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만 있고 '실현 방안' 없는 공약집
By tathata
    2007년 01월 10일 11: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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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정책 실현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과 전술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자주 듣는다. 그러나 모든 정책이 반드시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할 필요는 없다.

특히 그것이 사회적 약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차별을 해소하고, 사회를 평등하게 만들기 위한 민주노총의 ‘세상을 바꾸는 투쟁’이라면 비현실성을 따지는 것은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 될 것이다.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현재 더 요구되는 것은 민주노총 조직 내부의 단결력과 집행력이다.

민주노총 임원 선거 후보 공보물이 나왔다. 민주노총은 지역본부, 단위노조 등에 배포할 선거공보물 4만부와 후보 포스터 1만장을 예산 2천여만원을 들어 배포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이 선거 공보물을 통해 가장 먼저 후보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조합원들이 직접 뽑는 선거는 아니지만, 어떤 후보가 왜 나왔는지를 알리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선거 공보물에 나타난 후보자들의 공약이 빈약하거나, 공허하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평가일까. “정책은 의지”라는 말이 있다. 의지를 뒷받침하는 것은 재정과 인력, 그리고 전략이다. 그런데 민주노총 후보 공보물에는 ‘구호’는 있을지언정, 구호를 실현할 방안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산별교섭의 제도화, 산별협약의 효력확장 제도화, 투기자본 철폐, 비정규직 고용안정 쟁취’(기호 1번 양경규-김창근 후보)

‘최저임금 100만원 쟁취, 60만 하청노동자 산별노조에 가입, 평균 10만명 이상의 7개 대산별노조로 재편, 현장을 다시 세울 10만 간부 양병’ (기호 2번 이석행-이용식 후보)

‘보육에서 대학까지 무상급식 무상교육 쟁취, 입시개혁 대학평준화로 사교육 폐해 근절, 최저임금 전체노동자 평균임금 50% 이상 보장, 남녀임금차별 해소 성차별 근절’(기호 3번 조희주-임두혁 후보)

선거 공보물에 나타난 공약 가운데 일부다. 모두 민주노총이 추구해야 할 가치들이다. 그런데 ‘하겠다’는 구호만 있을 뿐, 어떻게 할 것인지 내용은 빠져 있다. 후보당 8페이지라는 지면에 모든 것을 다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조합원들과 대의원들이 이같은 공약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어떤 계획이 수립되는지는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후보들은 ‘불친절’해서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부위원장 후보 공보물은 더하다.

‘모성권의 기업 사회적 책임 확대’(여성명부 1번 김은주 후보), ‘노동자 건강권 쟁취, 민주노총 재창립’(2번 김지희 후보), ‘산모 어린이 중증질환에 대한 무상의료 실현’(3번 진영옥 후보), ‘남녀임금차별해소, 여성노동자 조직화’(4번 정영자 후보)

‘대선국면에서 완강하고 대담한 투쟁 전개’ (일반명부 1번 양동규 후보) ‘산별시대에 맞는 민주노총 조직혁신’(2번 배강욱 후보), ‘열사정신 계승으로 민주노총 통합력 강화’(3번 문영만 후보), ‘비정규직 조직화, 142만 민주노총 재창립’(4번 진경호 후보),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5번 노명우 후보), ‘90만 공무원 노동자가 하나 되는 대산별 건설기반 조성’(6번 김영길 후보), ‘정규직과 비정규직 연대 강화’(7번 주봉희 후보)

설명이 없다. 어떻게 현장 조합원들의 힘을 이끌어내 투쟁을 구체적으로 조직화할 것인지에 대해 부위원장 후보들은 설명을 생략했다. 후보들에게 할당된 것이 두 페이지라는 짧은 분량이기에,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는 간명한 슬로건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후보 사진으로는 가득 한 면을 채우면서도 정작 후보 정책자료집에 ‘정책’이 없다는 것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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