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 ‘김포공항 이전’ 내홍
    국힘 "황당, 허언증" 공세 강화
    윤호중 "중앙당 공약 아냐" 발빼기
        2022년 05월 30일 01: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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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김포공항 이전’을 주장에 당 안팎으로 비판이 쏟아진다. 민주당 내에선 현실가능성 없는 공약이라는 지적이 나오는가 하면,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이재명 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27일 정책 협약을 맺고 김포공항을 이전해 인천 계양과 경기 김포, 서울 강서 일대 수도권 서부를 개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선거 막판 떠오른 ‘김포공항 이전’ 이슈에 당 지도부 등이 총동원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대전에서 선거대책위원회의를 열고 “민주당의 허언증 선거운동이 점입가경”이라며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형 여객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고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며 “대통령 선거 때 기축통화 운운하던 경제적 허언증이 교통 분야로 전파됐다”고 비꼬았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당론으로 확정할지 여부에 대해 “우리 당에 대한 지역 지지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6.1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당론을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서도 권 원내대표는 “이 중요한 공약을 놓고도 당에 대한 지역의 지지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유권자를 협박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말 바꾸는 정치세력”이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재명 하나 살리자고 모두 다 죽자는 선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대표적인 게 김포공항 이전 공약인데, 서울에게 안 좋고 김동연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성남공항을 김포공항으로 옮기자고 했다. 경기도 후보들도 바보 되는 것이고, 제주도는 지금 이재명 후보 공약 취소하라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며 “그러면 민주당 안에서 이재명 후보는 ‘나만 살고 동지는 다 죽이자’ 이런 식의 정치를 선거를 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후보에게 도움이 되는 공약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재명 후보가 본인만 살기 위해서 이런 공약을 냈다고 하더라도 결국 이재명 후보 본인 빼고 다 싫어하는데 이런 극단적 이기주의 정책을 펴는 사람이 리더로서 자격이 있다고 보겠나”라며 이 위원장 본인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발 김포공항 이전 이슈로 국민의힘은 열세 지역이었던 제주도에서도 승리를 노려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느닷없이 김포공항을 없애버린다고 하니까 황당하기 짝이 없다. 김포공항은 전 세계 공항에서 국제선, 국내선을 포함해서 압도적 1등”이라며 “무엇보다 제주는 직접적 타격을 받는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가 대선 때는 김포공항이 ‘강서구의 자산’이라고 얘기했다던데 계양에 가더니 ‘김포공항이 애물단지’라고 얘기하는 것이니까 참 황당하다”며 “아무 말 대잔치를 하는 것도 이 정도면 넘어선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위원장은 승리가 예상되는 격전지를 묻는 질문에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지역은 수도권 지역 중심이지만, 제주도가 굉장히 핫플레이스로 등장하고 있다”며 “저희들은 제주도에서도 희망을 일굴 수 있다는 판단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선거의 유불리와 별개로 당내에서도 현실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대선 때도 나왔던 얘기다. 당시 송영길 대표가 무지하게 밀었고 이재명 후보가 상당히 관심이 있었던 것”이라며 “국토위 간사인 제가 여러 가지로 분석해서 ‘이거 안 되는 거다’라고 얘기를 했었다”고 설명했다.

    대선 당시 철회됐던 공약이 보궐선거 공약으로 다시 나온 것에 대해선 “그 몇 달 사이에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조 의원은 “북한 때문에 인천공항은 북쪽 슬롯(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횟수)을 사용하지 못하고 군사 공역이 굉장히 많다”며 “슬롯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이상 인천공항에서 제주로 가는 국내선을 처리할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 대한 지역 지지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던 당 지도부도 논란이 계속되자 사태 수습에 나선 분위기다.

    윤호중 위원장은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서 “김포공항 이전공약은 중앙당 공약이 아니다”라며 “국내선으로 연결되는 지방의 도시들과 모두 다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김포공항 이전 문제는 한 개 지역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민석 민주당 통합선거대책위원회 공동총괄본부장도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초장기 연구 과제 검토 협의를 한 건데 너무 과하게 띄웠다”며 “그런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너무 과하게 프레임을 걸어서 띄운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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