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전하는 진취적 리더십 필요하다
        2007년 03월 10일 08: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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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월 7일 대선후보를 공식화 하는 기자회견에서 활짝 웃고 있는 심상정 의원 (사진=심상정 의원실)
     

    “민주노동당은 4.15총선 이후 국민들의 기대에 환호했을 뿐 그 역설이 가져올 냉엄한 현실을 주목하고 대비하지 못했다. 그저 그 기대를 재현하고픈 선거공학에만 경도되어 있었던 것은 아닌가?”

    민주노동당 대선주자인 심상정 의원이 오는 11일 당 대의원대회에 맞춰 현재 당의 위기를 불러온 문제를 비판적으로 돌아보고 당 혁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성찰과 혁신안 제시는 ‘대선후보들의 소임’ 

    심 의원은 ‘강한 민주노동당으로 가는 길’이란 자료를 통해 당에 대한 반성적 성찰과 혁신안 제시하는 것은 "대선후보들의 소임이자 대선후보로 나서는 자의 도리”라고 밝혔다. “2007년 대선이 민주노동당의 위기를 돌파하는 전환점이 돼야 하고 민주노동당의 변화 가능성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대선 경쟁력”이라는 판단에서다.

    심 의원은 먼저 “선거가 끝날 때마다 당내에서 관성적으로 제기되는 ‘위기론’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제 당이 위기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존의 민주노동당 위기론이 “(선거에 대한) 과도한 기대치에서 비롯된 주관주의적 패배감”에 기인했으나 현재 민주노동당의 위기는 “과연 민주노동당이 진보세력을 대표할 수 있느냐는 근본 물음”에서 나오는 ‘근본 위기’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이 진보의 의제를 보수 한나라당에 빼앗겨버렸고, 과거의 인식에 갇혀 있으며, 집권을 하려는지 운동정당으로 남으려는지 모르겠다는 등의 비판들이 당에 대한 이러한 ‘근본 물음’이라는 지적이다.

    심 의원은 현재 민주노동당 위기의 핵심으로 당이 대안정치세력으로 스스로 정립하지 못하고 서민대중을 전략적 지지기반으로 구축하지 못한 점을 들었다. 그는 “민주노동당이 노무현 정권을 비판하는 여러 야당 중의 하나로만 인식되는 한 진보정당의 자격을 갖추기 어렵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심 의원은 다른 나라의 대다수 진보정당이 제도권 진입 초반 겪었던 ‘기대의 역설’을 민주노동당 역시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이 2004년 원내진입으로 대중들의 기대를 한껏 높였고 스스로도 진보적 환타지에 빠졌지만 민주노동당의 공급능력과 속도는 이에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기대의 역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진보정당은 정당의 이념적, 정책적, 조직적 기반을 강화할 수도 있으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책임소재의 공방으로 치닫고 정치 공학적 해법에 치중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데, 민주노동당은 후자에 가까웠다는 지적이다.

    진보정당 민주노동당은 이래야 한다

    심상정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과연 ▲대안정당 ▲지식정당 ▲서민정당 ▲노동정당 ▲책임정당 ▲생활정당인가 하는 질문을 던졌다. 여섯 가지 반성적 성찰을 통해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으로서 갖춰야할 면모와 당이 나아갈 방향을 주장한 것이다.

    심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지향하는 사회 틀, 비전이 필요하다”며 “대표적으로 이제 보수경제체제에 맞서는 대안적 경제모델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대선출마 시 제안한 ‘세박자 경제론’의 의미를 강조한 셈이다.

    심 의원은 또 민주노동당이 미래정당으로서 “이 땅에서 진보와 개혁을 연구하고 말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은 모두 민주노동당으로 결집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민주노동당을 떠나가는 진보 지식인과 정책연구원들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시대의 지식을 광범하게 조직하지 못하는 정당은 더 이상 진보정당이기 어렵다”며 “문을 열고 시대의 지식을 초대하는 지식정당이기 위해 지도력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스로 서민정당이라는 민주노동당이 민생현안인 주거 문제에 즉자적으로 대응해온 점을 강하게 비판하며 “서민들의 절박한 요구와 그 정서가 당 사업의 밑바닥에 흥건히 깔려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생사업이 당의 일상 사업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는 이러한 진보 민생 의제들을 대중적 정치운동으로 발전시킬 것을 주문했다. “서민들이 직접 강남 타워팰리스 앞에서 종합부동산세 납부를 외치게 하라.”

