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정규직 정당론 충분히 토론돼야"
        2007년 03월 30일 09: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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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을 보라고 했는데 손가락만 본다. 안타깝다" 심상정 의원은 30일 <레디앙>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비정규직 당원 가입 특례 제안이 당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심 의원이 당초 가리키려 했던 ‘달’은 ‘비정규직 정당론’이다.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당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그게 이번 대선의 조직전략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제대로 된 노동자와 서민의 정당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그럴 때만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정책과 정치적 실천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중심에 세우고, 당의 조직구성에서도 비정규직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손가락’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당원 가입 특례 제안이다. 심 의원은 지난 25일 비정규직 노동자에 한해 당원 가입 후 1개월이 지나면 선거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행 당규는 당원 가입 후 3개월이 지나야 선거권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심 의원의 제안은 비정규직 노동자당을 만들기 위한 실천 방안의 일환이라는 얘기다.

       
      ▲ 비정규직 당원 가입 특례 제안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개방형 경선제’와 ‘비정규직 특례’는 다른 차원

    하지만 심 의원의 제안은 논란을 낳았다. 논란은 ‘손가락'(당원 가입 특례)에 고정됐다. 진성당원제의 원칙을 훼손하는 편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심 의원은 "비정규직 특례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 약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를 민주노동당의 진성당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진성당원제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비당원’에게 후보 선출권을 주는 ‘개방형 경선제’와는 경우가 다르다는 것이다.

    심 의원의 이번 제안에 대해선 대체로 심 의원과 이념적 지향을 공유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좌파그룹에서 더욱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 의원은 "당의 조직전략이 무엇이 돼야 하는지, 만약 내 생각대로 비정규직 정당이 돼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어떻게 그를 실현할 것인가 하는 데로 논의가 집중되길 바랬"지만 "전통적인 논의구도(정파구도)에 갇힌 측면이 있다"며 난감해했다. 또 비슷한 맥락에서 "대의원대회의 여진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비정규직 정당론을 제기한 데 따른 상황적 혼란도 좀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당대회에서 자주파는 ‘개방형 경선제’를, 평등파는 ‘진성당원제’를 대체로 강조하는 경향을 보였다. 심 의원의 이번 제안을 당대회에서 부결된 개방형 경선제의 차선책으로 활용하려는 흐름도 일부 감지된다. 심 의원은 "나는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그 분들은 그 분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이것을 자꾸 섞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심 의원은 진성당원제와 관련해 "현행대로 당권 3개월 원칙을 존중하는 게 옳고 좋다고 본다"면서도 세부 내용에서는 전략적 우선 과제에 복무하는 방향으로 좀 더 융통성 있게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심 의원은 "우리당 위기의 핵심이기도 하고, 승리의 관건이기도 한 비정규직 문제가 과연 그 전략적 수준만큼 취급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비정규직 정당론이 조직전략으로 맞다고 동의된다면 특례는 이 전략에 복무하는 전술적 방법으로서 적극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당이 돼야"

    – 심 의원의 비정규직 당원 가입 특례 제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 달을 보라고 했는데 손가락만 본다. 안타깝다.

    – 당초 제안의 취지가 뭐였나.

    =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당으로 출발했다. 이후 2004년 총선을 계기로 노동자와 농민의 당으로 발전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당으로 확고하게 서야 한다. 이것이 서민을 대변하는 대안정당으로서 집권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민주노동당의 핵심 과제다. 단순한 조직확대 전략의 문제가 아니다.

    중앙위를 앞두고 비정규직 당원 특례 문제를 제기한 것은 기왕에 당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당비를 낮추는 안을 제시한다고 하길래 거기서 멈추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비정규직 중심의 조직전략을 고민하는 계기를 제공하려는 바람에서였다. 비정규직 전략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중앙위에서 집중적인 논의를 촉발한다는 취지에서 제안한 것이다. 이게 원뜻이다.

    – 민주노동당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당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전제되어 있다.

    =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열심히 싸웠다. 그러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기 위한 법제도의 영역에 한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기 위한 제도화 투쟁은 계속돼야 한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 비정규직의 삶 전체에 대한 포괄적인 정책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그걸 토대로 당과 민주노총이 긴밀하게 협의해서 비정규직 조직 프로그램을 구체화해야 한다.

    "내가 제기하는 번지수에 갖다 놓고 논의 진행됐으면"

    – 당원의 문턱을 낯추는 방식보다는 정책과 정치적 실천을 통해 비정규직의 지지를 얻고 그를 통해 자발적 당원가입을 유도하는 게 순리 아닌가.

    = 비정규직 노동자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종합적인 실천 계획을 마련하자는 게 심상정이 말하는 비정규직 정당론의 핵심이다. 당원 가입 특례 조항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고는 애당초 전제하지 않았다. 이는 출마 선언에서 밝힌 바 있다.

    나는 이번 제안이 그동안 내가 일관되게 제기했던 비정규직 조직전략과 연동되어 논의되기를 희망했다. 당의 조직전략이 무엇이 돼야 하는지, 만약 내 생각대로 비정규직 정당이 돼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어떻게 그를 실현할 것인가 하는 데로 논의가 집중되길 바랬다. 그런데 이번에도 개방형이냐 아니냐 하는 식의 전통적인 논의구도에 갇힌 측면이 있다. 안타깝다.

    이 문제는 진성당원제냐, 개방형 경선제냐 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개방형 경선제는 검증도 안 된 비당원에게 우리 후보를 선출하는 권한을 주는 것이다. 반면 비정규직 특례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 약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를 민주노동당의 진성당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당내 논쟁 구도속에서 내 제안의 본 취지가 형해화되고 있다. 내가 제기하는 번지수에 갖다 놓고 논의가 진행됐으면 좋겠다.

