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꿈꾸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 외
        2022년 04월 30일 02: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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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꾸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

    송경동 (지은이) / 창비

    창비시선 475권. 거대 자본의 폭력과 불평등한 사회 구조에 맞선 피 맺힌 목소리로 희망을 노래해온 송경동 시인의 신작 시집. 시인은 지난 수십년간 차디찬 거리에서 노동자 민중과 함께해온 삶이 곧 시이고 문학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증명해 보인다. 눈물겨운 투쟁의 세월 속에서 써내려간 시편마다 노동자들을 쥐어짜는 자본과 권력의 차가운 심장을 꿰뚫는 뜨거운 비수 같은 시집이다.

    역사의 주체로서 노동자의 삶을 생동감 넘치는 언어로 당당하게 노래하는 송경동의 시는 투쟁의 역사이자 비인간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들의 참상을 증언하는 뼈아픈 기록이다. 농성과 투쟁을 이어나가는 처절한 삶의 현장에서 발화하는 목소리이며, 오로지 소수의 독점만이 보장되는 자본주의 세상의 불의와 폭력에 맞서다 이름 없이 스러진 이들의 유언이다. 시인은 사랑과 연대로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다는 믿음으로 무장한 채 거리로 광장으로 앞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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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이 말이 될 때> – 우리의 세계를 넓히는 질병의 언어들

    안희제,이다울 (지은이) / 동녘

    동녘에서 펴내는 편지 시리즈 ‘맞불’은 마주보며 타오르는 불처럼 두 작가가 주고받는 대화가 피워내는 미덥고 빛나는 이야기들이다. 번역가 노지양X홍한별이 지핀 첫 번째 맞불,《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2022년 3월 출간)에 이어 안희제X이다울이《몸이 말이 될 때》를 펴내며 두 번째 맞불을 지핀다. 90년대생 만성질환자들의 호쾌한 대화가 질병과 장애, 몸을 대하는 우리의 세계를 새롭게 넓힐 것이다.

    이 책은 《난치의 상상력》으로 주목을 받은 안희제와 《천장의 무늬》로 ‘우리 시대의 버지니아 울프’라고 불린 이다울이 ‘몸’이라는 언어로 쓴 편지다. 완치를 기대할 수 없는 만성질환자, 90년대생, 질병과 사회에 관해 꾸준히 글을 써왔다는 것까지. 공통점이 더 많을 것이라 여기고 호기롭게 시작한 편지는 그러나 단지 ‘아픈 사람’으로 뭉뚱그릴 수 없는 서로의 무수한 차이점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이해보다는 오해를, 공감보다는 치열한 대결로 나아가며 곳곳에서 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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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지역 노동운동사> – 유신 말기부터 IMF 위기 직전까지

    이광수 (지은이) / 앨피

    유신 말기부터 IMF 외환위기까지 부산에서 펼쳐진 노동운동사를 정리한 책. 부산이라는 한 ‘지역’의 노동운동사를 통해 87년 노동자대투쟁으로 분출한 대한민국 노동운동사의 의미와 한계를 진솔하게 되짚은 보기 드문 책이다.

    인도사 전공 역사학자가 주변의 우려를 무릅쓰고 부산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노동운동사를 집필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지방’ 대학에 근무한 역사학자로서 그 지역의 역사 하나는 지역사회에 남기는 것이 도리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동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애정을 갖춘 비노동 진영의 역사학자”로서 용기를 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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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를 살리는 옷장> –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고민

    박진영,신하나 (지은이) / 창비

    패션 산업 전반과 그를 둘러싼 환경, 인권, 동물권에 관한 진지한 고민이 담겼다. 같은 패션 회사에서 동료로 만나 친구가 된 박진영 신하나는 패션 산업 전반에 걸친 환경오염, 노동착취, 동물학대와 같은 고질적인 문제를 목도하고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는 비건 패션 브랜드를 함께 런칭했다.

