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중참여경선제 재논의 부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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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5월 14일 06:4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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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후보는 13일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이 제안한 민중참여경선제 도입과 관련 “민주노총의 문제의식에 공감하지만 현 시점에서 이 문제를 재론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말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심 후보는 또 “이 문제는 현재 등록된 대선 후보들 중심으로 판단될 문제가 아니라, 당이 책임지고 결정을 내려야 할 문제이며, 당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심 후보는 이날 <레디앙>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민주노총이 당에서 결정한 후보 선출 방식을 존중해 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는 심상정 후보 쪽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이 민중참여경선제를 제안하면서 당 안팎에서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후보로서 부담이 적지 않을 텐데,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히는 이유가 무엇인가. 또 중앙당에서는 후보들이 개인 의견을 밝히는 걸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걸로 알고 있는데.

    = 민주노총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서 후보들에게 공식적으로 논의를 요청해왔다. 문성현 대표와 상의를 했다. 문 대표는 개별 후보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적절치 않으며, 당과 민주노총이 논의해서 결정해야 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대표의 이런 발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민주노총에 입장 전달

       
     ▲ 민주노동당 심상정 예비후보 (사진=레디앙)
     

    오늘(13일) 민주노총에 공문을 통해 입장을 전달했다.(민주노총은 14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편집자)

    공문 내용은 후보 선출방식은 당에서 이미 결정한 바 있고, 후보들이 아직 확정된 상태가 아닌 조건에서(후보 등록 마감은 7월 21일-편집자) 현재 등록된 후보들 의견을 중심으로 이 문제를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당이 결정하는 대로 따를 것이다, 민주노총에 후보의 공식 견해를 못 보낸 것을 양지해달라는 것이었다.

    현재 이 문제를 놓고 당과 민주노총 안팎에서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인데, 잘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만 주요 현안 문제에 대해 후보가 당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필요는 있다. 그리고 이것이 당을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과 배치되는 게 아니라고 본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잘 해결될 수 있도록 후보로서 필요하면 도울 생각이다.

    – 민주노총이 제안한 구체적 내용은 뭔가.

    = 이석행 위원장이 제안한 민중참여경선제는 민주노동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하기로 공식 결정한 대중조직인 민주노총, 전농, 전국빈민연합 조합원들과 회원들이 모두 참여해서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를 뽑자는 내용이다.

    민주노총은 80만 조합원을 비롯한 대중들의 자발적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 현장에서는 민주노동당과 경선 과정이 ‘뜨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런 판을 만들어서 당을 띄워야 된다는 판단을 가지고 있다.

    조직 전략 문제가 후보 선출 문제로 한정돼 안타깝다

    – 그 제안에 대한 심 후보의 입장은 무엇인가.

    = 이석행 위원장과 민주노총에서 조합원의 참여를 확대하고, 당의 대선 과정에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방도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나는 대선 방침을 논의하면서 처음부터 일관되게 후보 선출 방식으로만 논의가 한정되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우선 중요한 것은 당의 득표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지지하는 주체를 어떻게 묶어 세워서 서민 정당의 대중적 지지 기반을 확대할 것인가의 문제, 즉 조직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에서는 이런 고민이 깊지 않았다. 대안 제시도 없었다. 민주노총의 고민을 풀어줄 답을 당에서 제시하지 못한 것이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의무만을 요구했을 뿐 주체적으로 세워내기 위한, ‘집토끼’를 위한 방침과 프로그램이 전무했다.

    지금이라도 당과 민주노총이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건 조직 전략에 관한 문제다. 그럼에도 조직 전략적 문제가 후보선출 방식 문제로만 부각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 민중참여경선제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 그 동안 민주노동당은 많은 논란과 숙고를 거쳐서 현재의 방식(당원직선제-편집자)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 상당한 비용이 지불됐다. 그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 이런 토대 위에서 민주노총의 고민과 문제의식에 대한 대안이 논의돼야 한다. 만약 지금 이 문제가 재론된다면 제안자 쪽의 진의와 무관하게 대선 승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선출 방식 재논의 제안자 진의 무관하게 대선 승리에 부정적

    –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 먼저, 이미 확정된 사안을 다시 거론하는 것은 모든 과정에 걸쳐서 혼란과 갈등만 부추긴다. 민주노동당과 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민주노총, 전농, 전빈련 그리고 더 나아가 진보진영 전체에 ‘내상’을 줘 대선 승리를 위한 힘을 만들어내지 못할 우려가 크다.

    두 번째로 현재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내부 분열과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구여권의 ‘빅뱅’을 보면서 서민의 삶보다는 권력욕에만 급급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정당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만약 민주노동당이 민중참여경선제를 재론하면서 내부 혼란이 가중되면 일반 국민들은 민주노동당도 ‘깨끗하고 아름다운’ 경선이 아니라 기존 보수 정당과 똑같이 밥그릇 싸움 하는 정당이라고 취급할 것이다.

