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히틀러가 분홍 토끼를 훔치던 날』 외
        2023년 04월 29일 11:47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히틀러가 분홍 토끼를 훔치던 날>

    주디스 커 (지은이),김선희 (옮긴이) / 북극곰

    독일계 유대인으로 태어나 나치 정권의 탄압을 피해 난민 생활을 했던 주디스 커의 자전적 동화 『히틀러가 분홍 토끼를 훔치던 날』이 초판 발간52년 만에 드디어 한국어판으로 출간되었다. 열 살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독재자의 탄압과 긴박한 탈출 과정, 새로운 안식처를 찾기까지 여러 나라를 전전해야 했던 난민 생활까지 생생하게 펼쳐진다.

    독일을 비롯한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홀로코스트 교육의 필독서로 자리잡은 작품이다. 영국 정부는 2012년 이 작품을 비롯한 주디스 커의 홀로코스트 3부작의 사회적 공헌과 기여를 인정하여 작가에게 대영제국 4등 훈장을 수여했다. 목숨을 건 탈출 여정과 궁핍한 난민 생활에도 희망과 꿈을 잃지 않는 주디스 커 가족의 이야기는 한국 독자들의 가슴에도 잊지 못할 감동과 여운을 선사할 것이다.

    —————-

    <일복 같은 소리> – 투명한 노동자들의 노필터 일 이야기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기획) / 동녘

    2172만 명 중 815만 명. 전체 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 노동자의 숫자다(2022년 8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 매일 출근해 생계를 꾸리는 ‘평범한’ 사람들 세 명 중 한 명 이상은 ‘기간제’, ‘계약직’, ‘촉탁직’, ‘파트타이머’, ‘사내하청’, ‘외주용역’, ‘프리랜서’ 등으로 일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서, 같은 일을 하고도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이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매일 자신의 다름을 느끼고 있을까? 어떤 마음으로 업무를 대하고, 동료들과는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출근길과 퇴근길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잠들기 전에는 어떤 미래를 그릴까? 이 책은 우리가 매일 어디선가 마주쳐왔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털어놓는 일의 기쁨과 슬픔에 관한 기록이다.

    이 책에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2011년부터 해마다 모아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박하고 통렬한 글들이 일터별로 담겨 있다. 주차도우미, 퀵서비스 기사, 방송작가, 맨홀점검원, 공장과 식당의 노동자, 돌봄교사, 요양보호사, 편의점 아르바이트, 콜센터 상담원 등 직종과 경력이 다른 노동자 마흔네 명이 들려주는 적나라한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에게 익숙했던 일상의 장소들은 어느새 낯선 공간들로 바뀌어간다. 딱딱한 통계나 제도 논의에 담기지 않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작업현장과 일상, 감정과 관계를 날것 그대로 전하는 이 내밀한 기록들은 ‘목소리 잃은’ 노동에 관한 미시사이자, 우리가 외면해온 한국 사회의 진짜 얼굴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

    <우리말이 국어가 되기까지> – 대화로 읽는 국어 만들기의 역사

    최경봉,김양진,이상혁,이봉원,오새내 (지은이),김민수 / 푸른역사

    ‘국어’의 이 같은 파란만장한 역사 탐색이다. 저자들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일본어 교육을 받고 자랐음에도 ‘국어’를 놓지 않고 “우리말과 우리 삶의 문제에 학문적인 해답을 내놓았던 국어학자”(346쪽) 김민수(1926~2018)와의 대담을 통해 근현대 국어학과 국어 정책의 역사를 촘촘히 훑는다.

    저자들이 국어학자 김민수와 함께한 여정에는 해방 직후의 식민 잔재 청산과 한글 위상 강화에서 1960~70년대의 규범문법 확립과 근대 어문개혁 완결까지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야말로 ‘근현대 국어학의 역사’ 그 자체이다.

    ————-

    <왬! 라스트 크리스마스>

    앤드류 리즐리 (지은이),김희숙,윤승희 (옮긴이) / 마르코폴로

    왬!이라는 듀오가 어떤 방식으로 결성되고 성장하고 마침내 해체하게 되었는지 그 전모를 밝혀준다. 조지 마이클이 우리 곁을 떠나간 지 6년이 지났고 우리들은 상실감에서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앤드류 리즐리는 열등감에 시달리기보다는 친구의 천재성을 감탄하고 격려하는 쪽으로 나아갔다.