    의류 제품의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 현실을 방관하거나 냉소하지 않으면서 옷을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질 좋고 튼튼한 옷, 동물과 사람을 착취하지 않는 옷,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고 탄소발자국을 최대한 덜 남기는 옷을 입을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지속가능한 패션을 향한 두 저자의 여정을 담았다. 거대한 규모의 패션 산업이 지닌 문제점과 동물성 소재 사용에 대한 고민, 그리고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해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 실천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수록했다. 비거니즘은 단순히 음식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쳐 실천하는 철학이라는 점을 짚으며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해 독자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를 함께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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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제 울 것 같은 기분이 되지 않는다>

    도상희 (지은이) / 책나물

    혼자서 하루를 사용하는 일이 지긋지긋하고 외로움에 사무쳤던 한 존재가, 자신과 꼭 맞춤한 ‘나의 당신’을 만난 이야기. 투명하고 담백한 이 시대의 ‘어떤 사랑’에 관한 에세이. 이제 막 서른 살이 된 여성의 삶과 사랑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홀로 고독하게 지내던 일상, 연인을 만나 사랑이 싹튼 이야기, 쉽지만은 않은 연애와 그럼에도 더 짙어지는 두 사람의 관계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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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마을 생존법> – 코로나 시대, 지역에서 세계를 보다

    김기현,김원규,신희주,이창봉,임종한,정종원,주성돈,최진우 (지은이) / 이매진

    이매진의 시선 14권. 복사골 도시 마을 사람들이 들려주는 제안과 실험! 대안 없이 마주한 기후 위기와 팬데믹. 지역의 렌즈로 돌아본 코로나 시대 한국 사회. 건강하고 행복한 지속 가능 공동체를 향해 우리 모두 꿈꾸는 살기 좋은 도시 마을.

    2021년 1월, 한국은 코로나19 시대의 한가운데를 지나는 중이었다. 곧 끝나겠지 하는 기대가 무색하게 팬데믹은 마스크, 재택근무, 배달앱하고 함께 ‘대도시의 생활법’이 바뀌었다. 대도시 서울 옆에 부천이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작은 도시이지만 많은 사람이 산다. 문화 시설과 편의 시설은 흔한데 눈 돌릴 녹지는 적은 ‘도시 마을’이다. 이런저런 사람들이 북적이며 살다 보니 사건과 사고도 잦지만,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이들도 많다. 그래서 얼굴 맞대고 이야기하기 힘들어진 코로나 시대에 도시 마을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아보자는 마음들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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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전의 시대, 유랑하는 타자들> – 한국 영화에 나타난 타자성의 문화 정치

    한영현 (지은이) / 소명출판

    냉전 시대 영화에 재현된 타자들의 삶을 분석함으로써 그동안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던 한국영화의 새로운 의미 및 그로부터 추론해 볼 수 있는 대중의 삶의 양상을 규명했다. 냉전 시대 타자들에 접근하는 것은 한국영화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다.

    당대 영화는 이른바 ‘못 배운 고무신짝’ 관객부터 대학생 엘리트 관객까지 두루 흡수하면서 대중매체로서의 대표성을 오랜 기간 유지했다. 통치 권력이 반공주의와 근대화 논리로 사회 질서를 재편성하며 대중을 주체와 타자로 구별 지을 때 사회가 요청한 울타리 안에 편입되지 못한 대다수 대중과 가장 밀접하게 접속한 매체 또한 영화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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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의 모더니즘> – 다이쇼부터 쇼와 전기 일본의 사회문화 변동

    아카이 쇼지 (지은이),허보윤,전미경,이현희,김연숙,남효진,강현정 (옮긴이) / 소명출판

    여행이 어떠한 경로를 거쳐 ‘행복한 생활’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는지, 그러한 사고방식은 어떻게 실현ㆍ보급ㆍ정착되었는지, 이 과정에서 근대 여행문화의 일본적 특징은 무엇인지 찾고자 한다. 저자에 따르면, 다이쇼ㆍ쇼와 초기 여행문화의 근대성은 새로운 아름다움과 감동의 발견, 여행 그 자체의 자기목적화와 다양화, 여행의 산업화와 시스템화라는 3가지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이러한 근대여행의 특성은 도시 중간층의 대두, 개혁의 대상이 된 일상생활, 교통시스템의 확충, 휴일 제정에 따른 여가의 확대와 활용이라는 사회적 배경이 원동력이었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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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일로가 상상한 세상>

    맷 데 라 페냐 (지은이),크리스티안 로빈슨 (그림),김지은 (옮긴이) / 북극곰

    열차 속 작은 관찰자, 마일로. 세상 너머를 상상하고 그리다!

