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복지사의 날,
    노동자 스스로의 목소리
    [기고] 노동조합과 사회복지 현실
        2023년 04월 05일 10:5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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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30일은 사회복지사의 날이다. 협회와 같은 곳에서는 좋은 장소에서 정장을 입고 기념식을 하지만 이런 날이 사회복지사의 날의 본질은 아닐 것이다.

    이날 오전 용산집무실 앞에 다양한 분야의 사회복지 노동자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에는 임금가이드라인의 영향을 받는 여러 사회복지 노동자들이 소속되어 있지만 이들은 작년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개선위원회에서 배제되었다. 처우개선을 위한 논의의 자리에 헌법에서 보장한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의 권리를 가진 노동조합이 배제되었다는 것이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지만 정부가 현재 민주노총의 노동자들을 대하는 태도를 봤을 때 배제와 외면의 시기는 앞으로도 이어질거라 예상이 되기에 우리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안되었다.

    기자회견(이하 사진은 공공운수노조)

    비정규직 노동자, 청년노동자 등 다양한 노동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날 구호에는 사회복지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라는 구호가 용산 집무실 상공으로 울려퍼졌다.

    기념식 선전전 사진

    오후에는 사회복지사의 날 기념식에 불청객으로 참여했다. 처우개선위원회에 제외된 사회복지 노동자들의 요구를 현장에서라도 알리기 위해 여러 사회복지 노동자들이 기념식 현장에서 피켓과 현수막을 들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 취임식을 겸한 기념식 사진을 보면(협회 SNS에 있다) 사회복지사의 미래는 엄청 밝아 보인다. 그런데 그동안 현장에서 여러 사회복지 노동자들의 힘겨운 모습을 봐온 내 입장에서는 사회복지사의 날에 이런 기념식이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 오지 못한 오늘도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허덕일 사회복지사들이 떠올랐다.

    이날 사회복지 현장에 필요한 목소리는 기자회견에서, 기념식장에서 우리 스스로가 들었던 현수막과 피켓에 담겨있었다. 사회복지 현장은 이용자와 노동자 만족해야 행복한 현장이 된다. 이용자와 노동자가 만족하는 사회복지 현장은 공공성과 노동권이 보장되야하는 현장이지만 현장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을 보면 답답할 때가 더 많다.

    이날 오전에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복지예산 마련을 촉구하는 피켓을 든 참가자

    답답한 현실 속에서 그나마 우리가 사회복지 현장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사회복지 현장의 공공성과 노동권을 위해 목소리 내는 노동조합이 현장에 있다는 것이다. 수년간 조합원으로서 봐왔던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는 노동자로서의 노동권 보장에도 힘썼지만 사회복지 현장에서 사회적 역할에도 힘써온 노조였다. 어떤 단체보다 신뢰할 수 있다.

    사회복지사의 날은 내년에도 있을 것이다. 사회복지사의 날에 번듯한 기념식을 한다고 해서 전국의 사회복지 노동자들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기념식을 하더라도 사회복지 현장의 괴롭힘이 사라지거나 열악한 임금이 오르는 것도 아니다. 다음 사회복지사의 날에 우리가 조금 더 행복해지리면 무엇을 해야할까. 그건 대부분의 공공부문 하청노동자인 사회복지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열악한 우리의 현실을 알려내는 것이다.

    서울YMCA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선전전을 진행한 사회복지지부 조합원들(사진=사회복지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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