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비대위-권성동 진퇴
    국힘 내홍 여전히 진행형
    수습 후 거취 표명 vs 권 사퇴 먼저
        2022년 08월 31일 02: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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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내홍이 갈수록 심화되는 모양새다. 일부 중진 의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 재추진 반대와 권성동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반면, 권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추대한 비대위원들 사이에선 권 원내대표 사퇴 요구가 “해당행위”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국민의힘은 전날인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새 비대위를 출범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당 비상상황’ 관련 비대위 전환 요건을 손질하는 당헌 개정안을 추인했다. 국민의힘은 당헌 개정안 의결을 위한 상임전국위를 소집해 추석 연휴 전까지 새 비대위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권 원내대표 거취는 앞선 비대위 결정대로 새 비대위 출범 이후 결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비대위 하지 말라는 법원 결정을 받고서도 비대위를 계속 추진하는 건 두 번 죽는 길”이라며 “우리 당이 뭐에 씌었는지 모르겠다. 굉장히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비대위 무효 결정이 났으니 지금 있는 비대위를 없애야 한다”며 “새로운 비대위를 추진하는 작업을 기존 비대위에서 결정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비대위가 무효화되면 새로운 비대위 추진도 못한다. (새 비대위 추진은) 수습이 되는 게 아니라 상황만 더 악화된다”고 우려했다.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기로 한 데엔 “권성동 대표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것 같은데, 대단한 오판을 하고 있다”며 “이걸 계속 추진하게 되면 아마 권성동 원내대표가 더욱더 큰 정치적 내상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정지를 풀어달라는 ‘맞불 가처분’을 낸 것에 대해선 “질 싸움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동일한 판사인데 자기가 판결이 틀렸다고 번복할 가능성이 없다. 지도부가 지는 길, 실패하는 길을 계속해서 가고 있다”고 했다.

    최근 초·재선 의원들이 ‘대안 없이 당을 흔든다’며 새 비대위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비판하는 성명을 낸 것과 관련해선 “어제 의총에서도 대안을 제시했다. A안은 비대위를 계속 밀어붙이는 거고, B안은 (새로 선출된)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면서 나머지 최고위원들을 보완해 가는 것”이라며 “이렇게 하면 추석 전에 당이 수습이 되고, 이준석 전 대표에게 퇴로를 열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대표직에서) 사퇴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고 반박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새 비대위를 재추진하는 것은 “법원에 당의 운명을 맡기는 일”이라며 반대했다.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가능성이 높아 비대위가 또 다시 해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번 법원 결정은 비대위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법원의 가처분을 받은 것을 가지고 다시 비대위로 가면 다시 또 아마 가처분이 들어올 거다. 당의 운명을 법원에 맡기고 잘 되기를 바랄 것인지, 아니면 최고위로 돌아가서 우리의 운명을 우리가 스스로 정하는 일을 할 것인지, 두 가지 판단 중 후자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새 비대위가 성립하기 위해서 새롭게 법(당헌)을 고친다면 국민들이 이해하시겠나. 여당이 법원과 싸우려고 한다고 비쳐질 것”이라며 “법원의 판단대로 다시 최고위로 돌아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당 내홍의 주요 원인이 권 원내대표에게 있다며 원내대표직 사퇴를 강하게 촉구했다.

    조경태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런 상황까지 벌어지게 되고 지난번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최고위원들이 사퇴하게 된 원인은 ‘문자 파동’이었다”며 이번 사태를 가져오게 된 원인제공자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그것을 구성하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안 맞는다”고 말했다.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 대표 직무대행을 맡기자는 주장이 당 지도부에서 수용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자신들의 욕심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의원들만 가지고 중대차한 문제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민주적인 원내지도부라면 지금이라도 당원투표를 해서 (당의 진로에 관한) 그 뜻을 물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의총에서 이 전 대표 추가 징계를 결의한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께서 연찬회에 을지훈련과 수해를 입은 국민들을 생각하면서 술을 마시지 말자고 했는데 음주를 한 분이 이준석 전 대표가 아니라 권성동 원내대표 아닌가. 그럼 누가 징계를 받아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반면 비대위원인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추석 전까지 사태를 빨리 수습하기 위해 현재 원내대표가 수습하는 게 낫겠다는 입장을 의원들이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다시 한 번 사퇴를 또 운운한다면 이것은 해당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가) 사태를 수습 빨리하고 본인이 거취 표명을 현명하게 하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전 의원은 또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새 비대위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당내 비판에 대해선 “극히 일부 의원이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에 이뤄진 당헌·당규 개정에서는 비대위의 설치와 관련해 요건과 구체성을 강화하고 재량의 여지를 최소화했다”고 지적했다.

    새 비대위 출범이 이 전 대표의 복귀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에는 “누구를 배척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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