    세 번째로 민중참여경선제를 하면 민주노총이나 전농은 (당과의) 일체성을 확인할 수 있겠지만 반면에 다수의 비정규직 노동자와 서민에게 ‘민주노총 후보’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 민주노총도 민중참여경선제로 선출된 후보가 80만 조합원의 후보로 인식되는 걸 원치는 않을 것이다. 민중참여경선제는 민주노총, 전농, 전빈련 세 조직과 다른 진보진영과 비정규직이 분리되는 또 다른 시작이 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금 시기에 민중참여경선제를 재론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민주노총이 논의 과정에서 이런 문제를 구체적으로 점검해서 좋은 방향으로 해결됐으면 좋겠다.

    당은 민주노총과 함께 ‘집토끼’인 배타적 지지 조직 대중들의 자발적 참여를 확대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와 서민들까지 같이 갈 수 있는 전략과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정세 측면에서 봤을 때도 현 시기는 민중참여경선제 문제로 혼란을 가져올 때가 아니라 한미FTA 반대 전선을 확대 구축해서 아래로부터의 진보 대연합 전선을 확고하게 구축할 시기다.

    다자구도 속 한나라-민노 지지율 양강 구도 가능

    – 한미FTA 저지 투쟁을 통한 진보대연합 얘기가 나왔다. 이것이 민중참여경선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 인식의 대안이라고 볼 수 있나.

    = 그렇다. 민주노동당의 승리를 위해서는 범한나라당 대 범민주노동당, 신자유주의 세력 대 반신자유주의 세력의 구도로 가야 된다. 현재 한나라당과 범여권이 분열되고 있다. 우리로서는 좋은 구도이자 호기이다. 다자 구도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열린우리당이 더 분열될 경우 다자 구도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정당 지지율 1위와 2위가 되는 구도가 가능하다. 이 구도를 굳히고 그 격차를 좁혀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이와 관련해서 한미FTA 저지 전선을 대중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미FTA 타결 이후 국민들의 찬성 여론이 높아졌다. 5월 20일 타결 문서가 공개될 때를 맞춰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야된다. 6월 말 정식 체결 이전까지 저지 전선을 확대하고 대항쟁을 준비하는 것이 시급하다.

    – 전선 확대와 항쟁의 주동력 가운데 하나가 민주노총이 될 텐데.

    = 민주노총도 6월에 총파업이 예정돼 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민중참여경선제가 재론된다면 투쟁 조직보다도 6월까지 당과 민주노총이 내부 논쟁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대선 승리의 중요한 동력과 중심축이 상실될 수도 있는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다.

    지금은 당과 민주노총, 전농, 전빈련이 힘을 합쳐 한미FTA 저지를 위한 총전선을 구축할 때다. 그리고 이것을 국민운동으로 확대해나가야 한다.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싸움처럼 돼야 한다.

    그리고 이와 함께 당과 민주노총은 한 몸이 돼서 더 낮은 곳으로 나아가 8백만 비정규직 노동자와 1천6백만 노동자의 정당을 만들기 위한 전략과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 당은 이 과정에서 후보들을 풀 가동해서 현장으로 보내 교육하고 대화하면서 대중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올인해야 한다.

    한미FTA 저지 투쟁 대반격 시기 만들어야

    – 심 후보가 언급한 것처럼 한미FTA에 대한 국민 찬성률이 높아졌고, 미국에서는 재협상 움직임이 나오고 있어 마치 한국이 협상을 잘 한 것처럼 보이고 있으며, 유럽연합과의 FTA 협상에는 반대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는 등 한미FTA 저지를 위한 대연합과 국민적 반대 운동을 조직하는데 좋지 않은 흐름이 있는 것 같은데.

    = 정부가 타결 내용에 대해 가공적 내용으로 선전을 하고, 유럽연합과 FTA를 서두르고, 동시다발적 FTA 협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그것은 한미FTA 합의 내용의 파괴적 진실을 은폐하고, 반대운동의 차단 효과를 노린 것이다.

    (한미FTA 반대 의원들이 중심이 된)시국회의도 20일 협상 전문 공개 이후 제주도부터 시작해서 전국을 돌면서 강연과 토론 같은 걸 중심으로 해서 정부의 거짓과 맞서 싸울 예정이다. 미국에서 요구하는 노동과 환경 관련 부분은 한국의 자본에서 수용하기가 어려울 것이고, 자동차나 쇠고기 관련 부분은 굴욕적 협상이란 것이 더 선명하게 드러나 국내 설득이 어려울 것이다.