    마일로는 지하철을 타고 엄마에게 가는 중입니다. 오래오래 타고 가야하지요.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며 사람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갈까 상상하고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면서요. 마일로는 십자말풀이를 하는 수염 난 아저씨를 보고, 어수선한 아파트에서 아저씨가 혼자 카드 게임에 열중하는 장면을 그립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아가씨를 보고는, 신부와 신랑이 대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모습을 떠올리지요. 그리고 정장을 차려입은 아이가 열차의 같은 칸에 올라탑니다. 마일로는 이 아이를 어떻게 그릴까요? 그리고 이 사람들의 삶이 마일로가 처음에 상상한 것과 다르다면 어떨까요? 『마일로가 상상한 세상』은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걸 알려주는, 매우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그림책입니다.

    『행복을 나르는 버스』로 뉴베리상을 수상한 맷 데 라 페냐가 쓰고, 칼데콧 명예상과 코레타 스콧 킹 명예상을 받은 크리스티안 로빈슨이 그렸습니다. 뉴욕 공공도서관·시카고 공공도서관·커커스 리뷰·퍼블리셔스 위클리·페어런츠 매거진의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으며, 14개국에 수출되었습니다.

    편견과 차별을 이기는 상상력과 예술의 힘

    한 달에 한 번, 감옥에 있는 엄마를 보러 가기 위해 마일로는 지하철을 탑니다. 그럴 때마다 마일로는 잔뜩 흔들어 댄 사이다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옆에 앉은 누나와 아저씨도 마일로와 같은 기분인 걸까요? 누나는 휴대폰 게임에, 수염 난 아저씨는 십자말풀이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마일로는 복잡한 마음이 펑 터져버릴까 봐 둘러선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연구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겉모습을 토대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하여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합니다. 한 장, 두 장, 세 장… 상상력의 종착지는 어디일까요? 마일로는 편견과 차별을 지나, 이해와 자유에 다다를 수 있을까요?

    마일로에게 그림은 폭발하는 감정을 예술로 해소하는 도구이자,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시도입니다. 우리가 서로의 얼굴과 차림새를 보고 알 수 있는 정보는 사실 너무나도 빈약합니다. 심지어 틀릴 수도 있지요. 그 왜곡된 이미지를 상상력 없이 그림으로 재현한다면 어떨까요? 고정관념을 강화하고 편견과 차별을 재생산하는 데 의미가 그치지 않을까요? 마일로는 상상하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그리고 예술을 통해, 사람들과 가족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마일로처럼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스케치북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케치북에 무엇을 그릴지 선택할 힘도 있지요. 마일로와 함께 상상력을 연료로 달리는 열차에 탑승해 보는 건 어떨까요? 세상을 상상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때, 우리의 그림은 더욱 아름답고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칼데콧 아너 상 수상 작가 크리스티안 로빈슨의 자전적 이야기

    “제가 어렸을 때, 어머니는 약물 중독으로 교도소를 드나들었어요. 그림을 그리는 일은 내가 세상 너머로 이야기하는 방식이었죠.” 마일로의 이야기는 그림 작가 크리스티안 로빈슨의 어린 시절에서 출발했습니다. 크리스티안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을 때, 글 작가 맷 데 라 페냐는 끊임없이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상상하고 재구성하는 아이 ‘마일로’를 떠올렸고, 실화를 기반으로 한 픽션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크리스티안은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로 새롭게 탄생한 자신의 이야기를 그리기 위해 마일로가 되어야 했습니다. 때로 그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 흔들어 댄 사이다 같은 기분을 다시 느꼈습니다. 사랑하는 것 위에 어지러운 마음이 쌓이고, 그 위에는 또 걱정거리가 올라앉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신이 났습니다. 크리스티안은 손끝에 되살아난 생생한 감각으로, 맷의 아름다운 문장을 아크릴 물감에 담고, 다채로운 사람들의 모습을 종이 콜라주로 표현하여 『마일로가 상상한 세상』을 완성했습니다.

    낯선 이야기를 가장 안전하게 만나는 방법

    마일로가 감옥에 있는 엄마를 찾아가는 여정은 얼핏 보면 특별한 상황 같아 보이지만 사실 우리의 삶과 무척 닮았습니다. 엄마의 투옥으로 비유되는 난관, 마일로와 누나가 느꼈던 흔들어 댄 사이다 같은 감정, 세상의 무심한 편견 들은 우리 역시 매일매일 마주해야 하는 것들이지요.

    여전히 이 소재가 낯설게만 느껴지시나요? 소설가 김영하가 말했듯,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낯선 것을 가장 안전하게 만나는 방법입니다. 가장 편안한 장소에서, 『마일로가 상상한 세상』 속 다양한 이웃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타인과 자신을 옭아맸던, 세상의 편견으로부터 한층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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