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최초 민주노동당 대통령될 것”
        2007년 03월 11일 01: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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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11일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민주노동당 출신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며 대선후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노회찬 의원은 이날 민주노동당 대의원대회가 열리는 강남 센트럴시티에서 출마 선언식을 갖고 “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라는 정치경력을 쌓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니다. 진보정당의 집권을 통해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 3월 11일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로 출마를 공식화 하고있는 노회찬 의원
     

    그는 우리 사회 양극화의 심화를 지적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경제가 문제라고 얘기하고 이번 대선에서 경제 대통령이 뽑혀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며 하지만 “2006년 경제성장률이 실현 가능한 최대 성장치인 5%에 이르러 OECD국가 중 상위를 기록하고 수출도 기록적인 3000억불에 도달했는데 경제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문제는 바로 분배에 있다”며 “왜곡된 분배구조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벌 중심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중소기업들은 수직계열화되었다”며 “재벌기업은 임금상승 등에 따른 원가 절감 압력을 하청업체, 납품업체에 전가하고 이들 업체들은 비정규직 착취를 통해 채산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해외 농산물 수입으로 저농산물가격을 유지해 농촌경제가 파탄 직전에 몰리는 한편 재벌과 해외자본의 이익은 증가했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이러한 사회양극화 심화와 관련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공동정범”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를 향해 “사회양극화의 심화를 감수하고서라도 대자본 중심의 성장을 밀어붙이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한미FTA 협상을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 범여권 통합신당세력에 대해서도 “노무현 정부의 무능과 실정으로 피눈물을 흘리는 서민들에게 일말의 책임감이라도 느낀다면 이번 대선에 후보를 출마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그는 “한국경제의 거대한 암초가 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강력한 재벌중심 성장노선은 재벌 지배체제를 강화함으로써 분배구조를 악화시키고 사회양극화를 더욱 조장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들을 지목하며 “박정희의 70년대에 행복했던 사람들은 그들밖에 없었다”고 규탄했다.

    노 의원은 “제가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일자리, 주거, 교육, 건강 등 ‘서민의 4대 기본권’을 직접 챙기겠다”며 왜곡된 분배구조를 개선을 위한 특단의 조치로 아홉 가지 민생특별법의 제정을 주장했다. 사회양극화해소특별법, 부유세법, 사회복지세법, 비정규직 정규직전환 특별법, 공공교육복지일자리 100만개 창출 특별법, 부동산투기 범죄수익 몰수법, 분양원가 전면공개법, 주택초과보유 제한법, 공공임대주택 150만호 건설특별법 등이 그것이다.

    그는 “조세정의 실현을 위해 탈세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탈세자금을 전면 몰수하겠다”며 “백만장자와 대기업으로부터 매년 20조원을 걷어 650만 빈곤층에게 매년 300만원씩 지원하고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해 빈부 격차를 IMF 이전 수준으로 줄여내겠다”고 약속했다.

    노 의원은 “이 모든 법을 취임 100시간 이내에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2008년도 정기국회까지 통과시켜내겠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국민지지율이 50%가 넘는데도 보수정당이 발목을 잡는다면, 대통령에게 주어진 모든 권한을 사용해 그 장벽을 허물어버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또 남북관계와 관련, “임기 내에 ‘낮은 단계의 국가연합’을 성사시키겠다”며 “즉각 남북 지상군 병력 10만 감축을 추진하고 절감되는 군사비 예산으로 공공교육과 복지예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라크는 물론 세계 각국에 파견된 무장병력에 대해서도 “일제히 철수시키겠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이 ‘반신자유주의 정치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대선은 그간 사회양극화를 조장해온 세력과 사회양극화를 해소시킬 세력간의 일대 결전민주노동당은 이 될 것”이라며 “신자유주의 진영과 반신자유주의 진영 간의 각축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반신자유주의 정치 전선’으로 제17대 대선을 진보진영 전체의 승리로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노회찬 의원의 출마 선언은 그와 함께 진보정당 집권의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새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새꿈들)’ 87인의 입장으로 시작됐다.

    새꿈들 87인은 ‘새세상 선언문’을 통해 “세상의 중심에 사람들이 있고 사람들의 중심엔 새 세상을 여는 열쇠, 살아있는 정책이 있다”며 “우리 87인은 ‘새세상을 여는 열쇠’를 찾아 나섰다. 정책 배심원으로 현장 중심 정책 만들고 가다듬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절망 속에서 희망의 싹을 틔우는 법”이라며 “노회찬과 함께 살아있는 정책을 실현해낼 것이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새꿈들 87인 중 용접공인 김종해씨가 격려사를 낭독하고 있다
     

    노회찬 의원의 직업학교 시절 용접반 동기인 김종해씨도 새꿈들에 참여, 이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노회찬 의원은 제 친 형님같은 분”이라며 “80년대 초 힘들고 배고팠던 때 형도 똑같이 어려우면서 제가 거제 대우조선에서 일할 때 내복을 사보내주기도 하고 전태일 열사의 책을 보내기주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노 의원이 대선 출마를 한다니 한국 정치사에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큰 정치인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 생애 첫 투표를 하게 되는 87년생 대학생과 원주에서 친환경 농업을 하고 있는 한 농민도 노 의원의 이날 출마를 격려했다.

    청와대 앞에서 한미FTA협상에 반대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는 이날 전화 통화로 노 의원의 출마를 격려했다. 문 대표는 “노회찬 동지가 오늘 당내 경선 후보로 출마하는 기자회견장에 가야 하는데 청와대를 접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앉아 있다”며 “노회찬 의원은 대통령 후보가 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고 오늘 그 첫길을 연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노회찬 의원은 생김생김이 대통령되기에 좋은 얼굴을 타고 났다”며 “12월 19일 노회찬 의원이 당내 경선을 훌륭하게 거쳐내고 대통령이 돼 저 (청와대) 문을 열어젖힐 것으로 믿는다”고 격려했다.

    이날 출마 선언은 노회찬 의원이 이번 대선에서 진보정당의 새바람을 만들어내겠다는 의미에서 참석자 전원의 함성과 박수와 함께 행사장에 마련된 바람개비를 돌리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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