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그러다가 광우병 정당된다"
    2007년 04월 16일 05: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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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이념과 정책에서 중도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그들은 왼쪽으로 이동해야 중도로 간다. 복지, 부동산, 교육, 외교안보 등 여러 영역에서 정책적 지향점을 기존보다 몇 발짝 왼쪽으로 옮기려는 기류가 감지된다. 최근 보여준 계층할당제, 기초연금제, 반값 아파트 정책, 등록금 반값 정책, 대북 포용정책의 수용 흐름 등이 단적인 사례다.

때마침 <조선일보>는 16일자에 실린 ‘이.박 "한나라, 더 중도로 가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책과 리더십 포럼(회장 신명순 연세대 교수)’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이 좀 더 중도 쪽으로 이념 성향을 옮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 박근혜 한나라당 전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중도화 없이 한나라당 승리 힘들다"

한나라당의 변신은 오는 대선에서 중간층을 획득하기 위한 득표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지난 97년, 2002년 대선의 승패는 누가 중도를 선점하느냐에 따라 갈렸다"면서 "한나라당의 좌클릭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중도화’는 중간층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줄까.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연구실장은 "현재 한나라당의 높은 지지율은 이미 중간층을 흡수했기 때문"이라며 "한나라당의 중도화는 중간층을 새로 유입하는 것보다는 이미 유입된 중간층에 대한 지지세를 다지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실장은 "한미FTA 타결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르는 등 중간층의 지지 성향이 유동화되는 경향이 관측된다"면서 "한나라당의 중도화는 유동층을 붙들어매기 위한 사인의 성격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초식동물이 육식하는 꼴, 광우병 걸릴 것"

이와는 다른 시각도 있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한나라당의 변화를 "진정한 변화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절하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서로 다른 얘기들이 나오는 데다, 중도화가 대권주자들에 의해 주도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한나라당의 수구적 성격을 상징하는 대북정책에서 그렇다고 했다. 민 의원은 "한나라당의 대북노선이 중도에서 보수로 불안정하게 널뛰기를 하고 있다"면서 "블레어의 노동당이 대전환을 했던 류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좌클릭을 "대선을 겨냥한 일시적인 제스처"로 규정하고 "보수는 보수답고 매파는 매파답게 살아야지 매파에 비둘기털 몇 개 꽂는다고 비둘기파로 바뀌진 않는다"면서 "지금 한나라당의 모습은 초식동물이 육식을 하는 격이다. 그러면 광우병에 걸린다"고 독설을 쏟아냈다.

"박근혜, 과감한 중도화에 나설 것"

한나라당의 중도화는 앞으로도 지속될까. 김형준 교수는 경선과 본선에서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선은 당원과 대의원의 표심을 잡아야 이기는 게임"이라며 "전략적으로 보수적 노선을 강화할 개연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누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건 본선으로 가면 "중도노선이 한결 강화될 것"이라고 점쳤다.

민주노동당 김성희 부대변인은 구여권과 한나라당이 ‘중도’로 수렴되는 경향을 띠는 것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도는 보수의 새로운 네이밍으로 보인다"면서 "(구여권과 한나라당을 축으로 한 보수정치권 내의 경쟁은) 보수를 새롭게 재통합하기 위한 주도권 다툼의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명박 전 시장보다는 박근혜 전 대표가 훨씬 과감하게 ‘중도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한나라당 주류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박 전 대표가 그 힘을 바탕으로 정책적 선회를 시도하기가 쉬울 것이라는 역설적 전망이다. 한나라당 주류로부터 정체성의 의심을 사고 있는 이 전 시장은 그 반대로 분석된다.

"이명박 후보되면 중도의 독자적 존립기반 사라질 것"

노회찬 의원실 이준협 보좌관은 한나라당의 중도화는 한나라당 내부의 세력관계를 중심에 놓고 읽어야 제대로 독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중도화를 주도하는 건 박 전 대표라고 했다. 영남 보수층의 지지를 얻고 있는 박 전 대표가 수도권 30, 40대를 얻기 위해 중도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보좌관은 "대북문제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화법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이것이 안 되면 할 수 없다’는 식이었는데 최근에는 ‘이것만 되는 할 수 있다’는 식"이라며 "이렇게 말해놓고 보수층에게는 ‘과거와 같은 얘기’라고 하고 중간층에게는 ‘과거와 다른 얘기’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보좌관은 ‘중도화’를 이념적 좌표의 문제가 아니라 보수의 ‘합리화’의 문제로 봤는데, 여기서 이 전 시장은 이미 충분한 점수를 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 맥락에서 이 보좌관은 "이 전 시장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될 경우 중도의 독자적 존립기반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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