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핼러윈 위험 보고서 삭제 지시
    경찰 간부 보석석방···"유가족 가슴에 못질"
        2023년 06월 22일 04: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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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참사 관련 ‘핼러윈 축제 위험 분석 보고서’ 삭제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경찰 간부 2명이 보석 석방된 가운데,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엄중 처벌”을 법원에 촉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22일 오전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보석으로 인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법원이 서울서부지방법원은 박성민과 김진호도 보석 석방됐다”며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유가족들의 마음에, 피고인들은 또다시 못질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배성중)는 전날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과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법원은 재판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와 함께 보증금 5천만원 납입, 주거지 제한을 조건으로 들었다.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은 핼러윈 축제 이전에 작성한 인파 대비 보고서 4건을 참사 발생 직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보고서들은 핼러윈 축제에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 인파 관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박희영과 마찬가지로 박성민과 김진호는 자신의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잘못을 전혀 뉘우치고 있지 않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공무원의 책임이 얼마나 중대한 것인지 이들은 여전히 알지 못하고 있으며, 유가족은 이러한 행태를 보며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파렴치한 태도를 규탄하며 재판부에 피고인들을 엄중히 처벌할 것을 요구한다”며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피고인들이 엄벌에 처해질 때까지 이번 공판을 끝까지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법원은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원준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 등의 보석 신청도 받아들였다. 정보라인 경찰 간부 2명의 보석 청구도 인용됨에 따라, 이태원 참사로 구속된 피고인 6명 가운데 4명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한편 유가족들은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이날 회견 직후 서울광장 분향소부터 국회까지 159km 릴레이 행진을 이어갔다. 특별법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촉구하는 유가족 단식농성도 지난 20일부터 계속되고 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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