, 신문 등 다양한 플랫폼을 전방위로 오가며 대중들과 긴밀하게 소통해온 손희정 문화평론가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생과 확산을 겪으며 지난 3년간 공글린 사유의 기록. 그는 지구 행성적 차원의 위기에 직면해서도 가속을 늦추지 않는 ‘인간 행동의 원인’을 알고자 부단히 읽고 보았고, 여기에 거대서사가 지워버린 작은 것들과 함께해온 페미니스트 인식론과 ‘조각보’처럼 이어진 사유의 목록을 제시한다.

    “어떻게 하면 인간 너머를 말하되 파괴적인 인간 혐오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저자는 혐오와 냉소에 빠져 “우리 다 망했다”라고 비명을 지르기보다 다양한 사유의 얽힘 속에서 비로소 가능해지는 대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휴머니즘, 발전주의 진보사관, 부계혈통주의, 이성애중심주의, 군사주의, 자본주의, 종차별주의 같은 근대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전복하는 대항 역능(puissance)의 마디들인 쑬루세, 신유물론, 페미니즘, 오드킨, 포스트휴먼, 돌봄/의존, 레퓨지아가 바로 그것이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와 오드킨, 포스트휴먼의 구체적 형상을 보여주는 <서던 리치: 소멸의 땅>, 지구에서 사라지고 있는 다양한 생명 종의 피난처, 레퓨지아에 대한 이야기 <스위트 투스>, 그리고 쑬루세의 진정한 의미를 만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수라>까지. 페미니즘으로 분류되지 않는 다양한 관람과 독서 목록, 그리고 이들에 대한 정치(精緻)한 분석과 비평은 인식론적 전환을 일으키는 대안 담론들을 더 깊고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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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 신조 회고록>

    아베 신조 (지은이),유성운 (옮긴이) / 마르코폴로

    일본에서 작년 2월 8일 출간된 <아베 신조 회고록>은 100일 남짓한 기간 동안 수십 만 부가 팔렸다. 원래 이 책은 재작년 봄에 출간될 예정이었으나 소위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 때문에 출판이 연기되었다(아베 본인이 브레이크를 걸었다). 그해 7월 8일 아베 신조가 총에 맞아 사망한 후, 부인(아베 아키에)의 동의를 얻어 출판한 것이다.

    요미우리 신문의 기자들인 하시모토 고로와 오야마 히로시는 아베 신조가 총리직을 사임한 한달 후부터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횟수로는 총 18회, 기간은 약 1년, 인터뷰 시간은 36시간에 달했다. <아베 신조 회고록>은 이 모든 인터뷰 내용을 수록했다.

    일본어 원서에는 ‘알려지지 않은 총리의 고독, 결단, 암투’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이 회고록은 자기변명의 요소들이 곳곳에 암초처럼 남아 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 회고록이 있었던가? 한 나라를 이끌었던 전직 총리로서의 아베 신조가 무슨 생각으로 국제정치 무대에 섰고 또한 국내의 산적한 과제들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냈는지를 이 책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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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돌이랑 야옹이랑>

    김지은 (지은이) / 이루리북스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모든 이를 위한 그림책

    어느 날 불쑥 곰돌이 집에 야옹이가 찾아옵니다. 곰돌이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지만, 야옹이도 절대 포기하지 않지요. 둘은 과연 한집에서 꽁냥꽁냥 살 수 있을까요? 『곰돌이랑 야옹이랑』은 너무나 다른 성격의 두 친구가 가족이 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험하는 순수한 웃음과 깊은 울림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제5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당선작!

    김지은 작가는 제5회 상상만발 책그림전에서 당선된 수상자 가운데입니다. 작가는 탁월한 유머 감각과 기품 있는 성찰로 심사위원들의 기대와 찬사를 받았습니다. 당시 심사위원인 이루리 교수는 ‘평범한 주인공의 소박하고 긍정적인 다짐이 독자의 몸과 마음을 든든하게 응원하는 책!’이라고 칭찬했습니다. 당선작『작심삼일』은 긴 시간의 수정을 통해 『곰돌이랑 야옹이랑』으로 변신했고, 더욱 깊은 울림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왔습니다.