    심 의원은 또 민주노동당의 ‘노동정치’ 부재를 지적하며 대선을 통해 ‘민주노총당’에서 ‘비정규직 당’으로 거듭날 것을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전략적 실천행위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을 만들고, ‘비정규직 등록제’를 통해 당내경선에 비정규직을 참여시키며, 민주노총과 지역위원회가 공조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심 의원은 당의 리더십 복원과 그에 따른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오랜 권위주의 경험에 따른 외상(外傷)으로, 당 활동가들이 리더십이나 조직의 권위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에 당혹스러웠다”며 “진보정당은 항상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하고, 그 신속한 결정, 단결된 실천을 위해 지도부의 결단과 그에 따른 책임연계도 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민주노동당이 지향하는 수평적 연대체로서의 공동체 사회를 위해 “우선 민주노동당이 먼저 하나의 진보적 생활공동체로 형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원들간의 삶의 공유와 폭넓은 참여로 하나의 공동체로 모범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지역위원회의 지역센터화를 통한 생활정당으로 성장을 강조했다.

    중앙당을 예비내각 체제로

    심상정 의원은 이러한 진보정당으로 민주노동당이 발전하기 위해 다섯 가지 방법론을 제안했다. 이른바 ‘당 혁신안’ 또는 ‘민주노동당 현대화 5대 노선’으로 예고됐던 ▲예비내각체제(섀도우 캐비넷) ▲지역공동체센터 ▲정책당대회 개최 ▲연수원의 진보정치대학 전환 ▲ 정파경쟁 혁신이 그것이다.

    심 의원은 우선 민주노동당 중앙당 조직을 정권의 대안권력조직인 ‘예비내각체제(섀도우 캐비넷)’로 전환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권력장악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라면, 보수권력의 정치·경제·사회적 지배체제를 일상적으로 대면하는 구조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며 “보수정책들과 일상적 투쟁을 통해 진보정책과 비전을 벼르고 실력 있는 진보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안내각체계에서 (당내 정치인들의) 지도력도 훈련하고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는 앞으로 비례대표의 선출방향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최고위원회도 의원단과 연계해 국정 전반을 파악하고 사업을 직접 주관하고 책임지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당 개혁에 더불어 심 의원은 당의 지역 조직 역시 ‘지역공동체센터’로 자기 위상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안적 주민자치센터, 주민복지센터로서 위상을 재정립하고 지역사회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조직은 지역공동체센터로

    그는 구체적으로 ▲지역위원회가 카드수수료인하, 대형마트 규제, 지자체 감사 등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인정받고 ▲이를 계기로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주도적 역할자로 자리 잡으며 ▲지역 상황에 근거한 지역사회 발전전략을 마련해 지역정치의 대안세력으로 발전해나가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심 의원은 ‘정책당대회’ 개최도 제안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은 정책과 이념에 따른 정당체계의 재편을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 역시 정책과 노선을 둘러싼 생산적인 논쟁을 찾아보기 힘들고, 정파적 지형에 따라 재단되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1년에 한 번씩 정책당대회를 개최하고, 대의원 일부가 참여하는 정책주제별 위원회를 구성해 사전에 당 정책을 평가하고 개혁방안을 내도록 하는 세부 방안을 제시했다. 더불어 당내 의견그룹들의 비전과 정책제안도 제시, 토의할 수 있게 하고 이와 연계해 ‘정파등록제’나 “몇 몇 이상의 책임을 공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심 의원은 중앙당에 교육부를 신설하고 연수원을 진보정치대학으로 전환해 당내 교육을 일상화, 체계화할 것을 주장했다. 더불어 세계의 진보정치사례를 공유하고 각 지역의 모범적인 진보정치활동사례를 발굴하는 사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또한 가칭 ‘진보장학기금’을 마련할 것을 주장했다. 주류 학문이 지배하는 대학에서 비판적 지식인을 재생산하고 미래 진보정당 지식활동가를 지원하는 방안이다.

    끼리끼리 정파에서 헤게모니 정파로

    심 의원은 마지막으로 정파경쟁의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민주노동당의 정파는 지나치게 중앙당 정치에 경도되어 있고 선거조직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거래에 의한 퇴행적 담합구조’라고 비난했다. 그는 정파의 ‘과잉대표’로 당원들이 의사결정과정에서 소외되고 “이는 민주노동당이 한국사회의 모순을 관통하는 핵심의제 및 담론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당내 정파를 향해 ‘끼리끼리 정파’에서 탈피해 ‘헤게모니 정파’로 혁신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자신을 형성하는 정체성이 과거 족보에 기초한 연줄이 아니라 진보적 이념과 정책으로 달구어진 콘텐츠가 되어야 한다”며 “당의 노선과 정책을 풍부하게 하거나 혹은 견제하면서 대안담론과 정책을 제시하는 콘텐츠 경쟁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심상정 의원은 “우리가 시대적 요구와 민주노동당의 역사적 소명을 진지하게 마주한다면, 오늘의 위기가 강한 민주노동당으로 다시 태어나는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위기 국면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의 진취적인 리더십이 형성되기를 바란다”며 “당은 거래가 아닌 혁신, 봉합이 아닌 비전, 그리고 진취적이고 도전하는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후보 경선이 진보정당의 진정한 리더십을 찾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강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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