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장한 보수언론 "이러다 대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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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4월 26일 08: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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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불패신화가 무너졌다. 26일 아침 출근길 시민들은 신문 가판대의 아침신문 1면 제목을 보고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을지 모르겠다. 2004년 4·15 총선거 이후 각종 재보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전연승’ ‘압승’의 불패신화를 이어왔던 한나라당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4·25 재보선 국회의원 선거 3곳 중 한나라당 민주당 국민중심당이 한 곳씩을 승리했다. 최대 격전지였던 대전 서을은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당선됐다. 전남 무안·신안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민주당 김홍업 후보가 당선됐고 경기 화성은 한나라당 고희선 후보가 승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예상 밖의 고전을 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사실상 참패했다. 26일자 주요 아침신문들은 모두 한나라당 재보선 참패를 1면 머리기사로 다뤘다. 종합면과 사설 등을 통해 이번 선거 결과를 분석했다. 그러나 언론의 평가와 원인분석은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올해 대선을 바라보는 언론의 속내를 읽을 수 있는 관전 포인트다.

    다음은 26일자 주요 조간신문 1면 머리기사.

    -경향신문 <한나라 재·보선 참패>
    -국민일보 <한나라 참패 대선 비상>
    -동아일보 <‘여당 없는 선거’ 한나라 참패>
    -서울신문 <무소속 돌풍…한나라 참패>
    -세계일보 <국회의원1:1:1…한나라 참패>
    -조선일보 <한나라 참패…대세론에 ‘옐로 카드’>
    -중앙일보 <첫 ‘무노 선거’ 한나라 참패>
    -한겨레 <한나라 재보선 참패>
    -한국일보 <한나라 참패…후폭풍 예고>

    정치담당 기자들은 이번 선거결과를 사전에 어느 정도 예측했다. 최대 격전지인 대전 서을에서 한나라당 승리가 어렵다는 것이 기자들의 중론이었다. 물론 선거를 앞두고 기사를 단정적으로 쓸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적당히 행간의 의미를 살리면서 정치기사를 써나갈 수밖에 없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무소속 후보들에게 완패한 것은 예상을 넘어선 결과었다. 6개 전지역 석권 얘기도 나왔지만 한나라당은 반타작 이상을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충남 서산 1곳에서만 승리를 거뒀고 서울, 경기, 경북 등 믿었던 곳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보았다.

    한나라당 대선론은 제동이 걸렸다. 조선일보는 <한나라 참패…대세론에 ‘옐로 카드’>라는 1면 머리기사에서 "한나라당은 50%가 넘는 정당지지율에, 이명박 박근혜 두 유력 대선주자를 투입하고도 대전 서을에서 패했고, 당초 전승을 기대했던 6곳의 기초단체장 선거도 무려 5곳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지는 수모를 겪으며 참패했다"고 보도했다.

    한나라당 대세론에 ‘열로카드’…반노정서 빼니 ‘추풍낙엽’

    한나라당의 패배가 뼈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선거에 담긴 정치적 의미 때문이다. 이명박 박근혜 두 사람이 나섰는데도 선거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반노무현 정서, 반열린우리당 정서에 기대어 승승장구 해왔지만 그러한 버팀목이 사라지자 ‘추풍낙엽’의 신세가 돼 버렸다. 일부 보수신문들은 ‘무노(盧)’ ‘무여(與)’ 선거에 주목했다.

    중앙일보는 1면 <첫 ‘무노 선거’ 한나라 참패>라는 사설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4·25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크게 패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1면에 <‘여당 없는 선거’ 한나라 참패>라는 기사를 실었고 3면에는 <"이대론 안된다" 한나라 매서운 민심에 혼쭐>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동아일보는 3면 기사에서 "이번 선거 양상은 과거의 재보선과 크게 달랐다. 노무현 정부의 실정에 피로한 유권자들의 ‘반 노무현, 반 정부’ 정서의 표적이 될 여당 후보가 사라지는 바람에 제1당이 되고도 재보선 선거기간 중 연이은 비리 의혹을 드러내는 등 오만해진 한나라당을 겨냥한 듯 하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한나라, 대선 노 대통령 끌어내기 과제"

    또 동아일보는 "열린우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곳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무소속 또는 군소 정당 후보에게 패배하거나 고전을 면치 못한 점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그동안 각종 재보선에서 형성된 ‘반 열린우리당’ 정서를 쏟아 낼 ‘주적’이 없어져 그동안 반사이득을 본 한나라당이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노’ 없는 선거>라는 3면 기사에서 "이번 4·25 재보궐 선거의 특징 중 하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실종"이라며 "한나라당으로서는 12월 대선에서 어떻게 하면 선거전에 ‘노무현 대통령’을 끌어낼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과제를 안은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올해 대선에서 상대해야 할 후보는 노 대통령이 아니다. 대선은 과거의 심판을 넘어선 미래의 지도자가 누구인지를 뽑는 선거이다. 한나라당이 ‘노무현’ 이름 석자에 기대 선거를 치르다가는 다시 한번 고전할 수도 있다.

