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실제로는 한미FTA 반대한다?
By
    2007년 05월 26일 10:37 오후

Print Friendly

최근에 유력 대권주자 중에 한명인 박근혜 의원이 국가안보나 국민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이나 합작투자일 경우에 산업자원부장관에게 사전 신고를 해야 하고 산업자원부 장관의 판단에 따라 해외 인수합병이나 합작투자를 중단, 금지, 원상회복 조치 또한 취할 수 있는 산업기술유출방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한다.

박근혜 의원 측은 요즘 주요 기술과 기업들이 중국으로부터 많이 유출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주요 기술기업들을 중국 등 외국자본으로부터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입법발의를 했다고 밝혔는데,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전자나 포스코와 같은 우리나라의 주요 기업에 대한 해외 적대적 M&A가 원천 차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데일리>는 내다봤다.

심상정 의원도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인수를 제한하는 한국판 엑슨-플로리어법을 발의하기도 했는데 그것만큼은 못하겠지만 유력 대권 주자 중에 한 명인 박근혜의원이 외국자본의 무분별한 인수합병의 폐해를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는 측면에서는 다소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한미 FTA 협정이 체결된 시점에서 이 법안을 보면서 우리는 뭔가 떠오르는게 있는데 바로 FTA 교육을 받으면서 지겹도록 들었던 투자자 정부 제소권이다. 투자자 정부 제소권은 다 알다시피 외국기업이 해외투자활동 중에 그 나라 정부로부터 이익을 침해받게 되면 정부를 상대로 제소할 수 있는 권리인데 국내법에 상관없이 기업이 정부를 제소할 수 있어서 한미 FTA 협정의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런데도 박근혜 의원은 한미 FTA가 체결되면 무력화될 수밖에 없는 외국자본의 기업활동을 제한하는 이런 법안을 발의 했으니 한미 FTA를 제대로 파악 못하고 있거나 아니면 중국자본은 못됐고 미국자본은 착하기 때문에 중국자본에 대한 견제만을 위해서 이 법을 발의했을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아니면 정말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한미 FTA를 내심 반대하고 있는데 지지자들의 눈치 때문에 반대의사를 표명 못하고 있다가 한미 FTA와 상충되는 이 법안을 발의하면서 한미 FTA 반대의 복심을(?) 드러냈는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박근혜 의원이 자신의 법이 제대로 효력을 얻기 위해서는 한미 FTA를 반대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는 사실인데 앞으로 한미 FTA 반대 비상시국회의는 친절하게 박근혜 의원에게 본인이 발의한 법안이 한미 FTA가 체결되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하고 이 법안의 효력을 얻기 위해서는 시국회의에 동참해서 함께 한미 FTA를 반대하자는 제의를 해도 좋을 것이다.

아무튼 외국자본의 폐해를 일찍이 깨닫고 엑슨-플로리어 법을 만들어 외국인의 투자를 제한했던 미국이 한국에는 외국자본에 대한 더 높은 개방을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은 이러한 미국의 모순된 논리를 한미 FTA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 엑슨 플로리어법(Exon – Florio) : 미국에서 1988년 제정된 외국인 투자제한법이다. 대통령이 국가 안보에 대한 위해 여부를 판단해 외국자본의 투자행위를 규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국가안보와 직결된 기술 유출을 막는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는데, 미국 의회가 일본 자본에 의한 미국기업 인수합병(M&A)을 막고자 도입한 측면이 크다. 당시 미국에서는 일본기업의 미국기업 인수가 크게 늘자 반 외자, 특히 일본 자본에 대한 반감이 심해지며 보호주의 성향이 팽배했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