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 사진전,
    자갈치 남항 노동자 초상
    [알림] 정남준 7th 사진전 '자갈치'
        2023년 08월 12일 02: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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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8월 15일, 현장을 우선에 둔 사진전인 ‘현장 사진전’을 또 열게 되었답니다. 이번 현장 사진전은 그간 보였던 펼침막이나 피켓 형태의 현장 사진전이 아니라 부산 남항 자갈치의 상징적 이미지인 어상자를 쌓은 높은 벽면을 이용하여 인화된 사진을 부착하는 형태인데, 차곡차곡 쌓인 어상자의 결에 따라 인화된 사진을 오려서 붙이는 방식의 사진전이랍니다. 참고로 지난 2020. 8. 15. <밥> 사진 한 장으로 동일한 작업방식의 사진전을 개최한 적이 있었습니다.

    2020년 8. 15. 했던 <밥> 사진전
    이번에 전시회를 할 어상자 벽면

    이번 전시될 사진의 주제는, 자갈치, 대평동 등 부산 남항 포구에서 잘 드러나지 않은 노동, 법정 최저임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노동자들과 생을 마감할 때까지 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 팔자에 대한 말이 담긴 노동자들의 초상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동 안에 깃든 인간에 대한 기록 사진, 곧 그들에 대한 안부이자 당부의 초상을 당일 어상자 더미 사정에 따라 10장 내외(최소규격 1.2m × 2m)로 전시할 계획입니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사실의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이라 할 것입니다. 그 어떤 사실을 볼 것이며 어떻게 찾아갈 것인가의 문제는 전적으로 사진가의 몫이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한계는, 사진가는 보고 싶은 것을 볼 뿐이고, 사진가가 본 것이 모든 것은 아니라는 말, 또한 그 사진을 보는 사람도 이미지에 드러난 것만 볼 뿐, 노출되지 않고 못하는 존재들까지 읽어내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 내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모든 사회구성체의 그 시작과 과정, 완결과 생성 등은 현장을 떠나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을 담아 해당 현장에서 다시 그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의 실천이라 할 수 있는 이번 사진전, 사진전 주제인 ‘안부’의 메시지를 사진으로 전하는 힘은 바로 사진이라는 이미지의 기본 정체성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끝으로, 같은 피사체와 그 사진을 함께 보고 생각을 공유한다는 것은 사진에 있어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첨 : 참고로, 저에게 어상자 더미는 부산 남항의 ‘노동’을 상징하고 있으며, 그곳에 포구 노동자들의 초상을 붙여, 노동과 노동자, 노동과 밥이 해후하는 장면을 기획한 것입니다.

    정남준 작가 사진들의 일부
    필자소개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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