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에게 한 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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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1월 31일 09: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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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창당 7주년 기념행사
 

어제(30일)는 민주노동당 창당 7주년 기념일이었다. 낮 12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400여명의 인사들이 모여 창당 기념대회를 열었다고 한다.

창당 기념대회답게 다채로운 상징의식이 벌어졌다. 그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문성현 대표를 비롯한 연대단체 인사들이 ‘민주노동당’란에 기표한 17대 대선 투표용지를 황금돼지 저금통에 집어넣는 ‘대선승리’ 상징의식이었다.

나는 이 ‘대선승리’ 상징의식 사진을 보고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진에서 나타난 장면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황금돼지에게 (민주노동당이 표시된) 한 표를!”이란 말로 압축되기 때문이다.

황금돼지는 황금만능주의를 상징하는 우상이다. 마치 모세가 야훼로부터 십계명을 받으러 시나이산으로 올라간 사이 불안에 휩싸인 이스라엘 사람들이 만들어 경배한 금송아지처럼 말이다.

그런 황금만능주의의 우상에 왜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민중의 표심을 갖다 바치는 모양새를 연출하는가? 아무리 요즘 세상이 “돈이면 다”라고 생각하는 ‘돈 세상’(다른 말로 ‘돌아버린 세상’)이라지만 민주노동당마저 황금만능주의에 긴장이 무뎌져서야 되겠는가?

창당 기념대회에서 벌어진 “황금돼지에게 한 표를!” 상징의식은 2005년 독도에서 당 학생위원회가 벌인 ‘일장기 소각 퍼포먼스’ 못지않게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훼손한 상징조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구의 발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상징의식을 기획한 사람의 철학은 과학적 근거도 없이 보수 언론이 떠벌린 ‘600년 만에 한번 돌아온 황금돼지해’라는 속설에 주책없이 부화뇌동 할 만큼 천박하고 빈곤하다고밖에 보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언제쯤 되어야 진보정당의 정체성과 철학을 형상화 한 행위예술을 보게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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