    자만에 무너진 한나라…서울신문 "한나라당 정풍운동이라도 벌여야"

    한나라당이 자만에 무너졌다는 것이 언론의 기본적 인식이다. 서울신문은 <자만에 무너진 한나라당 불패신화>라는 사설에서 "한나라당은 당직개편을 넘어 정풍운동이라도 벌여야 한다. 재보선 결과에서 보듯 지금의 당 지지율은 허상일 수 있다. 새 모습을 못 보여주면 언제라도 지지율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한나라당 패배 재·보궐 선거의 교훈>이라는 사설에서 "공천 과정과 선거 과정에서 잇따라 터진 돈 공천 파문과 과태료 대납사건, 후보자 매수 미수 사건 등 오만하고 낡은 정치행태가 유권자 표심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에 대한 비전 없이 정부 여당의 실정으로 인한 반사이익만으로 집권을 꿈꿔서는 안 된다는 유권자들의 엄중한 경고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도 3면 <오만한 한나라당에 준엄한 국민 심판>이라는 사설에서 "한나라당으로서는 연말 대선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것이 드러남으로써 한나라당 일변도로 진행되던 17대 대선 판도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보수신문 경고 "대선도 큰일 날 수 있어"

    언론들은 한나라당에 오만과 자만을 질타했다. 특히 보수신문들은 이러다 대선까지 그르칠 수 있다는 경고음을 보냈다. 중앙일보는 <한나라당에 대한 유권자의 엄중한 경고>라는 사설에서 "지난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 이후의 단꿈만 꾸다가 헛불을 켜지 않았던가. 또 그런 전철을 밟는다는 경고음이 들려오는데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역시 <한나라당의 구태와 분열을 응징한 ‘4·25 민심’>이라는 사설에서 "한나라당이 이번 선거과정에서 보인 구태에다 분열상을 대선 과정에서도 드러낸다면 대선 3연패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범여권의 통합으로 반한나라당 전선이 형성될 경우 대선 판도는 지금과는 전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재·보선 참패로 확인된 ‘한나라 지지도 1위’의 실체>라는 사설에서 "50%를 넘는 압도적인 정당지지도와 두 대선 주자의 위세는 투표함 뚜껑이 열리자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이 선거로 한나라당과 그 대선 주자들에 대한 지지율이란 것이 얼마나 허망할 수 있는지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쾌재’ 부를 상황일까

    이번 재보선은 다른 정당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선거에서 한 발 비켜나 있었다. 3곳의 국회의원 선거와 6곳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단 1명의 후보만 냈고 그 후보도 낙선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참패에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 범여권 대통합을 위한 동력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들은 다양한 견해를 보였다. 범여권 대통합이 오히려 어려워 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서울신문은 3면 <군소정당 약진…범 여권 통합 난항>이라는 기사에서 "이번 재보선에서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과 충청에 근거한 국민중심당이 성과를 거둔 것은 오히려 통합을 더 어렵게 할 소지가 있다"며 "통합 협상 과정에서 이들이 ‘과도한’ 지분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키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자력으로 성과를 낸 것이 없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열린우리당 간판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사실상의 집권 여당인데 후보마저 내지 못하고 ‘비한나라당 연합군’이라는 말로 자기 합리화나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히다. 스스로 아무 일도 못하고 다른 당의 선전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정당에 무슨 희망이 남아 있겠는가. 비겁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되살아난 지역주의 악몽

    이번 선거는 여러 가지 과제도 남겼다. 경향신문은 3면 <‘1:1:1’ 뒤에 도사린 ‘지역주의 악몽’>이라는 사설에서 "4·25 재보선 결과는 정치개혁이나 정당정치, 책임정치 측면에서 보면 ‘최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보선 이후 정국은 요동을 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내부 책임론이 가열되고 열린우리당의 분화작업도 가속화 될 가능성이 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등 지도부의 거취가 주된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3면 <한나라 향한 역풍, 태풍으로 번질까>라는 기사에서 "재보선 참패로 한나라당 대세론은 급속히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번 선거결과가 대선의 기본 틀까지 흔들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 다만 한나라당을 향해 불기 시작한 역풍은 결국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를 향해 몰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 ‘부패정당’ 씻어내는 계기될까

    한국일보는 3면 <"이럴 수가…" 충격에 빠진 한나라>라는 사설에서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아 든 한나라당에는 심각한 후폭풍이 예상된다"며 "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총사퇴 요구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겨레는 3면 <‘공천비리 역풍’ 한나라 대세론 급제동>이라는 기사에서 "재보선 참패가 대선을 앞둔 한나라당에 ‘약’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당내에선 나온다. ‘부패정당’ ‘웰빙정당’ 이미지를 씻어내는 쇄신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으리란 것"이라고 당내 다른 흐름을 전했다. / 류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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