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의 이상한 ‘사람경제론’
        2007년 02월 05일 05: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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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5일 300만개 일자리 창출과 7% 경제성장률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설을 앞두고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경쟁적으로 ‘경제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하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경제 정책을 ‘사람경제론’이라고 이름을 붙여줬다.

    하지만, 그 핵심 내용은 집회·시위에 대한 법질서 확립과 기업에 대한 규제 철폐를 제시해, ‘박근혜 경제학’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법과 자본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는 셈이다. 

    저성장 열차에서 고성장 열차로 바꿔 탄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사무실에서 경제정책 기자간담회를 갖고 선진국 진입을 위한 자신의 경제 구상을 밝혔다. 그는 “이제 저성장 열차에서 내려 고성장 열차로 바꿔 타야 한다”며 “성장잠재력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5일 오후 여의도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박 전 대표는 특히 ‘사람경제론’을 주장하며 향후 5년간 300만개 일자리 창출을 제안했다. 그는 “양극화 해소, 삶의 질 개선, 복지 개선의 핵심은 좋은 일자리 만들기”라며 “다음 정부가 매년 60만개 일자리를 만들어 5년 후인 2012년에는 전부 300만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박 전 대표는 7% 경제성장률을 제시했다. 정확히 말해 5+2% 경제성장률이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아무리 경제를 잘 아는 대통령도 경제성장률을 5% 이상 갖고 가기는 어렵다”며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몇 %의 경제성장률 공약을 제시하는지 지켜보겠다”고 한 발언에 대한 응수인 셈이다.

    박 전 대표는 “(추가) 2% 성장률은 올바른 경제 리더십을 가져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해 노 대통령의 리더십을 꼬집고 넘어갔다. 이 부분은 또 박정희 시대의 고도 성장기를 상기시키려는 의도도 읽혀질 수도 있는 대목이다. 추가 성장의 방법론 역시 ‘그 때 그 시절’을 연상시킨다. 

    박 전 대표는 “올바른 경제 리더십은 흔들리는 국가 기강과 무너지고 있는 법질서를 바로세우는 것”이라며 추가 2% 경제성장률을 위해 무엇보다 집회, 시위에 대한 법질서 확립을 강조했다. 그는 “법을 지키지 않고 질서가 무너져 매년 1% 포인트씩 성장률을 깎아 먹고 있다”며 “불법 시위 등으로 인해 1년에 12조원이 낭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의 불법 파업에 따른 경제 손실을 비난한 것이다.

    노대통령보다 2% 포인트 더 끌어올리겠다

    박 전 대표는 두 번째로 출자총액제한 폐지 등 기업에 대한 규제 철폐를 강조했다. 그는 “투자를 하려고 하는데 발목을 잡는 쓸데없는 규제를 과감하게 확 풀어야 한다”며 “수도권 규제와 공장입지 규제만 완화해도 2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겨서 2.7% 성장률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출총제만 풀어도 20만개 일자리 만들어 낼 수 있다”며 “말로만이 아닌 다음 정부에서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용으로만 보면 전경련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셈이다.

    박 전 대표는 또 “경제 투자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반기업 정서”라며 “일자리와 소득, 복지를 만드는 것은 기업”이라고 말했다. 또한 “소득이 없는데 복지를 어떻게 보장 하느냐”며 “복지, 일자리, 소득 모두 기업이 중심이 돼서 하는 것이기에 기업 중심의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당내 대선후보 경선 경쟁자인 이명박 전 시장이 ‘국가예산 20조원 삭감’을 주장한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 역시 감세 정책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더 이상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 더 이상 새로운 세금은 없다. 그리고 세금을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방법은 “낭비되는 공공부분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개혁” 수준으로 이 전 시장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못했다.

    단병호 "대선 후보라면 깊게 볼 줄 알아야" 

    한편 박 전 대표가 이날 노조의 불법 시위와 기업의 규제 철폐를 핵심으로 하는 경제 정책을 ‘사람경제론’이라고 명명한 것과 관련,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은 “기존의 성장 위주 경제정책을 말만 바꿔 특별한 대안인양 이야기하는 것은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단병호 의원은 “우리나라 경제가 4~4.5%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서민은 살기 힘들고 비정규직은 늘어나고 있다”며 “경제 성장 자체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들 중에는 사람이 없어 인력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곳들이 적지 않다”며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까 하는 것보다 있는 일자리를 어떻게 질적으로 좋게 만들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단 의원은 또 박 전 대표의 불법 시위에 대한 법질서 확립 주장에 대해서도 “노동자들이 동의하고 수용할 수 있는 정부 정책과 기업의 노사관계문화 도입이 우선돼야 한다”며 “적어도 대선후보라면 행위 자체만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시위를 할 수 밖에 없는 원인을 찾고 이를 제거하는 대안을 내놓거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아무래도 박 대표의 ‘사람경제학’에 1천만명이 넘는 ‘노동하는 사람들’은 포함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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