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NSC-미국 “유엔 결의 중대 위반 규탄”
    북 “사고 원인 조사 후 빠른 기간 내 2차 발사 단행”
        2023년 05월 31일 10:4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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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31일 오전 6시29분경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우주발사체 1발이 어청도 서방 200여km 해상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북한도 우주발사체 발사 실패를 공식 발표했다.

    합참은 “이 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하여 어청도 서방 200여km 해상에 비정상적 비행으로 낙하했다”며 “한미가 공조해 추가적인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어청도는 전북 군산 서쪽 60여km에 위치한 섬이다.

    북한도 발사한 지 2시간 30여분 만에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실패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6시27분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예정됐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며 “‘천리마-1’형은 정상 비행하던 중 1계단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하여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리마-1’형에 도입된 신형발동기 체계의 믿음성과 안정성이 떨어지고 사용된 연료의 특성이 불안정한데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해당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원인 해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국가우주개발국은 “엄중한 결함을 구체적으로 조사 해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며 여러가지 부분시험들을 거쳐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안보상황점검회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잇달아 개최하고 북한의 이번 우주발사체 발사는 안보리 결의의 중대한 위반이며 심각한 도발이라고 규탄했다.

    미국 백악관도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해 우주발사체 발사한 것에 대해 강력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다.

    백악관은 30일(현지시간) 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 애덤 호지 명의 성명을 내고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 발사에는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기술이 포함됐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백악관은 “이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며 역내 및 그 외 지역의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은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우주발사체 발사를 통해 ICBM 기술을 검증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우리 전문가들도 같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민석 중앙일보 군사안보연구소 소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UN에서는 북한이 그동안 이와 관련해서 불법을 많이 저질러서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떠한 발사도 할 수 없다, 이렇게 해놨다. 그 말은 북한은 우주 개발조차도 국제사회에서 유보시켜놨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번 우주발사체의) 기술은 다시 말하면 ICBM 발사하는 것하고 비슷하다. 북한이 이 기술을 통해 ICBM의 다른 내용을 검증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같은 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것이) 우주발사체는 맞겠지만 탄도미사일적인 성격이 있다는 것도 틀린 것은 아니다”라며 “(우주발사체와 탄도미사일의) 기술이 사실상 동일하다”고 밝혔다.

    양 위원은 “북한은 ICBM을 여러 차례 시험 발사하지 않았나.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북한이 그동안은 일본 쪽으로 넘어가지 않기 위해 사거리를 제한하느라 고각으로만 발사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우주발사라는 형식을 띠게 되면 정상 각도 발사와 가깝게 된다”며 “결국 ICBM급 미사일의 정상 각도 발사를 시험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 직후 서울 전역에 사이렌이 울리며 경계경보가 발령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서울시는 오전 6시 41분 위급 재난문자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으나, 행정안전부는 오전 7시 3분 문자로 “6시 41분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이라고 바로 잡았다.

    이와 관련 양 위원은 “(서울시에서) 경보를 한 것은 잘한 것”이라며 “정확히 우리의 영공과 영해를 지나갔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발사 방향이 비슷하게 걸쳐 있다. 주의를 해야 하는 것은 맞고, 이런 부분들을 알리는 것이 기본적으로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무작정 대피다라는 식으로 경보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무슨 무슨 발사가 있었다’, ‘방향이 여기를 지나간다’ 그런 정도로 조금 내용을 구체적으로 하고 실제 취해야할 행동을 같이 해놨으면 상관없는데 무작정 대피하라고만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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