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무위』, 『가짜 사랑 권하는 사회』 외
        2023년 12월 09일 02: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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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위 : 한국 정치의 미적 구성을 위한 세론> – 지금 동학이란 무엇인가

    신철하 (지은이) / 울력

    무위는 과거의 유물일 뿐인가. 최제우는 19세기 말 조선 권력 담당 세력의 무능과 부패, 부조리와 비전의 부재를 직시하며 새로운 인민의 삶을 위한 후천개벽을 모의했고, 최시형과 전봉준은 근대적 의미의 민주주의를 넘어서는 인민 봉기로 나아갔다.

    그들은 무위를 토착적 삶의 획기적 혁파를 위한 실천 강령으로 내면화함으로써 노자가 구상했던 소국과민의 이상을 이 땅에 기입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적 민주주의의 역사적 전통을 내재적 잠재성으로 잉태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그 이상은 수난의 시간 속에서도 명맥이 끊기지 않고 3·1, 4·19, 5·18, 2017 촛불로 그 생명력을 지속적으로 확대-재생산해 오고 있는 무위의 정념 속에 내밀하게 숨 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무위는 현시대의 분단 체제를 극복하고 미적으로 구성된 더 나은 정치 체제로 나아갈 토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에 대한 바람은 지은이의 다음 말에 담겨 있다.

    “무위는 동시대 종교와 정치의 전면적 해체를 향한 내면적 지침이자, 다른 목소리(구원)를 소망하는 모든 인민의 성화를 위한 리비도이다. 시대의 혁명이 충동하는 분기점에 요청되는 것은 그것을 촉발할 화두와 더불어 강력한 연대의 믿음을 공유할 수 있는 초월의 메시지일 것이다. 무위가 그 역동적 기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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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사랑 권하는 사회>

    김태형 (지은이) / 갈매나무

    저자 김태형은 가짜 사랑의 유형과 그 폐해를 낱낱이 분석하며 진정한 사랑을 막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사회를 지목한다. 사랑은 보통 개인적인 감정으로 여겨지며,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 역시 개인적 문제로 치부되곤 한다. 실제로 주류 심리학에서는 사랑의 실패를 개인의 성격적 결함이나 정신 병리 탓으로 돌린다. 그러나 이는 사회라는 근본적 원인을 은폐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기주의를 조장하는 사회에서 상대를 조건 없이 사랑하는 능력을 함양하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는 자본주의적 생존 경쟁이 극에 달해, 사람들은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생존이 위태로워질 거라는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가짜 사랑의 진짜 이유는 이러한 불안이 초래하는 이기주의와 공동체 붕괴다. 따라서 진정한 사랑이 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선 반드시 사회문제 해결이 동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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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평론> 2023년 겨울호 – 통권 184호

    녹색평론 편집부 (지은이) / 녹색평론사

    2023년 겨울호 《녹색평론》에서는 오늘날 팔레스타인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극과 그 밖에도 세계 도처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전쟁과 분쟁들을 주류와 조금 다른 관점, 산업자본주의에 내재되어 있는 식민주의-제국주의의 틀에서 조망해보고자 했다.

    전쟁 없는 상태의 소극적 평화가 아닌 적극적인 의미의 진정한 평화를 희구하면서 전쟁의 부조리와 고통을 핍진하게 기록해온 노벨상 수상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그리고 한국사회 민주화운동과 생명운동의 최전선에서 한결같이 실천적인 시민운동을 펼쳐온 DMZ평화생명동산 이사장 정성헌 선생이 전해주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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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유감>

    이기주 (지은이) / 메디치미디어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 특종 보도부터 ‘바이든 날리면’ 사태와 도어스테핑 충돌까지, 윤석열 정부 1년을 가장 뜨겁게 지나온 MBC 이기주 기자의 언론비평 에세이.

    마지막 도어스테핑 당시 슬리퍼를 신고 대통령에게 “뭐가 악의적이에요?” 질문을 던진 이후 조리돌림과 가짜뉴스에 시달리고 살인 예고 사건까지 겪은 저자가 언제 죽을지 모르니 정리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21세기 대한민국 기자 사회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유감, 그럼에도 기자로서 지녀야 할 신념에 대해 기록했다. 저자는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일어난 핵심 사건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뿐 아니라 살아 있는 권력을 취재하면서 겪은 뒷이야기, 그리고 기자 군상에 대한 다양한 풍경을 담담하면서도 날카로운 비판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이 책은 진짜와 가짜의 구분이 모호해진 윤석열 정부 시대에 기자 그렇게 하는 것 아니라며 손가락질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저자의 신념 가득한 답장이기도 하다. 그의 메시지는 간명하다. “적어도 국민을 배신하는 기자는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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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시대 다원적 사상지형과 역사인식>

    최봉준 (지은이) / 소명출판

    신라 말~조선 초기까지의 역사인식과 다원적 사상지형을 다루고 있다. 우리 사상사에서 가장 큰 변화는 성리학의 수용과 확산, 그리고 내재화이다. 그리고 그러한 큰 변화는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나타났다. 이 책에서는 고려시대의 역사인식과 사상지형에 대한 연구의 첫 단추로서 되도록 유학의 입장에서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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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는 왜?> – 마크 포사이스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백과사전

