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 지배이념은 급진적 민족주의"
        2007년 05월 09일 01: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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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장집 고려대 교수가 "노무현 정부에 들어와 민족주의는 정치적 이념이자 가치로서 정치의 전면에 나타났다"면서, 이는 민주주의의 발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최근 펴낸 최상용 교수 정년퇴임 논문집 <민족주의, 평화, 중용>(까치)에 실은 논문 ‘한국 민족주의의 특성’ 후기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민주화 이후 우리사회의 과도한 민족주의적 경향에 대한 최 교수의 이 같은 지적은 자신을 겨냥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실명비판에 대한 대응의 성격도 갖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 최장집 고려대 교수
     

    백 교수는 지난달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진보진영에서 상당수의 학자들은 마치 이 사회가 분단과는 기본적으로는 특별한 관계가 없고, 분단이라는 것이 하나의 부수적인 사실로 있는 것처럼 그런 전제를 깔고, 분단 안 된 사회의 척도로 진보와 보수를 따지는 경향이 많다. 나는 최장집 교수도 그런 예의 하나라고 본다"고 최 교수를 비판한 바 있다.

    진보파가 민족주의에 더 강한 성향

    최 교수는 ‘후기’에서 "노무현 정부 하에서 민족주의는 가장 중요한 정치적 이슈들의 이념을 제공하는 기저이념으로서 새로운 중흥기를 맞은 것처럼 보인다"면서, 예컨데 "친일파 청산과 같은 매우 갈등적 이슈가 정부의 핵심적 개혁사안으로 설정되면서 해묵은 반일민족주의가 다시 한 번 정치이슈의 표면으로 부상했다"고 적고 있다. 

    최 교수는 또 "민족주의에 관한 한 보수파보다 진보파가 더 강한 성향을 드러내는 것도 한국적 특징의 하나일 것"이라며 "민노당과 같이 한국의 노동운동을 대변하는 정당의 이념이나, 정당리더십의 행동정향에 있어 가장 강한 영향력을 갖는 것은 사회민주주의라든가, 어떤 자유주의적 개혁이념이 아니라 ‘민족해방’이라고 하는 급진적 민족주의 이념"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오늘날 세계화의 시대는 물질적 소비와 행복을 추구하는 자유주의적 개인주의, 인종적 민족적 차이를 넘어서 포용하는 다민족 다문화사회, 다원주의적 가치를 긍정적 가치로 삼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면서 "이런 점에서 볼 때 민족주의는 매우 퇴영적이거나 비판자들이 말하듯이 거의 ‘시대착오적’인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특히 "(민족주의와 민주주의) 이 두 원리가 만나 상호 영향을 미칠 때 전자가 다른 사회경제적 갈등의 표출을 억압하거나 부정적으로 인식토록 함으로써 민주주의 발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기 쉽다"면서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 한국 현실에서도 보다 뚜렷해지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사회경제적 갈등 표출 억압

    이와 관련, 최 교수는 "민주화 운동 시기, 역사의 총체적 이해를 촉발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볼 수 있게 함으로써 권위주의를 해체하는 운동의 동력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민족주의는 긍정적인 점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오늘의 시점에서도 그러한가? 필자의 판단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운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또 "민족문제에 대한 민족주의적 접근이…. 한반도의 분단이 이미 국제적 수준과 동아시아지역 수준에서의 현실정치의 복합적인 힘의 관계의 결과물이듯이 그 해결에 있어서도 그러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를 실천하는 데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며 민족주의가 한반도의 민족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도 외려 부정적인 효과를 지닐 수 있음을 지적했다.

    최 교수는 그러나 뉴라이트 진영의 민족주의 비판에 대해서도 "경제의 양적 성장을 지상의 유일 가치로 단순화하여 역사를 경제성장의 총량적 지표의 증가로 환원시키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뉴라이트 역사관에 입각한 민족주의 비판은 오늘의 현실을 암묵적으로 또는 명시적으로 역사발전의 최종적 발전지점으로 상정하고, 이 지점에서 역사를 역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로 이해된다. 공리주의적 경제 가치를 중심에 두는 극단적인 발전론이라는 비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 정책위 의장 "민족문제 강조한다고 민족주의 아니다"

    한편 최 교수의 민족주의 비판에 대한 민주노동당 내부의 반응은 갈렸다. 이용대 정책위의장은 "민족문제를 강조한다고 해서 민족주의는 아니다"면서 "민족문제가 한국 사회(모순 구조)의 양 축을 이루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개인에 따라 의견차가 있을 수는 있지만 민족문제를 노동계급의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는데 당내 의견수렴이 이뤄진 상태"라며 "민족 문제를 강조한다고 해서 (당내 지배적 경향을) 민족주의라고 싸잡아 규정하는 것은 언어도단이고 선정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정미 중앙연수원 부원장도 "분단 현실에 대한 고민 없이 미래 사회의 전망을 내기 어렵고, 분단 현실에 대한 극복 방안을 내놓지 않고는 어떤 정당도 제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종철 평등사회로전진하는활동가연대(준) 집행위원장은 "최 교수의 지적에 상당 부분 수긍한다"고 반응했다. 그는 "당내 민족주의적 흐름은 특히 젊은층의 국민들에게 (민주노동당에 대해) 국제적인 노동자.민중의 연대라는 진보정당 고유의 가치와는 다른 인상을 갖도록 한다"면서 "이것이 당의 외연 확대와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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