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 대선주자, 지역강연 정치 숨가쁘다
        2007년 04월 14일 10: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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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대선주자들의 행보가 바쁘다. 평소에도 지역 강연이나 행사 참여 요청이 끊이지 않지만 당내 경선을 앞둔 만큼 다른 어느 때보다도 지역 방문에 공을 들이고 있다. 4월 재보선 선거 지원까지 더해져 대선주자들의 한 달 일정표가 지역 방문으로 빼곡하다. 3인 3색답게 지역 일정을 소화하는 방식도 세 대선주자간 뚜렷한 차이가 눈에 띈다.

       
      ▲ 사진 왼쪽부터 권영길 원내대표, 노회찬 의원, 심상정 의원.
     

    권영길, 의원단대표 역할이 우선…지역 현안 해결에 힘실어

    권영길 의원은 현재 민주노동당 의원단대표를 맡고 있다. 한미FTA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 등 국회내 당 대표로서 굵직한 정치 지형의 ‘판을 만드는 역할’이 크다. 더구나 4월 임시국회도 열려 수시로 각당 원내대표들과 현안 관련 회동이 잡히기 일쑤다. 의원실로 밀려드는 각종 단체 이해당사자들의 면담 요청도 끊이지 않는다.

    권 의원측 핵심관계자는 “독자 일정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요즘 같아선 지역에서 들어오는 요청을 소화하기도 벅차다는 것이다. 권영길 의원이 오는 18일 당내 대선후보로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인 가운데, 캠프 관계자들이 “출마 선언 준비할 시간도 못 가질 만큼 바쁘다”고 엄살(?)을 부릴 정도다.

    민주노동당 유일한 지역구 의원인 권 의원은 주말이면 가능한 지역구인 창원에 내려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권 의원의 부인은 현재 창원에 살고 있으며 창원 일정을 따로 챙기는 보좌관이 지역 사무실에 상주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어머니 집에 얹혀(?) 산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말 창원 원칙도 지키기 어려워 “지역구인 창원이 오히려 손해를 입는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현재로선 지역 일정에 대한 기획보다는 지역에서 들어오는 강연이나 행사 참석 요청을 순서대로 받는데 충실하다. 이달에는 주로 당의 4.25 재보궐 선거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 안성, 안양, 울산 동구 등이다.

    권 의원은 방문한 지역의 현안 해결에 힘을 싣는 편이다. 국회에서 다른 당 대표나 정부 책임자들과 큰 그림을 만들 듯, 지역에서도 직접 지자체장들을 만나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것이다. 지역에서 역시 권력과 투쟁할 일이 많은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은 이러한 지역 정치활동의 판을 짜는 데는 이미 프로급이라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노회찬, 민생특위활동 재보선서 빛나…강연정치 선구자

    당 민생특위원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회찬 의원은 최근 재보궐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지역의 방문 요청이 더욱 쇄도하고 있다. 민생특위의 카드 수수료 인하 운동이 지역 선거운동에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캠프 한 핵심관계자는 “예전에는 후보들이 명함 한 장 들고 상가 문을 열고 들어가야 했는데 이제는 내용을 갖고 지역 주민들을 찾을 수 있게 됐다”며 “민생활동이 선거와 겹치면 효과가 더 크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기존 강연 요청에 재보궐 선거 지원까지 하루 두 세 지역 방문 일정을 소화할 때도 있다. 지난 13일에도 경남 양산 재보궐 선거 지원 후, 서울로 올라와 국회 상임위인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 참여하고 인천 6월항쟁 20주년 추진위 행사에 참석했다. 전날에도 전북 정읍 농민회 영농발대식 이후 울산으로 이동, 재보궐 선거를 지원하고 저녁엔 민주노총 울산본부 대선후보 초청강연에 나섰다.

    ‘총선 스타’로 유명한 뛰어난 언변과 대중 친화력 덕에 노 의원의 강연을 요청하는 지역 단체들도 다양하다. 민주노동당 지역위원회는 물론 대학생, 대학원, 노조, 농민회, 상인회 등에서 한국 정치, 등록금, 한미FTA, 카드수수료 인하 등 다채로운 주제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노 의원측이 지난해 의정보고서를 내며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04년 국회의원 당선 후, 2년 반 동안 노 의원은 300회가 넘는 강연을 했다.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의 ‘강연 정치’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진짜 “강연정치의 선구자는 노회찬 의원”라는 주장이다. 캠프 관계자는 “아무리 당내 경선이라도 국민을 향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지난해 12월 이후 1~2월 민생특위 활동, 2~3월 등록금정(교육양극화 제로) 대장정, 3~4월 한미FTA 등 현안 관련 주요 주제를 지역 일정에 녹여내고 있다. 대선 출마 선언에서 약속한 현장 중심의 정책 수립을 위한 민생 투어 ‘새세상 대장정’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심상정, 한미FTA 초청 강연 많아…‘강한당 토론회’

    당 FTA특위 위원장이자 국회 한미FTA특위 위원인 심상정 의원은 특히 FTA 관련 강연 요청이 많다. 한미FTA에 관한한 당의 최고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지역위원회 당원교육은 물론 대학과 노조 등에서 강연을 요청해오는 것이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미FTA 관련 국회 특위나 방송 토론회가 잡히는 날이면 한두 달 전부터 약속한 지역 일정을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부산 지역의 경우, 행사 하루 전 강연 일정을 취소했고, 전주 방문에 맞춰 지역방송에 편성된 인터뷰 일정도 두 차례나 연기한 끝에 최근 약속을 지켰다.

    대전시당 강연회를 두 번째 취소하면서는 사과문을 지역위 홈페이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심 의원측은 “지역 역시 한미FTA의 시급성을 아니까 욕도 못하고, 그래서 더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심상정 의원은 대신 한 번 지역을 방문하면 그 지역에서 벌일 수 있는 최대한의 활동을 갖는다. 지역 언론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원이나 대학생, 그 지역 사업장 노조에서 강연을 하고 현안 관련 집회에 참여하는 등이다. 특히 노조에서 강연 요청이 많은데, 노동운동 출신인 심상정 의원이 “노조 사람들이 알아듣는 말로 잘 설명해준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심상정 의원은 이른바 ‘강한당 토론회’를 통해 지역 당원들과 스킨십을 확대해 눈길을 끌기도 한다. 그가 대선출마 시 강조한 ‘강한 민주노동당을 위한 토론회’로 대규모 강연보다는 소규모 토론 형식으로 지역 당원들과 당에 대한 고민을 심화시키고 소통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심 의원측은 16개 시도 190개 이상의 지역위 당원들을 다 돌아본다는 생각으로 ‘강한당 토론회’를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대선후보로 출마했는데 자기자랑이 너무 없다”, “2강 구도에 심 의원이 상대가 되겠나”, “한미FTA 실체를 국민들이 모르는데 전문적인 용어보다 좀더 쉬운 용어로 설명해 달라” “국회의원 되고 처음 관료를 상대할 때 어땠나”, “가정 이야기도 좀 해 달라. 남편이야기도 좋고. 아들 이야기도 좋고” 등. 지난 10일 당원 20여명이 참여한 성동지역 토론회에서 쏟아진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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