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명부제 폐지, 통합단일명부제를
By
    2007년 03월 02일 12:40 오후

Print Friendly

민주노동당은 오래 전부터 여성할당을 구현하는 한 방법으로서 여성만 출마할 수 있는 여성명부제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제 중앙위원, 당대의원, 시도당대의원, 지역대의원 등 각급 대의원선거는 물론, 최고위원선거, 시도당 집행부선거, 지역위 집행부 선거까지 당내 거의 모든 선거에서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일반명부 이외에 별도로 여성명부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여성명부제는 자체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 이번 당대회에 상정된 최고위원 선거제도가 여성할당 정신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개정되길 바라며 이 글을 씁니다.

먼저 여성명부제와 여성할당제는 서로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여성할당제를 구현하는 한 방법으로서 여성명부제를 도입하고 있을 뿐, 여성명부제가 여성할당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대안으로 제시하려는 통합단일명부에서도 충분히 여성할당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제 현행 여성명부제의 문제점을 하나 하나 얘기해 보겠습니다.

   
 ▲ 민주노동당 2기 지도부 출범식 (사진=민주노동당)
 

첫째, 여성명부제는 민주주의 4대 선거원칙중 재산, 성별, 학력등에 제한없이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보통선거 정신을 일부 훼손하고 있습니다. 일반명부에 여성이 출마할 수 있는 반면, 여성명부에는 남성이 출마할 수 없는 것은 비대칭 피선거권 제한 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두번째, 여성명부제는 여성할당제의 근본정신인 여성의 정치활동 확대에 오히려 방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민주노동당의 여성명부제는 여성정치인의 자생력을 죽이는 제도로 굳어가고 있습니다.

최고위원 선거에서 여성은 합의추대에 의하지 않고서 실질적으로 대표에 출마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고, 남성과 함께 겨룰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등의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당에서 최고위원 정도라면 여성, 남성을 떠나 앞으로 당밖에서 기성 정치인들과 겨뤄야 하는 최고급 정치인인데 개인으로도 당으로도 큰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세번째, 여성명부제는 당원들의 표심을 왜곡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집단지도체제인 최고위원 선거에서 대표명부, 일반명부, 여성명부로 나뉘어 비례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현재 당헌개정안으로 올라온 최고위원 선출방식은 양대 정파 출신이 아니면 당선이 거의 불가능한, 철저한 통제와 억압이 통하는 권력 독과점 제도입니다. 만약, 최고위원 선거명부를 통합하여 단일명부제를 도입하면 선거 절차가 간소해질 뿐만 아니라, 표심이 정확하게 반영되어 당내에서 다양한 세력들이 자신들의 득표율에 따라 당선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네번째, 여성명부제는 당 밖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기형적인 선거제도입니다. 사실 단일선거구에서 투표명부를 나누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지난 동시 지방선거처럼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광역의원, 기초의원처럼 선출단위가 다를 경우에만 명부를 달리하여 선출하는게 정상입니다. 똑같은 최고위원을 뽑는데 명부를 나누는 것은 선거원리상 맞지 않고, 똑같은 중앙위원을 뽑는데 명부를 나누는 것 또한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대안은 통합단일명부제를 도입하는 것입니다. 사실 통합단일명부 도입은 대안이라기 보다는 현행 비뚤어진 선거제도의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합단일명부제 아래서 여성할당은 여성당선자가 여성할당(30% 이상) 정수에 미달하면, 차순위 여성후보가 당선되게 함으로써 충분히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 집단지도체제 원리에 충실하고 표심의 왜곡이 최소화되어 당심이 정확하게 나타납니다. 둘째, 불필요한 시간과 돈과 인력을 소모하는 결선투표를 실시하지 않아도 됩니다. 세째, 명부가 통합됨으로써 선거가 간소화되고 선거관리가 훨씬 쉬워집니다. 네째, 담함(세팅)선거를 거의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왜냐하면, 최다 득표자가 당대표가 되고,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을 임면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됨으로써, 각 정파는 최다득표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통합단일명부에서는 적당히 표를 분배하여 권력을 독과점 하던 담함(세팅)선거가 굉장히 어려워진다는 뜻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당헌개정안으로 올라온 방식과 제가 주장하는 통합단일명부를 당내 정파를 감안하여 비교해 보겠습니다.

* 현행방식 (당헌개정원안): 총 1인5표 / 결선투표 필요함
대표명부(1명선출): 1인1표/과반득표당선/과반득표미달시 결선투표 (양대정파 2파전 예상)
일반명부(3명선출): 1인2표/다득표순 당선/결선투표 필요없음 (양대정파 2:1 과점예상)
여성명부(3명선출): 1인2표/다득표순 당선/결선투표 필요없음 (양대정파 2:1 과점예상)

* 통합명부제 방식 (대안): 총 1인 2~3표 / 결선투표 필요없음
최고위원명부(7명선출): 1인2~3표/다득표순 당선/ 결선투표 필요없음 (소수세력진입가능)
최다 득표자가 당대표가 되고, 여성당선자가 여성할당 정수에 미달시 차순위 여성득표자가 당선자가 됨.

저는 개인적으로 뜻있는 여성들이 여성명부제 폐지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여성할당제의 정신을 구현하는 길이며, 여성들이 여성만의 리그에서 벗어나 당당히 ‘여성’정치인에서 여성’정치인’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