    지금 옆에 있는 친구와 함께 보는 그림책!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자녀일 수도 있고, 형제나 자매일 수도 있고, 배우자일 수도 있고, 부모님일 수도 있고, 그냥 친구일 수도 있고, 반려동물일 수도 있겠지요. 호칭이 무엇이든 모두 친구 같은 가족이고 가족 같은 친구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와 함께 이 책을 보면 좋겠습니다. 『곰동이랑 야옹이랑』은 함께 사는 행복과 의미를 함께 나누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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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젓가락은 처음이야!>

    이루리 (지은이),김현성 (그림) / 북극곰

    우리 아이의 첫 젓가락질을 힘껏 응원하는 그림책

    우리의 주인공 아기 곰에게 고민이 생겼습니다. 엄마 곰에게 젓가락질을 배웠는데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똑똑한 친구 오리를 찾아갔습니다. 아기 곰과 아기 오리가 함께 있는데, 엄마 곰이 방울토마토를 가져왔습니다. 아기 곰은 방울토마토를 젓가락으로 집어 먹으려고 도전합니다! 첫 번째 도전이 실패하고, 의기소침해진 아기 곰에게 오리가 말합니다. “포크로 먹으면 되잖아!” 하지만 아기 곰은 이제 다 큰 형이니까 젓가락으로 집어 먹고 싶습니다. 두 번째 도전 시작! 과연 아기 곰의 젓가락질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젓가락은 처음이야!』는 처음 무언가를 도전하는 모든 아이에게 힘껏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그림책입니다.

    처음 해 보는 젓가락질을 응원하는 이야기

    젓가락질을 능숙하게 잘하시나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 문화권에서는 젓가락과 숟가락을 주로 사용하여 식사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젓가락을 사용하는 게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80퍼센트 정도가 서툰 젓가락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이 그림책은 첫 젓가락질을 소재로 유머러스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우리 아이의 노력을 응원해 줍니다. 아이들은 세상에 태어나 자라면서 접하는 모든 일이 신기하고 설렙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 많기 때문이지요. 처음 무언가를 시도할 때는 서툴고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마음은 무척 설레고 즐겁습니다. 결과와 상관없이 노력하는 과정을 중시하고 즐기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무슨 일이든 과감하게 도전하는 일 자체가 재미있습니다. 이 책은 무슨 일이든 처음 도전하는 모든 아이에게 즐거운 응원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순수하고 강렬하게 빛나는 콜라주 그림

    이 책의 그림은 아이들의 처음 도전을 축하하고 응원하듯이 순수하면서도 강렬합니다. 색종이를 찢어서 다시 재구성하여 붙인 콜라주 기법에 부분적으로 색연필과 물감을 활용하여 자연스럽게 눈길을 사로잡는 화면을 완성했습니다. 초록색 산과 파랑색 하늘이 주조를 이룬 자연스러운 배경에 빨간 옷을 입을 귀여운 아기 곰과 노란색 아기 오리가 참 귀엽습니다.

    단순하고 진한 초록빛의 배경은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마음이 평화로워집니다. 빨간 옷을 입은 아기 곰은 겁내지 않고 첫 젓가락질에 도전하는 강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노란 색 아기 오리는 영리한 수다쟁이 친구 캐릭터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화면에 생동감을 더해주는 애벌레와 꽃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방울토마토가 하늘 높이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장면은 이 그림책의 백미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아기 곰과 아기 오리뿐만 아니라 이 책을 보는 독자들도 젓가락을 떠나서 멀리멀리 방울토마토가 날아가는 신기한 경험을 잊지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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