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체포결사대로 왔는데 오늘 또..."
    2007년 01월 18일 05: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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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전두환 전 대통령의 77회 생일을 맞아 고향 사람들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합천 군민을 대표해 연희동을 방문한 ‘새천년생명의숲 지키기 합천군민운동본부’와 ‘경남대책위’가 18일 전두환 대통령에게 ‘공개질의서’를 선물로 전달했다.

민주노동-열린우리당 군의원 삭발식

이들 단체는 연희동 전 전두환 자택 앞에서 ‘합천의 전두환(일해)공원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 단체를 대표하는 합천군 의회 윤재호 의원(열린우리당)과 박현주 의원(민주노동당)의 삭발식을 가졌다.

   
   ▲ 18일 오후 서울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근처에서 열린 합천군 일해공원 추진 반대 결의대회에서 합천군 당국의 공원 추진에 반대하는 군민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공개 질의서를 통해 △문제의 당사자로서 해결방안 제시  △ 심의조  군수에게 추진 중단 요청 △합천에 소문으로 떠도는 전두환 대통령 기념관에 대한 입장 표명   △ 마음에 상처를 입게된 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을 요청했다

이들 단체는 "이미 끝난 줄 알았던 5공의 망령이 다시금 되살아나고 있다"라며 "지금 합천에선 대다수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음에도 군수의 독불 장군식 군정 운영으로 어떤 대화나 합리적 해결방안조차 제시되지 못한 채 군민들의 여론만 분열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이들 단체는 "반대하거나 찍힌 사람은 반드시 피해를 본 과거의 경험이나 소문으로 합천군에선 공공연하게 반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되었고 반대투쟁에 앞장선 사람들은 외부세력이나 불순세력으로 매도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일해공원 개명이 전두환 전 대통령 성역화 작업의 첫 단추일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합천군민 운동본부 공동대표 강선희씨는 "20년 전에  전두환 대통령 체포 결사대로 왔는데, 또 다시 이곳에 오게 될 줄은 몰랐다"라며  "6. 10 항생 20주기를 맞은 이 시점에 합천의 심의조 군수가 20년 전 전두환을 다시 불러내고 있다"라고 분노했다.

이어 강씨는 "합천 사태는 제대로 청산하지 않은 과거가 현재와 미래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사건"이라며 "이번 사건이 전두환의 잔재를 똑바로 청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에 강병기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나 싶어 마음이 아프고 답답했다. 하필이면 가장 악독한 대통령을 불러내나?"라고 반문하며 "역사가 살아있고 국민이 살아있는 한 합천 사태를 가만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분의 투쟁이 외롭지 않게  끝까지 최선을 다해 같이 싸우겠다"라고 격려사를 전했다.

삼청교육대 피해자들도 합류

합천의 일해 공원 추진 강행은 합천 군민에게만 상처를 준 것이 아니었다. 이날 기자 회견 소식을 듣고 삼청교육대 피해자인 시민들과 유족회도 회견에 합류해 힘을 보탰다.

삼청교육대 피해자 유족회 탁미선 회장은 "소식을 듣고 바로 군청에 확인 전화를 할만큼 깜짝놀랐다. 삼청 교육대의 피해는 죄없이 잡혀간 아버지 뿐 아니라 남겨진 그 가족들에게도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면서 "합천의 사태는 역사를 거꾸로 돌리고 진실을 왜곡하는 일이며, 우리가 이렇기 때문에 아직도 전두환이 활개를 치고 다니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기자 회견 소식을 듣고 일부러 찾아 왔다는 삼청교육대 피해자 이연수씨는 "대통령과 경찰들은 지키지 않는 헌법을 왜 국민들만 지켜야 하나?"라며 "왜 우리가 아직도 국민들의  혈세로 살인마 전두환을 보호해야되는지 모르겠다.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일은 다시금 반복되선 안될 것"이라고 분노했다.   

기자회견 후 이들 단체는 공개 질의서를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기 위해 대표자 3인을 자택 앞으로 보내기로 했으나 전경들에게 저지당해 공개질의서를 던지는 것으로 행사를 마무리 했다.