    이런 국면을 파고들어가 잘못된 협상이라는 걸 적극적으로 알려내면 실질적으로 한미 양국에서 비준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지금 이 싸움에 집중해야 한다.

    심 후보는 한미FTA 저지 운동을 당면 투쟁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미래를 건 신자유주의 세력과 진보진영의 역사적으로 중대한 대결의 장으로 보고 있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도 많은 것 같았다.

    = 한미FTA 저지 투쟁과 관련해서 세 가지 점을 말하고 싶다. 우선 이 싸움은 끝난 게 결코 아니다. 진보진영 일부에서도 끝난 걸로 보고 있는데 싸움은 이제부터다. 문서도 아직 공개가 되지 않았다. 정세로 볼 때도 마무리가 되지 않은 싸움이다. 선거 기간이기 때문에 여론 향배가 중요한데 문서 공개 이후 우리가 잘 대응한다면 찬성률을 50% 이하로 낮출 수 있으며, 이 경우 비준이 어려워질 것이다.

    한국 사회 미래 비전 놓고 벌이는 보수-진보의 총력전

    두 번째, 앞으로 6월 말 체결 저지 투쟁이 1차 국면이라면, 정기국회로 예상되는 비준 저지는 2차 국면이고, 비준이 됐을 경우 3차 국면은 이를 무력화하는 투쟁이다. 한미FTA는 YS 때 시작된 자본의 개방이 DJ 시기 IMF 구조조정을 거친 이후 우리 사회의 개방을 완성시키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이 싸움은 단순히 무역협정 내용의 진실을 둘러싼 싸움이 아니다. 한국사회 미래의 비전을 놓고 신자유주의 세력과 진보 진영의 총력전 성격을 가지고 있다. 70%에 가까운 국민들의 찬성률을 분석해보면, 합의 내용에 따라 찬반이 엇갈리는 부분이 20% 안팎이고, 10% 정도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부류다. 나머지 40%는 합의 내용과 무관하게 찬성하는 사람들이다.

    이 40%는 ‘개방 안 하면 어떻게 사나, 중국과 일본 사이에 샌드위치 신세인 우리가 미국 시장을 선점하려면 개방을 해야 한다’는 신자유주의적 비전의 포로가 되거나 동화된 사람들이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은 대한민국 사회를 어느 방향으로 가져가려 하고 있나.

    신자유주의적 경쟁과 효율의 가치를 극대화시키고, 이에 따른 승자 독식 사회로 나아갈 것인가, 사회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경제주체들이 골고루 잘 사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한미FTA는 전자의 사회를 굳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미FTA 저지 투쟁은 민주노동당의 전략적 투쟁이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전술적 과제가 아니다. 민주노동당의 대안 사회건설 과정은 한미FTA의 무력화 과정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민주노동당 후보들이 열심히 뛰고 있지만, 대중적인 관심 사항이 못 되고 있는 것 같다. 후보 등록 등 선출 기간이 너무 긴 것은 아닌가.

    = 그것은 기술적인 문제다. 내가 당의 대선 전략이 후보 선출 방식에만 한정돼 있다는 걸 지적한 바 있다. 앞으로 다자 구도가 형성되면서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지지율 1. 2위 구도로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민중참여경선제 재논의 문제에 휩싸인 것은 당이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당이 정확한 대선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후보들을 날개 삼아야 하는데도 후보 선출 방식 이외의 당 차원 전략이 부재하기 때문에 이번에 또 다시 후보 선출문제로 환원된 것이다.

    당의 대선 전략이 비어 있다

    – 당의 대선 준비에 대해서 비판적인데.

    = 지금 중요한 것은 당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것이 대선 승리의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언급한 것처럼 한미FTA 저지와 비정규직 관련 투쟁의 두 축을 수행해나가야 되며 당과 민주노총을 비롯한 대중조직이 한 몸이 돼 이를 실천해야 한다.

    문성현 대표가 단식까지 하면서 잘 주도해왔는데 단식 이후 이 주도성을 살려나가지 못하고 다시 선출 방식 논란에 빠진 것이 대단히 안타깝다. 민중참여경선제 논란과 관련해서 ‘민주노총이 왜 저러냐’는 식의 말만 할 게 아니다. 당의 대선 전략의 한계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당으로서는 대안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 마무리 발언을 해 달라.

    = 민주노총이 자신이 처해 있는 어려운 상황과 고민을 현명하게 풀어나가고, 민주노동당은 이 문제를 책임 있게 받아 안았으면 한다. 민주노총의 제안 취자는 이해하지만 당에서 결정한 경선 원칙을 존중해 주길 바라며, 지금은 민중참여경선제 논란을 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호소하고 싶고, 당은 지금보다 분발해서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역할 수행에 임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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