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50을 바라보고 발레에 빠지다』 외
        2023년 11월 04일 09:3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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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을 바라보고 발레에 빠지다> – 중년 아줌마의 취미 발레 생활 고군분투기

    윤금정 (지은이) / 맥스밀리언북하우스

    40대 중반에 취미발레를 시작한 저자가 기초 없이 발레를 배우다가 부상을 입고 다시 발레에 푹 빠지기까지, 진솔하고 생생한 경험담을 실감 나게 엮은 에세이다.

    하도 몸이 뻣뻣해 ‘윤뻣뻣’이라는 별명을 가진 저자가 이렇다 할 기초 과정 없이 진행한 발레는 저자에게 추간판 탈출이라는 치명적 부상을 안긴다. 심각한 부상을 가져다줄 정도의 운동이라면 대부분 그만둘 법도 하지만 저자는 이후 1년간의 재활 치료를 거쳐 다시 발레 수업에 뛰어든다. 게다가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자 일정한 목표를 두고 자신을 채찍질하고자 콩쿠르를 결심한다. 최선을 다해 준비한 콩쿠르 결과에서 쓰디쓴 좌절을 맛보지만, 그 역시 자신이 간과한 부분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부족한 자신의 안목을 넓혀준 소중한 기회라고 여긴다.

    저자는 발레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풍부해졌다고 말한다. 워낙에 유연하지 않은 몸을 가진 저자가 발레에서 요구하는 여러 동작을 잘 구현하고자 필라테스를 공부하고 재활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해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은 구도(求道)의 과정에 가깝다. 그야말로 취미로 얻는 행복, 그 이상의 것을 성취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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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북아해역과 산업화> – 항구ㆍ원조ㆍ사람

    김대래,서광덕,양민호 외 / 소명출판

    1970년대 이후 동북아해역에서 일어난 가장 큰 흐름은 산업화이다. 곧 냉전체제와 함께 특구를 중심으로 수출주도의 산업화가 진행되었고, 이것은 1980년대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으로까지 전개되었다. 이 책은 산업화를 동북아해역과 인문네트워크의 관점에서 분석한 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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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석의 여자> – 뮤리얼 스파크 중단편선

    뮤리얼 스파크 (지은이),이연지 (옮긴이) / 문예출판사

    《운전석의 여자》는 닮은 소설을 찾기 힘든 기이한 소설이다. 그저 ‘여성이 주인공인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말할 수 있을 뿐, 그 외의 모든 전형성은 비껴간다. 전후 영국의 최고 작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뮤리얼 스파크가 이 소설을 자신의 최고작으로 꼽은 이유는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 어떤 해석도 거부하는, 위태롭지만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의 소유자인 주인공 리제에게서 자본주의와 가부장제를 동시에 감당하며 살아가야만 하는 여성의 실존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표제작 〈운전석의 여자〉는 출간 후 50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독자에게 서늘한 긴장감을 안긴다. 아니, 오히려 여성 서사가 특정한 방식으로 정형화되어가는 요즘, 작품이 전하는 긴박감은 더욱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운전석의 여자》에 실린 11편의 중단편은 그 자체로도 매혹적인 이야기다. 스파크 특유의 익살 섞인 시니컬한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절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그러나 여기에 담긴 의미를 적극적으로 해석할 때, 작품을 읽는 재미는 배가된다. 수십 년 전 출간된 스파크의 작품이 지금 번역되어 소개되는 것의 의의는 바로 여기에 있다. 스파크의 여성 인물들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어딘가 낯선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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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가 된 혁명가>

    남진현 (지은이) / 빈빈책방

    ‘악명 높은’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의 중앙상임위원으로 8년이라는 세월을 감옥에서 보낸 남진현이, 이후 붓을 든 화가가 되어 그의 삶을 되돌아보는 그림과 글이다. 그는 이 그림과 글로 ‘이 시대를 나처럼 살아온 사람도 있음’을 세상에 알린다.

    책은, 한편으로 그림의 주제이면서 또 한편으로 남진현이 살아낸 삶의 주제이기도 한 30개의 그림과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요컨대 한 점의 그림은 그냥 그림이 아니고, 그가 삶에서 굽이굽이 맞닥뜨린 고민의 흔적이며 삶의 궤적이다.

    저자는 세상 떠나며 마지막 숨을 내뱉을 때 대체로 당당하고 치열하게 한 생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스스로에게 떳떳하기’를 삶의 가장 중요한 모토로 삼고 있다고 말하는 혁명가였던 화가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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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 한국사회의 정치적 정체성>

    유헌식 (지은이) / 소명출판

    한민족이 역사상 처음으로 다양한 외세의 개항요구에 맞서던 시기부터 일제 식민지기를 거쳐 최초의 근대 국가인 제1공화국의 이승만 정부가 수립되는 시기까지 한국의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위기에 처한 민족을 살리기 위해 개인적·집단적으로 표상하거나 표방한 정치적 신념체계가 무엇이었는지를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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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은 경험하고 싶지 않은 나라> – 윤석열 정부 600일, 각자도생 대한민국

    신장식 (지은이) / 한겨레출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일인 2022년 3월 10일부터 현재까지 쓴 ‘신장식의 오늘’의 글들과 저자의 발문을 더해 한 권으로 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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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도서관저널 2023.11>

    (주)학교도서관저널 (지은이) / (주)학교도서관저널

    특집 종이책 너머 이야기의 모양들

    042 다양한 물성의 책을 탐험하는 시간 박혜선
    048 손끝에서 펼쳐지는 촉각책의 세계 문미희
    053 모두를 위한 점자책을 소개합니다 홍근혜
    058 팝업북이 궁금한 사서선생님을 위한 안내장 최화명
    064 쓰고, 색칠하고, 답을 맞히는 책의 묘미를 찾아서 박보라
    071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독서를 위하여: 전자책 Q&A 김애란
    076 종이책이 아닌 사람책을 빌려 드립니다 조재형
    082 듣는 책, 오디오북 권하기 소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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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려진 그림책으로 팝업북을 만듭니다>

    안선화 (지은이) / (주)학교도서관저널

    오래되고 버려진 그림책을 업사이클링하여 팝업북을 만드는 정크 아티스트 안선화 작가의 에세이이자 팝업북 제작 가이드북.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저자가 그림책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 업사이클링 팝업북을 만들게 된 계기를 자전적으로 풀어낸다. 2부는 본격적으로 팝업북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가위와 풀로 만드는 초급 팝업북부터 다양한 접기, 오리기 방법을 활용한 고급 팝업북까지, 총 12종의 팝업북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3부는 저자의 팝업 작품 전시 기록으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뜻밖의 인연을 만드는 즐거움을 나누며 독자에게 힐링을 선사한다.

    팝업북 만들기는 기존 그림책의 그림을 아이들이 직접 골라 오리고 붙이면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구현하는 예술 활동이기 때문에 창의력과 상상력을 길러 준다. 또한, 더 이상 읽지 않거나 버려진 그림책을 재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을 보호하고 자연과 공존하기 위한 생태 감수성을 키워 준다. 무엇보다 버려진 그림책을 향한 저자의 애정 어린 시선과 이를 팝업북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을 읽을 때면, 아무리 쓸모없어 보이는 존재도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으며,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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