    마크 포사이스 (지은이),오수원 (옮긴이) / 비아북

    “통상 낡은 것처럼 보이고 실제로 낡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른바 ‘전통’들은 실상 기원을 따져보면 극히 최근의 것일 따름이며, 종종 발명된 것이다.” 에릭 홉스봄은 자신이 엮은 책 『만들어진 전통』에서 전통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런 ‘만들어진 전통’ 이야기를 할 때 크리스마스가 빠지면 섭섭할 것이다. 서구권에서 출발해, 오늘날에는 전 세계적으로 즐기는 전통이요 축제인 크리스마스는 우리나라에서 본래 지내던 명절도 아니다. 이 외래 명절이 성공적으로 국내에 정착해 매년 겨울 온 도시를 반짝이는 조명으로 뒤덮는 것을 보고 있자면 희한하다는 생각도 든다. 도대체 크리스마스는 누가, 왜 만들었을까? 그리고 사람들은 왜 크리스마스를 이렇게 고대하고, 기념하며, 즐기는 걸까? 전통이 사실 전통이 아니고, 극히 최근에 발명된 것이라면 우리는 왜 그렇게 숱한 규칙을 지켜가며 전통을 따르려 애쓰는 걸까?

    다행히도, 같은 의문을 가진 사람이 또 있었으니. 그 사람이 바로 마크 포사이스라는 사실은 또 얼마나 다행스럽고, 설레는 일인가? 『문장의 맛』,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 마크 포사이스가 준비한 특별한 크리스마스 백과사전, 『크리스마스는 왜?』가 출간되었다. 특유의 입담을 뽐내며, 누구나 한 번쯤은 궁금했을 이야기와 일평생 궁금해해 본 적 없을 이야기들을 뒤쫓는다. 술술 흐르는 재담에 홀려 숨 가쁘게 도착한 책의 끝에는 어떤 결론이 기다리고 있을까? 주의하시라. 이 책을 펼친 순간부터 다시는 크리스마스를 예전과 같은 마음으로 볼 수 없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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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리네 자동차>

    서주희 (지은이) / 북극곰

    오래된 수수께끼를 현대판 자동차 나누기로 풀어낸 수학 그림책

    수리는 자동차 수리를 하는 엄마와 함께 차고에서 숨바꼭질하는 걸 좋아해요. 어느 날 큰삼촌, 작은삼촌, 변호사 아저씨까지 수리네 집에 모였어요. 돌아가신 할머니는 평생 17대의 명품 자동차를 모았는데, 자신의 뜻대로 삼 남매가 나누어 가지라는 편지를 남겼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편지 속 수학 퀴즈를 풀어야만 명품 자동차를 나누어 가질 수 있어요. 삼 남매는 과연 주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풀 수 있을까요? 수리의 장난감 자동차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알쏭달쏭 수학 문제가 현대판 명품 자동차 이야기로 변신해서 더욱 흥미로운 그림책입니다.

    신기한 수학 수수께끼를 풀면서 머릿속이 밝아지는 재미수리의 할머니는 돌아가시면서 삼 남매에게 평생 모은 17대의 명품 자동차를 자신의 뜻대로 나누어 가지라는 편지를 남깁니다. 첫째에게 2/1을, 둘째에게 3/1을, 막내에게 9/1을 물려줍니다. 그런데 17대의 자동차는 2로도, 3으로도, 9로도 나누어지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엄마와 삼촌들은 과연 주어진 12시간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과연 누가 어떻게 묘책을 떠올릴까요?

    사실 이 이야기는 오래전 고대 이집트에서 전해 내려온 수학 수수께끼에 유래하고 있습니다. 먼 옛날 이집트인이 지어낸 원래 이야기와 함께 상세한 해법이 책 뒤편 <수수께끼 수학 문제와 풀이>에 실려 있습니다.

    힌트를 준다면 17은 1과 자신으로만 나누어지지 않는 소수(素數)이고, 2, 3, 9의 최소공배수를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수학 5-1 교과과정에서 정식으로 배우는 소수와 최소공배수 개념을 어린이 독자들은 흥미진진한 그림책을 통해 재미있게 접할 수 있습니다. 수학을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이 그림책을 통해 수학과 친근해질 것입니다.

    클래식 명품 자동차를 보고 익히는 즐거움

    이 그림책에는 많은 자동차가 등장합니다. 이 자동차들은 수리의 할머니가 평생 모은 명품 자동차지요. 자동차의 전설로 불리는 헨리 포드, 페르디난트 포르쉐 등이 만들고 디자인한 포드 모델 T, 폭스바겐 비틀, 포르쉐 64 같은 유명 자동차뿐 아니라 하늘을 살짝 날기도 했던 헬리카, 영화 속에서 타임머신이 된 DMC 드로이안 등 다양하고 멋진 자동차가 수리네 차고 안에 가득합니다.

    책장을 넘기면서 클래식 자동차의 독특하고 멋진 모습을 보고 익히는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또한 책 뒷부분에 클래식 자동차에 대해 알아보는 <수리와 함께하는 명차 이야기> 코너가 따로 있어서 자동차의 세계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줍니다.

    가족 간의 믿음과 사랑을 배우는 그림책

    멋진 자동차를 보면서 알쏭달쏭 수수께끼를 푸는 재미가 있는 이 그림책은 또한 가족 간의 믿음과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자동차를 좋아해서 수리일을 하는 엄마, 지구 반대편에서 치료가 절실한 아이들에게 의술을 펼치는 큰삼촌, 깊은 숲속에서 어려움에 처한 동물을 돕고 구조하는 작은삼촌은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명품 자동차 유산에 욕심을 부리지 않습니다. 수리가 벌인 소동을 통해 무엇보다 소중한 건 가족임을 보여주지요. 삼 남매는 유산을 상속받은 후에도 여전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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