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성트로이카’의 주역
    이재유 기념사업회 발족
    일제하 사회주의-노동운동의 전설
        2022년 10월 26일 10:2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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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 1930년대 조선의 노동운동과 사회주의운동에서 전설적인 존재로 알려진 이재유 선생의 기념사업회(준)가 25일 오후 5시 조계사에 있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발족했다. 사회운동, 재야운동, 민주노조의 활동가들 100여명이 참석했다.

    일제강점기 시기 임시정부와 해외의 무장투쟁, 국내의 신간회와 조선공산당 활동 등 다양한 항일운동들에 대해 많이 연구되고 알려졌지만 암흑기였던 1930년대 불굴의 의지로 노동자 조직화와 조선공산당 재건을 목표로 한 사회주의 활동을 전개한 이재유 선생과 이관술 등 그의 동지들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1990년대 이후 김경일(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의 <이재유 연구>, 안재성 작가의 <경성트로이카>, 황석영 작가의 <철도원 삼대> 등을 통해 비로소 이재유 선생의 삶과 투쟁이 조망되기 시작했다.

    이재유 선생은 1930년대 조선공산당이 수차례의 조직사건 탄압으로 사실상 붕괴하고, 군국주의와 전쟁으로 내달리며 조선의 모든 사회운동을 폭력적으로 억압했던 일제의 무단통치 속에서도 아래로부터의 노동자 조직화와 파업, 사회주의자들의 재건을 위한 활동을 치열하게 전개했다,

    일제가 불온세력의 수괴로 지목하고 거액의 현상금을 내걸고 추적했지만 선생은 잡히지 않았고 다양한 조직활동과 <적기> 등 지하신문을 발행하면서 활동을 이어갔다. 1936년 결국 일제 경찰에 체포되어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만기를 채웠지만 전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청주보호교소도에서 추가로 수형생활을 해야 했고 악독한 고문의 후유증으로 해방을 10개월 앞둔 1944년 10월 감옥에서 옥사했다. 이재유 선생은 드물게 남과 북 모두에서 독립유공자로 서훈을 받았다. 10월 26일은 선생의 서거 78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재유 선생 기념사업회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이자 민주노총의 지도위원을 역임한 김금수 선생의 제안으로 2022년 발기인 모임을 3차례 진행하고 이날 기념사업회(준)을 발족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념사업회 발족식 당일 김금수 선생이 노환으로 별세하여 참석하지 못했다. 전날 작성한 격려사를 통해 고 김금수 선생은 “이재유 선생의 해방세상을 향한 혁명사상을 기념사업회가 세상에 널리 알려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김명환 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발족식은 이원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의 여는 발언과 최승회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 이사장의 ‘이재유 선생의 삶과 투쟁’에 대한 설명, 기념사업회 추진 경과 보고로 이어졌다.

    격려사를 하기로 예정했던 김금수 선생이 별세하고 또 황광우 ‘동고송’ 상임이사도 건강이 좋지 않아 참석하지 못하고 서면으로 “항일운동가들, 사회주의 운동가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유지를 받들어갔으면 한다. 기념사업회가 더 많은 항일 운동가들을 발굴하고 알려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이날 발족식에는 이재유 선생과 함께 ‘경성트로이카’ 등을 통해 함께 사회주의운동과 노동운동을 했던 이관술 선생과 이효정 선생의 유족들도 참석하여 발족을 축하했다. 이관술 선생의 외손녀인 손옥희 씨는 “집안에서 이관술이라는 이름은 금기였다. 그러다가 2004년 안재성 작가의 소설을 보고 할아버지의 삶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고 말하며 “이재유 선생과 이관술 선생 등의 부끄럽지 않은 삶, 아니 오히려 자랑스러운 그분들의 삶과 투쟁, 활동 등이 세상에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사업회 준비위원장으로 선임된 최승회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 이사장은 본조직 출범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기념사업회 본조직은 2023년 5월 1일 선생이 옥사한 서대문형무소 앞 광장에서 출범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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