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기 대신 지구 살리는 에너지투자를
By tathata
    2007년 01월 22일 11:30 오전

Print Friendly

세계화로 인해 대륙을 넘나드는 먹거리의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지역에서 생산한 먹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역 먹거리 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석유고갈과 원자력발전에 대한 답도 역시 지역에서 찾을 수 있다. 지역에너지는 지역에서 에너지 생산과 소비에 대한 정책을 자체적으로 수립하고, 환경친화적인 재생가능에너지를 발굴해 지역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것이다.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가 되도록 가깝게 가능한 같은 장소에서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해야 석유의 생산, 획득, 수송, 가공, 전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와 원자력발전소 입지에서부터 방사성폐기물, 송전탑을 통해 최종 소비지에 도달하기 까지 발생하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공급중심의 중앙집중식 에너지 시스템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지역에서 스스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고 생산하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지역은 이미 변하고 있다. 열성으로 가득 찬 공무원, 기업가, 학자, 주민, 환경운동가가 한 줌의 에너지라도 더 지역에서 만들어내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다.

지역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자연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래서 바람이 풍부한 제주도와 강원도가 풍력발전 자원을 일구고, 햇볕이 풍부한 광주와 전남지역이 태양에너지를 선도한다.

제주도는 ‘청정에너지 종합계획’을 세워 2011년까지 제주 전력 수요의 10% 이상을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2006년 제주도는 풍력발전을 통해 1.8%의 전력을 충당하고 있다.

   
  ▲ 광주시 김대중컨벤션센터 주차장 1Mw 태양광발전 시설(사진 -이유진)
 

정부가 2011년까지 1차 에너지의 신재생에너지 비율 5%를 목표로 하는 것을 감안하면 제주의 계획과 목표가 얼마나 앞서나가는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재생가능에너지가 무조건 비용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제주도에 가봐야 한다.

제주도 풍력발전의 단가는 전력공급 단가보다 저렴하다. 워낙 바람이 좋기도 하지만 전라북도 해남에서 해저케이블로 연결해서 송전하는 전기가 값 쌀 리가 없기 때문이다. 해저케이블에 의존하지 않고 제주도가 사용하는 전기는 제주도에서 만드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시청사 주차장 태양광발전, 태양광 가로등, 태양광 버스 정류소, 태양광 그린 빌리지. 우리나라 최초 ‘태양의 도시’조례를 만든 광주시는 지역 내 90여개 태양광시설을 소개하는 태양지도‘솔라맵’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한국의 ‘태양도시’로 자리잡기 위해 시, 환경단체, 지역시의원이 한데 뭉쳤다.

시민들도 지역에너지를 일구는데 동참할 수 있다. 여윳돈이 있는 사람은 에너지에 투자하자. 태양에너지를 생산하는 시민발전에 참여하는 것이다. 투자할 곳도 많다. ‘에너지 전환’을 선두로, 에너지 나눔과 평화, 한국YMCA 전국연맹 등 분산투자해도 좋을 듯.

한국YMCA 전국연맹 홈페이지에서는 ‘햇살1호기’가 만들어 내는 하루하루의 성과를 살펴볼 수 있다. 재생가능에너지 관련 주식도 오르고 있다. 그런가하면 2008년 59개 밖에 없던 에너지전문 기업이 589개로 11배나 늘어났다.

농촌에서 농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태양광 발전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고자 하는 모임이 시작되고 있다. 이름 하여 ‘농촌에너지협동조합.’ 환경과 노동조합이 만나 에너지를 논하는 모임도 있다. 환경단체, 발전노조원, 민주노동당으로 구성된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는 우리 사회의 에너지를 중앙집중형에서 분산형으로 전환하기 위해 각각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토론하고 있다.

   
  ▲ 풍력발전의 가능성을 보여준 제주행원풍력발전단지 (사진-이유진)
 

이 논의는 환경단체와 발전노조가 IMF이후 발전 산업 민영화에 대한 논쟁에서 풀지 못한 숙제를 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사회가 분산형 에너지 구조로 가기 위해서 노동조합이 혁신을 해야 하고 에너지와 노동이 함께 만나야한다는 것이 협의의 출발점이었다.

독일 녹색당 의원들은 원자력노동자를 만나면 ‘반핵’이라는 말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석유노동자들을 만나면 ‘탈석유’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재생가능에너지 확대에 대한 동의를 얻어냈다고 한다. 15년 동안 설득을 해왔고 그 설득이 조금씩 동의를 얻고 있는 것이다.

2006년 5.31 지자체 선거에서 드디어 에너지 전환을 공약으로 내건 후보가 등장했다. 민주노동당 대구시장 후보는 빈곤층 ‘에너지 기본권’의 확보, ‘기후보호도시’ 선언, ‘지구온난화대책조례’ 제정, ‘태양의 도시 조례’ 제정을 기반으로 지역에너지 자립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당선되지는 않았지만 에너지전환이 선거 공약으로 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의 시작이다.

환경정의는 정부와 기업 지원금을 얻어 인천과 원주지역 저소득층 주택 30채를 대상으로 ‘따뜻한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일감이 없어 정부보조금으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직장을 갖게 되었다. 바로 온기를 지켜주지 못하는 낡은 집을 수리해서 에너지 효율 높이고 저공해 난방 시설을 갖추는 일이다.

에너지, 환경, 복지가 한데 만날 수 있음을 한눈에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지역에너지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생산만 아니라 에너지 절약과 효율을 높여야 하는데 환경정의가 원주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훈훈함도 느껴진다.

2006년 지역 곳곳에서 재생가능에너지를 둘러싼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영덕과 대관령 풍력발전소가 본격 가동을 시작했고, 환경운동연합이 바이오디젤 상용화 캠페인에 앞장섰다. 목질계열병합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했고, 에너지 전문기업이 1년 새 11배가 늘어났다.

   
▲ 부안은 농민회를 중심으로 26만평에 바이오디젤용 유채꽃을 심었다. 사진은 유채꽃으로 달리는 경운기와 트랙터 (사진- 주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올해에도 좋은 소식은 계속된다. 제일 먼저 올 4월이면 주남저수지, 부안, 양구, 고창, 해남에는 바이오디젤용 유채꽃이 만개한다. 태양광발전소의 규모와 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빨리 늘어날 예정이다.

세상 어디에서 인간이 필요한 만큼 무한한 에너지를 제공해주는 꿈의 에너지는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에너지가 한정된 자원으로 우리가 늘 풍족하게 공급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식의 전환이다. 아껴 쓰고 잘 써야 한다. 절약하고 효율을 높여야 한다.

또, 지역에서 직접 에너지를 만들어서 사용해야 한다. 우리 집 지붕에서 우리 동네에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사용할 수 있는 온갖 아이디어를 함께 나누자.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 에너지고갈이 가져다 줄 불안한 미래, 이런 에너지위기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마을과 도시를 생기 있고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그 자체로 재미있는 지역에너지 사업을 펼쳐야 한다.

다만, 동네에너지 자립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인내심도 갖춰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함께 해결해가야 한다. 이제 에너지를 스스로 생산하는 도시가 매력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