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 대선 이어
    네덜란드 총선도 극우정당 1위 압승
        2023년 11월 23일 12: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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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현지시간) 치러진 네덜란드 총선에서 극우파이며 반이슬람 반이민(난민)을 표방하는 자유당(PVV)이 1당으로 떠올랐다. 유럽연합(EU)의 핵심국가 중 하나인 네덜란드에서 극우정당이 최대 다수당이 되었다는 건 유럽 전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네덜란드는 루테 총리의 자유민주당이 13년 동안 4기 연속 연립정권을 구성하여 집권해왔다. 13년만에 총리가 바뀌는 선거이다.

    두 차례 실시된 출구조사 결과에서 자유당은 전체 150석 의석 중 34~35석을 차지하고, 노동당-녹색좌파 연합 (GL/PvdA)이 25석으로 2위, 4기 연속 집권했던 자유민주당(VVD)이 24석으로 3위, 자유주의 중도정당을 표방한 새로운 사회계약(NSC)이가 20석으로 4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단일명부 비례대표제로 선거를 치르는 네덜란드의 출구조사는 1,2석 정도의 오차 외에는 실제 결과와 큰 차이가 없다. 자유당은 2021년 총선에서 17석을 얻었는데 2배로 급등했다.

    선거 이후 유럽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들인 헝가리의 오르반 총리, 프랑스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이탈리아 동맹당의 실비니 대표,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대표들은 자유당의 승리를 축하하는 입장을 일제히 밝혔다.

    자유당의 선거공약에는 이슬람 모스크와 쿠란 금지, 이민자 반대 등을 담고 있으며, 유럽의 대표적인 극우정치인인 대표 헤이르트 빌더르스는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자유당은 총선에서 늘 2~4위 정도의 득표력을 보였지만 다른 중도좌·우파 정당들이 자유당을 연합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아 정권에 참여한 적은 없다. 그래서 빌더르스 대표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인종차별적이고 극우적인 색깔을 이전에 비해 완화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권 참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미 ‘노동당-녹색좌파 연합’은 물론이고 중도우파 ‘새로운 사회계약’도 자유당이 포함되는 연정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전 집권당인 자유민주당은 이전과는 달리 자유당을 연정에서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밝혔지만 자유당 빌더르스 대표를 총리로 하는 연정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제1당으로서 자유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며, 연정 구성 기간은 역대급으로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총선 이후 연립정권이 구성되기까지는 271일이 걸렸다.

    이미 지난주 11월 19일 유럽의 반대편 남미의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도 극우 포퓰리스트 하비에르 밀레이(전진하는 자유당) 후보가 결선 투표에서 전 중도좌파 집권세력 소속인 세르히로 마사 전 경제부장관을 56% 대 44%의 압도적 차이로 승리하여 세계에 충격을 준 바 있다.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등 경제 파탄에 책임이 있는 전 집권세력의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밀레이 후보에 대한 지지의 가장 강력한 배경이 되었다는 점에서 밀레이 후보의 당선은 예상되었지만 그 격차를 예상 외로 컸다.

    밀레이 후보도 중앙은행 폐지, 달러를 국가통화화, 기후위기 부정, 여성의 임신중지권 폐지 등 극우적이고 포퓰리즘적인 공약을 앞에 내세웠다. 밀레이 후보의 당선 이후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브라질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등 대표적인 극우파이며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이 강력한 축하 인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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