한편,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에선 전두환 공원이 생기는 것에 반대하는 네티즌 서명운동이 지난 12월 29일부터 진행되고 있으며 18일 현재 오후 4시 현재 6,000여명이 서명에 응했다.

# 합천

합천군 의회 11명 중 한나라당 의원 및 무소속 의원 9명은 18일 아침에 간담회를 갖고 전두환(일해)공원 찬성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통령 출신지마다 지역의 자긍심 고취와 대통령 브랜드를 살려 잘사는 고장으로 만들려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우리 군도 제12대 대통령 출신지로서 전 대통령의 공과를 떠나 다수 군민이 원하는 일해공원으로 명칭을 결정하는 것이 대통령 브랜드를 살리는 방법 중 하나"라고 밝혔다.

지역발전과 인류공영에 이바지?

이어 그들은 "먼 후일 역사의 평가에 따라 공은 기려서 본받고 과는 훈계 삼아 교훈으로 일깨워 자라나는 후세들이 지역발전은 물론 나아가 인류공영에 이바지 하도록 하는 것이 현세를 사는 사람들의 책무라 생각된다"라며 "반대의 명분으로 분열을 조장하는 일련의 일들은 이젠 자제할 것을 촉구하며 공원 명칭을 일해공원으로 결정하는 것을 적극 찬성한다는 뜻을 대내외에 알린다"라고 말했다.

또 이들은 반대하는 사람들을 "민주노동당이 앞장서고 열린우리당이 후원한 극소수 불순 세력"이라고 규정하며 " 반대에 앞정 선 기초의원 2인(윤재호, 박현주 의원)의 선동과 사회혼란을 야기하는데 대한 진상조사와 제재"를 요구했다.

이에 박현주 의원(민주노동당)은 "대화와 타협, 상생이라는 것도 상식적으로 말이 통하는 상황이여야 가능하다. 삭발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가슴이 복받친다"라며 "5공이 살아 숨쉬는 합천군 의원인게 부끄럽다"라고 눈물을 보였다.

이에 앞서 합천군 의회는 지난 16일 공원 명칭 변경 문제를 논의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해 공원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반대 집회에 참가하는 것에 대해 의회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윤리위 회부 등 책임론을 거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합천군 공무원들에게도 "반대 의사를 표명할 거면, 합천을 떠나라"는 함구령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져 합천의 ‘제 5공화국 망령’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 증폭 될 전망이다.

"주민소환제의 첫 성공사례가 되어 달라"

이에 합천의 한 지역 인사는 "만약 합천 군민이 전체 투표를 하면 90%가 반대 할 것"이라며 "지역의 원로들도 ‘심 군수가 이번엔 악수를 뒀다’라고 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이미 합천의 민심은 돌아섰다. 하지만 창피하게도 심 군수에게 쓴 소리를 할 사람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면서 "지금으로선 지역 원로들이 나서서 입을 열어주면 심 군수에게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합천은 대한민국을 떠난 독립 지역이 아니다. 대한민국 속 합천이기에 외부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라며 "어려운 일이지만, 무엇보다도 반대하는 대다수 합천 군민들이 스스로 행동 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답답한 건 합천군민뿐만이 아니었다. 대한 민국 ‘지역 자치 일번지’인 옥천의 한 지역 인사는 "처음엔 전두환 공원이 지자체에서 추진된다는 소식에 어이가 없어 농담인 줄 알았다"라며 "진짜 뉴스가 될 줄은 몰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합천의 ‘막무가내식 지역 자치’에 대해 "심 군수를 견제하게 만들지 못하고, 또 그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 지역 언론의 책임이 크다"라며 "그러다 보니 옛날처럼, 군수 한 명의 카리스마에 지역 전체가 좌우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지역 언론의 책임 크다

또 그는 "세상을 바꾸는 거 복잡하게 생각 할 것 없다. 박종철 열사를 계기로 세상이 크게 한 번 바뀌었듯 합천도 단 한 사람만이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끝까지 투쟁한다면 반드시 변화가 찾아 올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민소환제를 추진했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결국 합천 군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바꾸는 수 밖에 없다. 합천의 이번 사태가 성공적인 주민소환제의 첫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오히려 이번 사태를 잘 해결하면 합천과 합천 주민의 위상을 스스로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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