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나의 욕망을 실현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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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5월 28일 09:1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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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민정씨. 저는 나윤주라고 합니다.
민정씨의 글을 보고, 동년배이면서 비혼인 여성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은 터라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잘 쓰지 못하는 글이지만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네요.

저는 10년 넘게 어린이 사교육 영어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5년째 수원에 있는 유아교재 출판사에 다니며 유아용 영어책을 만들고 있고, 그 책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어린이 교육시장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10년 이상이 일하니 회사 내에서는 최고참이 되어 있습니다. 일에 대한 자부심도 크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 또한 만만치 않죠.

민주노동당 활동은 2004년 국회의원 선거 이후부터 하게 되었어요. 대학교 다닐 때 학생운동을 했었지만, 졸업하고 직업적으로 운동을 하진 않았고, 취업을 해서 외국에 잠깐 갔다 온 이후 현재까지 계속 직장생활을 해오고 있어요.

   
  ▲ 나윤주 민주노동당 당원
 

그러면서도 경제나 정치문제, 민주노동당의 행보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가지고 있었고, 특히 2004년 10명의 국회의원이 국회에 입성하던 날, 노동자 단병호가 국회위원이 되었을 때, 감격스러움에 눈물을 흘리는 그런 정서를 가진 사람입니다.

학교 다닐 때는 왠지 운동의 무거움 속에서 겉도는 나였지만, 전혀 관심 끊고 지내지도 못하는 중간지대, 회색인간인 거죠.

직장생활 10년 동안 정신없이 살아오면서 갑자기 불안해지고 벼랑에 몰린 느낌에 부딪치는 것을 수없이 반복하고, 특히 매년 연봉협상을 할 때 나의 몸값을 정해야 하는 것이 힘겨웠고, 점점 더 높은 수위의 기대를 맞춰야 한다는 부담 자체가 일상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아마도 이것은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다 경험하는 바겠죠.

제가 민주노동당에 입당한 2004년은 바로 이런 이유들도 개인적으로 많이 지치는 해였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내게 새로운 자극, 새로운 놀이터가 필요했고, 언젠가 민주노동당 당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실행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즉, 민정 씨가 욕망을 채워 줄 수 없는 당이라고 한 것과는 정반대로, 저는 저의 욕망을 채울 수 있는 공간으로 민주노동당을 선택한 거죠.

민주노동당은 여러 가지 문제도 안고 있지만 제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정치,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대안을 찾으면서 앎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학구적인 공간이었고, 그런 내용을 현실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기에 의미가 있었고요.

또한 20살이 되면 대학에 가고, 일정한 나이가 되면 결혼을 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에서 30대 중반의 비혼의 삶이 별스럽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열린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사는 사회를 보다 살 만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욕구를 실현시킬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당 활동에 저보다 헌신하는 ‘동지’들에게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하면서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처럼 설렁설렁 가벼운 마음과 작은 바람으로 당 활동을 하는 사람에게도 놀이터가 되는 곳이 민주노동당입니다.

저는 노동자 기업경영 참가 쪽으로 관심이 많아요. 어떤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그 기업을 경영하고 소유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저와는 다른 생각과 관심사를 가진 사람 또한 많습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현재의 모습은 완성된 형태가 아니며 계속 변하고 있고,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 또한 많습니다.

당 활동을 정말 열심히 하는 당원들도 많습니다. 저는 그중에 아주 작은, 하고 싶은 활동만 하는 이기적인 당원입니다.

민주노동당에서 제가 원하는 바는, 이 사회를 일하는 사람들이 좀 더 인간답게 사는 세상으로 만드는 데 나도 일조하고 싶다는 것과, 장애인, 성소수자, 여성과 같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계층에 대해 보다 올바른 관점을 배우고 대안을 만들어 함께 살아가는 가치를 실현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은 나의 존재와 생각을 존중해 주는 공간이며 공동체적인 가치를 존중하는 사람들의 공간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본주의적 경쟁 관계 속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경쟁하는 삶에서 벗어날 만큼 용기도 능력도 없는 소시민이지만, 그래도 보다 가치 있는 인간이 되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민주노동당 활동 중에서도 제가 좋아하는 것은 청소년노동인권 교육입니다. 한국에서는 일터에서 지켜져야 하는 노동자의 권리와 근로기준법, 최저임금 같은 법적 상식을 학교에서 기본 과목으로 채택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수능을 치른 청소년들에게 사회에 서 노동자로 살아가며 알아야 할 자신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교육활동을 당의 지역조직에서 진행하고 있어요.

청소년들 중에 이미 알바를 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각자가 경험한 피해 사례-임금체불이나 폭언, 폭행 등-을 공유하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함께 풀어가는 식으로 진행합니다. 제가 직업으로 해오고 있는 일이 아이들 가르치는 일이기에, 당 활동과 나의 직업적 경험과 강점을 접목시킬 수 있는 이 일에 의욕적으로 참여하게 됐어요.

그리고 여성문제, 제가 여성이기도 하고 특히 30대 중반의 비혼으로 살아가기에 불안한 점이 많아 관심이 높습니다. 직업에 대해서도 불안하고 노후대책 역시 묘연한 것이 우리 세대 모두의 공동운명인 것같아요.

민정씨, 이렇게 두서없는 글이나마 평범한 저 같은 사람이 민주노동당 당원인 이유를 말씀드렸습니다. 스스로 왜 내가 당에 있는지에 대해 질문해 보지 않았었기에, 이글을 쓰면서 많이 힘들었는데요. 편지 말미에 든 생각은 그렇게 거창한 대의도 없고 헌신적이어야 하는 이유도 없더라고요.

그저 지금보다 행복하고 재미있는 삶을 사는 나이고 싶었고, 그런 바람을 실현할 수 있는 희망이 민주노동당에 보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동시대를 살고 있는 나의 여성 동지, 민정씨. 산다는 것이 만만치 않아 울고 싶은 때에, 열심히 살고 있는 서로를 생각하면서 힘낼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서로를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BRAVO, YOUR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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