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장연, 인수위 면담 이후
    지하철 시위 '중단'···4.20까지 매일 삭발
    이준석 "시위 방식 바꾸는 게 애초 요구" 말바꾸기
        2022년 03월 29일 05: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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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대통령당선인 인수위원회와 면담 후 지하철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연일 전장연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이어가며 시위를 저지하겠다고 나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정치권 안팎의 강한 비판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거리두기에 한발 물러선 분위기다.

    이준석 대표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 “지난 주말 지하철 문에 휠체어를 세워놓고 열차 출발을 막는 방식이 지적을 많이 받더니 어제부터 전장연이 그냥 탑승만 하고 있다”며 “진작 이렇게 했다면 되었을 텐데 이제야 시위 방식을 바꿨다. 이게 애초에 요구사항이었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대표가 가져온 장애인 혐오 분위기를 우려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인수위도 이날 아침 전장연의 시위 현장을 찾는 등 이 대표와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자, 이 대표는 시위 자체가 아니라 ‘방식’에 반대한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시위 방식만 문제 삼았다는 이 대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그는 전장연의 시위 방식은 물론, 시위의 주제를 문제 삼고, 시위의 당파성 의혹까지 제기하며 전장연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을 이어왔다.

    바로 전날 있었던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시장이 있을 때는 말하지 않던 것들을 지난 대선기간을 기점으로 윤석열 당선인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미 이동권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해당 단체의 요구사항은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운영예산과 탈시설예산 6,224억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힐난했다.

    시위 장소도 문제 삼았다이 대표는 29일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권력자에 대한 시위를 한다고 하면 청와대 앞에 가서 대통령에게국회에 가서 국회의원들한테 각성을 촉구하는 게 보통 방식이라며 “3호선, 4호선 타는 출퇴근하는 서울 시민들이 왜 투쟁의 대상이 돼야 하느냐이것이 저의 이의제기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가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를 비난하고 최고위에서 공개발언까지 하자 이 대표의 페이스북 게시물 댓글엔 전장연 시위는 물론 장애인에 대한 심각한 수위의 혐오 댓글이 셀 수 없이 달렸다. 이 대표는 시위의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일 뿐이라고 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여론은 극단적 혐오로 반응한 것이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상임대표는 이날 임이자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와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고, 임 간사는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전장연은 지하철 출근 시위를 중단하고 삭발투쟁을 시작한다.

    전장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인수위의 면담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투쟁을 멈출 것을 요청받았다. 이에 전장연은 3월 30일부터 ‘출근길 지하철탑니다’ 투쟁은 멈춘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지하철 시위 대신 내일부터 4월 20일까지 경복궁역에서 인수위의 23년 장애인권리예산 반영과 장애인권리민생 4대 법안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하며 매일 오전 8시 한 명씩 삭발을 진행하기로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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