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상속자들』 외
        2023년 10월 07일 01: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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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속자들>

    세리자와 아사코 (지은이),이지안 (옮긴이) / 마르코폴로

    세리자와 아사코의 연작 소설은 무너지는 기억으로 시작된다. 82세의 아유미는 더 이상 자녀의 이름이나 동네 거리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닻을 내리지 못한 기억들(이를테면 일본에서 캘리포니아로의 이민, 미국인과의 결혼 같은 기억의 중첩) 사이를 표류한다.

    이 책은 미국, 일본, 한국의 관계를 정의하는 많은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몇 가지 중요한 문제(위안부, 생체 실험 등)를 정면으로 다루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항상 가족의 관점에서 이루어진다. 한 섹션(‘파빌리온’)에는 두 형제가 보르헤스의 단편 ‘갈래길의 정원’에 대해 토론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것이 책의 구조와 의도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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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셀러, 세계문학, 비교문학> – 문화교류와 번역 수용

    이행선,양아람 (지은이) / 소명출판

    제목 『베스트셀러, 세계문학, 비교문학』에서 가운데가 세계문학이듯 기본적으로 해방 이후부터 최근까지 각 시대별 대표적 외국문학·텍스트의 번역 수용 연구이다. 이 책들은 대부분 당대 대표적 베스트셀러이거나 그에 준하는 중요 텍스트이다. 그래서 세계문학 앞에 베스트셀러를 둔 것이다. 외국문학 수용사이면서 동시에 독서사인 것이다. 기존 학계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연구사적 가치도 있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학문적 방법론은 비교문학이기 때문에 세 번째에 비교문학을 둔 것이다. 이로써 외국문학 수용사, 독서사, 비교문학·문화사 연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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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을 영어고수로 만들어 줄 유튜브 영어쌤들>

    오재영 (지은이) / 혼공책들

    유튜브에는 뛰어난 영어쌤이 많다. 영어공부를 7개 영역으로 세분화(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 문법, 단어암기, 발음)하여 7개 영역 33개 유튜브 채널의 인기동영상에서 주요 장면들을 캡쳐한 책이다. 줄글은 줄이고 유튜브 영상 캡쳐화면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캡쳐화면 아래에 필요에 따라 영어를 15년간 가르쳐온 지은이의 의견, 생각, 느낌 등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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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도서관저널 2023.10>

    (주)학교도서관저널 (지은이) / (주)학교도서관저널

    성교육 도서를 둘러싼 금서 논란이 확산하며 독자의 알 권리와 건강한 성교육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시민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진숙 활동가(충남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몇몇 학부모단체와 정치권에서 성교육 도서를 금서로 지정하고, 도서관에서 열람을 제한했던 시기부터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와 활동까지 사태를 언론 보도를 중심으로 알려 준다.

    성평등 도서는 올바른 성 의식 함양과 몸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는 필독서임을 강조하며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검열을 비판한다. 성교육 도서 논란은 해당 책을 쓰고 그린 작가와 책을 기획한 편집자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기도 했다.『걸스 토크』를 낸 이다 작가와 『줄리의 그림자』를 기획한 문주선 어린이책 편집자에게 금서로 거론된 책을 구성하고 완성한 분투기를 들어 본다.

    학교도서관에서 젠더 도서를 활용하여 페미니즘 주제 독서토론을 꾸린 박보경 사서교사(수원 대평중)와 생물학적인 성 지식을 넘어 건강한 성 가치관을 알려 주는 성교육 수업을 소개하는 황보화 신나는여성주의도서관장의 이야기는 성교육 수업을 계획하는 사서선생님들께 또 하나의 나침반이 될 것이다. 인간의 존엄과 다양성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성교육 도서를 함께 펼칠 때 즉, “금지하는 것을 금지”할 때 우리는 소외 없는 사회에 한발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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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롤과 염소 삼 형제>

    맥 바넷 (지은이),존 클라센 (그림),이순영 (옮긴이) / 북극곰

    칼데콧 상, 케이트 그린 어웨이 상 등을 휩쓴 작가의 새 그림책

    현대 그림책의 대표 작가 존 클라센과 맥 바넷은 데뷔 초기부터 칼데콧 상,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 보스턴 글로브 혼북 상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간결한 표현과 열린 결말, 메타픽션(지어낸 이야기와 현실 사이의 관계가 모호해지는 창작 기법)과 파라텍스트(이야기가 본문에만 머물지 않고 책표지, 면지 등으로 확장되는 그림책 기법) 등 두 작가의 작품에서 많이 나타나는 특징은 독자를 작품 속으로 끌어들여 상상을 펼치게 하고, 능동적인 감상자로서 그림책에 참여하게 합니다. 두 작가가 함께 만든 그림책은 언제나 독자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출간되자마자 ‘시카고 도서관 선정 2022년 최고의 그림책’이 된 『트롤과 염소 삼 형제』를 통해 두 작가의 매력을 직접 느껴 보세요.

    옛이야기의 새롭고 감각적이며 문학적인 재탄생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이미 다양한 상을 받은 맥 바넷은 작가의 말을 통해 ‘어릴 적 옛이야기와 동화를 무척 좋아하는 소년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이 책은 200여 년 전 노르웨이에서 처음 만들어져 구전되어 온 <염소 삼 형제> 이야기를 맥 바넷 특유의 재치 있고 문학적인 스타일로 새롭게 각색한 그림책입니다.

    “나는 트롤, 먹기 위해 살지. 나는 자갈 밟는 소리를 사랑한다네. 맛있는 뼈다귀와 고기가 오는 소리니까!”

    트롤의 첫 대사부터 독자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근사하고 재치 있는 표현, 염소 삼 형제가 차례차례 트롤과 만나서 주고받는 재미있는 대화, “진짜 진짜 어마어마하게 큰 폭포”로 마무리하는 솜씨, 능숙하게 독자를 이야기 속에 끌어오는 결말 등은 맥 바넷만의 감각적이고 문학적인 이야기의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독특하고 세련된 그림이 주는 근사한 매력

    『트롤과 염소 삼 형제』는 글 읽는 재미와 더불어 존 클라센의 독특하고 세련된 그림을 만나는 기쁨을 줍니다. 2010년부터 그림책 작업을 시작한 그는 트레이드마크인 갈색 톤으로 표현한 등장인물, 단순하고 세련된 배경 처리, 해골, 포크와 같이 재미있는 소품, 이야기의 전개에 어울리는 대담한 화면 분할을 이 책에서 구사합니다. 특히 처음에는 비좁은 하단에 그림을 배치했다가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점차 커져 가는 구도는 마치 이 이야기의 무대 장치와도 같은 효과를 줍니다. 이 그림책을 통해 이야기의 흐름과 감정을 구현하는 능력이 농익은 그림작가의 근사한 화면을 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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