    이 책은 자기자랑으로 점철된 팝스타의 뻔한 회고록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선택의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사실 아무리 노력해도 뛰어넘을 수 없는 빛나는 천재성 앞에서 우리들이 얼마나 많이 절망했는지를 돌이켜보면 더욱 그렇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

    조선우선주식회사 (엮은이),하지영,최민경 (옮긴이) / 소명출판

    조선우선은 조선총독부가 설립을 추진한 국책회사로 1912년 설립되었으며, 일제강점기 조선 연안과 근해 해역에서 크게 활약한 식민지 조선 최대의 해운회사였다. 이 책 <조선우선주식회사 25년사>는 설립 이후 1936년까지 회사가 걸어온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기술하고 있으며, 그동안 조선우선이 경영했던 항로의 역사, 소유한 선박의 추이, 자본금의 변화, 사무조직과 영업소, 경영실적 및 보유재산 등이 잘 정리되어 있다.

    조선우선이 식민지 조선의 해운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한다면 이 책은 한 기업의 역사일 뿐 아니라 일제강점기 조선 해운의 역사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기업사 연구 뿐 아니라 해운업 일반에 대한 연구에서도 검토해야할 기본자료로 그 사료적 가치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

    <누구를 위해 특수교육은 존재하는가> – 평등한 분리 교육은 없다

    윤상원 (지은이) / 교육공동체벗

    저자는 ‘시작장애라 명명된’ 특수 교사이다. 차별 없는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특수 교사가 되었지만, 교육 현장은 차별과 그 차별을 양산하는 모순으로 가득했다. 저자는 ‘평등한 분리 교육’ 논리가 진보적 교육 의제가 되고 학교 내 분리 교육이 강화되는 현상을 현장에서 경험하면서, 특수교육이 정말 장애라 명명된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된다. 그리고 한 시각장애라 명명된 특수 교사로서 저자의 경험과 성찰을 기록하게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각장애라 명명된 특수 교사’라는 저자의 정체성에서 비롯된다. 대학 때 장애운동을 만나 장애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임을 인식하게 된 저자는 특수학교 교사로 장애라 명명된 학생들을 만나며 장애학의 관점으로 특수학교와 특수교육의 문제를 바라보게 된다. 그러한 치열한 자기 성찰적 비판의 결실인 이 책은 장애 차별 없는 학교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작은 나침반이 되어 준다.

    —————–

    <생태 감수성을 기르는 그림책 수업>

    이태숙 (지은이) / (주)학교도서관저널

    『하루 한 권, 그림책 공감 수업』과 『인권 감수성을 기르는 그림책 수업』으로 공감의 다리를 놓은 이태숙 선생님이 이번엔 생태 감수성을 회복시킨다. 환경 문제는 너무 큰 주제라 아이들 역시 당장 자기 문제로 느끼기 쉽지 않다. 그러나 작품 속 상황과 주인공의 심정을 직관적으로 보여 준다.

    아이들은 그림책을 통해 지구 온난화, 생물 다양성, 미세플라스틱 등 환경 문제를 자기의 문제로 공감하며 환경을 지키기 위한 작은 행동을 실천에 옮길 수 있다. 이 책은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환경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교사와 학부모에게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

    <생태 전환 교육>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지은이) / (주)학교도서관저널

    5가지 주제별 62권의 그림책으로 여는 생태 전환 수업 안내서.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의 가치를 널리 알려 온 ‘그림책사랑교사모임’이 그림책과 연계한 환경 교육 활동을 담아냈다. 지구 온난화, 쓰레기 처리, 동물 보호, 공정 무역, 재생 에너지 등 국제회의에서나 논의될 법한 환경 이슈도 아이들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 교사는 이 점을 포착하여 인식과 행동을 모두 바꾸는 ‘생태 전환’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환경 그림책은 많은데 과연 이 그림책들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까? 독후감 쓰기, 포스터 그리기 같은 일반적인 활동 말고,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환경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바꿀 효과적인 독후 활동은 없을까? 이 책은 방대한 환경 문제를 5가지 큰 주제로 나누고 62권의 그림책을 소개한다. 동시에 62권 각각에 해당하는 효과적인 독후 활동을 소개한다. 교사는 이 책을 통해 한 차시 수업부터 프로젝트 수업까지 다채로운 규모와 종류의 독서 활동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