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조기 등록 추진
    2007년 02월 22일 12: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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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대선후보 조기 등록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진영간 검증 공방으로 당의 분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조기 후보 등록으로 특정 후보의 탈당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경선준비위원회 활동을 보고하며 “경선 시기와 방법에 앞서 후보 등록을 조기에 받자고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 당헌·당규에 의하면 4월 11일쯤 후보등록을 하기로 되어 있는데 더 앞당기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현행 당헌 당규는 대선 6개월 전인 6월경 경선을 실시하고 그 2개월 전인 4월경 후보 등록을 실시토록 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특히 조기등록제 추진의 배경과 관련 “현행 선거법에서는 정당 대선후보로 등록한 후 탈당해서 다시 대선에 나갈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후보 등록을 조기에 받도록 합의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다가 불복하면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당내 후보로 등록하면 경선에 참여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조기등록제가 도입될 경우, 특정 주자의 탈당에 따른 한나라당의 분열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보다 빨리 불식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한나라당 대선주자 진영도 대체로 후보 조기 등록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이명박 전 시장측 박형준 의원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내가 후보 조기 등록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측 김재원 의원도 “각 후보 진영이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손학규 전 지사측 정문헌 의원도 “6월 전당대회에 앞서 ‘조기등록’을 걸어놓고 당이 깨지는 것을 막자는 의미”라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대선주자 진영에 따라 조기등록제 도입을 바라보는 시각은 차이를 갖는다. 박근혜 전 대표측은 경선 시기를 현행 6월보다 늦출 수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에 따른 당의 분열 우려를 조기등록제로 차단한다는 계산이다. 반면 이 전 시장측은 조기등록제 도입을 제안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 전 시장의 탈당 가능성을 불식시키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경선 시기와 후보조기등록제를 연계해서 보는 것에는 반대 입장이다.

더구나 한나라당은 대선후보 조기등록으로 당의 분열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주장이지만 실제 ‘조기’ 등록이라고 할 만큼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 경선준비위에서 조기 등록만 합의했을 뿐 여전히 대선주자간 가장 민감한 사안인 경선 시기와 경선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본격적인 논쟁조차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후보 검증 문제만 해도 경선준비위가 한시적으로 불씨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다.

후보 조기 등록제는 당헌 당규 개정 사항인 만큼 경선시기와 방법 등과 함께 최고위원회를 거쳐 전국상임위원회에서 일괄 처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경준위 활동 기한인 3월 10일까지 경선방식과 시기, 검증 등에 대한 각 진영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나마 3월 중 합의를 이뤄 전국상임위원회를 개최해 처리된다 해도 현행 4월 후보 등록에서 과연 며칠이나 후보 등록을 앞당길 수 있을지 미지수다.

더구나 특정 주자 진영이 끝내 경선방식과 시기에 동의하지 못할 경우, 후보 조기 등록에 앞서 탈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오히려 당의 분열 시기만 앞당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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