       
     
     

    "당원 가입 특례 대상 넓히면 전략적 의미 퇴색"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진영에 의해 ‘동원’되는 비정규직 당원이 양산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 내 제안은 비정규직 진성당원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건 우리 당의 전략적 과제다. 대선을 활용해 당의 전략적 과제에 부합할 수 있는 정도로 올인하자는 것이다. 비정규직 진성당원을 만들자고 하는데, 그걸 두고 동원식이라고 비판한다면 당의 전략적 과제보다 후보선출 문제에 지나치게 경도되어 있는 것 아닌가.

    – 예외를 두기 시작하면 결국 원칙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있다. 당 내에선 특례 대상을 비정규직에 국한하지 말고 좀 더 넓히자는 얘기도 나온다.

    = 내 제안은 특례 자체에 초점을 두고 있다기보다 특례가 필요할 정도의 적극적인 실천 계획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 강조점이 있다. 물론 특례 대상을 넓히면 전략적 의미는 퇴색되는 측면이 있다.

    – 심 의원의 제안을 당대회서 부결된 개방형 경선제의 차선책으로 활용하려는 흐름도 당내에 있는 것 같다.

    = 그건 그분들의 의견이다. 나는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그 분들은 그 분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것을 자꾸 섞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른 주자들도 대선 조직전략에 대한 입장 제시해야"

    – 생산적인 논의를 위해서는 뭐가 필요한가.

    =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이 조직전략의 내용을 보다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럴 때 전당적 차원의 집중적인 실천 방향을 마련할 수 있다. 내가 제기한 비정규직 정당론의 경우, 개방형 경선제를 둘러싼 논란의 여진으로 인해 논쟁의 초점이 다소 잘못 맞춰진 측면이 있다.

    이번에는 정파를 뛰어넘는 비전과 미래 전략으로 대선을 치르자고 다들 동의한 만큼 당내 활동가들이 대선 조직전략 차원에서 생산적 논의를 진행하길 바란다.

    – 이 문제에 대해 다른 주자들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보나.

    = 대선의 조직전략과 관련해 다른 두 분의 견해를 들어본 적이 없다. 대선후보의 소임 가운데 하나는 당의 발전과 승리를 위해 논의와 결의를 모으는 데 중요한 계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다른 주자들도 이 주제와 관련해서 입장을 제출하기 바란다.

    – 평소 심의원을 지지하는 분들 가운데서도 이번 제안에 대해 비판적인 분들이 있는 것 같다.

    = (지난 레디앙 기사) 제목이 ‘심상정, 민노당 비정규직 정당으로 거듭나야’ 하는 정도로 취지가 전달됐다면 이런 오해가 없지 않았겠나 생각한다(웃음). 대의원대회의 여진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비정규직 정당론을 제기한 데서 오는 상황적 혼란도 좀 있었던 것 같다.

    – 진성당원제를 절대적 가치로 보는 시각도 있는 것 같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심 의원의 제안은 원칙의 훼손인데.

    = 당권 3개월 원칙을 존중하는 게 옳고 좋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 당 위기의 핵심이기도 하고, 승리의 관건이기도 한 비정규직 문제가 과연 그 전략적 수준만큼 취급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비정규직 정당론이 조직전략으로 맞다고 동의된다면 특례는 이 전략에 복무하는 전술적 방법으로서 적극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후보들 사이 내용적 차이 없다는 데 동의 못해"

    –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을 본다고 했는데, 배경의 문제의식을 좀 더 충분히 제기한 다음 각론의 문제를 제안하는 것이 수순 아닌가.

    = 비정규직 전략에 대해서는 작년 최고위원회 연석회의 때부터 제기했다. 지금에 와서 제기하는 게 아니다. 당이 깊이 있게 고민하고 준비해 줘야 한다, 후보 선출방법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을 위한 종합적인 정책과 조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작년 말부터 강조해왔다.

    최근 문성현 대표께도 몇 차례 말씀드렸다. 현재 논란을 보니까 대선의 조직전략으로서 비정규직 정당론이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해 당에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고. 단순히 당원을 어떻게 확대할 것이냐 하는 일반적 과제로 이해하거나, 특례 제도가 맞느냐 틀리냐 하는 기술적인 문제로 한정하거나, 더 나아가 전혀 무관한 진성당원제냐 아니냐는 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볼 때 그렇다. 

    조직전략에서 저랑 의견이 다른 분이 있을 수 있다. 다만 민주노동당이 서민을 대변하는 대안적 정치세력으로 발돋움하는데 비정규직 정당론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대선과 총선의 연속국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충분한 토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대표께서 고민해 달라고 어제 말씀드렸다. 대표께서는 단식을 끝내고 몸이 회복되는 데로 논의해 보겠다고 했다.

    – 끝으로 경선에 대해 한 가지만 질문하겠다. 후보들간에 내용적 차이가 분명치 않다는 지적이 있다. 밋밋하다는 것이다. 내용에서 차이가 없다보니 소모적 갈등의 소지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 나는 후보들간에 내용적 차이가 별로 없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당론의 범위내에서 견해 차이가 없었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러나 시대정신을 정확히 읽고 시대를 책임질 수 있는 비전과 정책을 생산하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실력있는 정당으로 국민들에 다가갈 때 우리의 승리가 보장된다. 민주노동당이 승리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인식과 비전에서 다른 후보들과 큰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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