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친문 의원들,
    채이배의 쓴소리에 ‘발끈’
    호남 기득권 비판에 민형배 “망언”
        2022년 03월 17일 05: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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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이 문재인 정부의 실책을 비판하는 한편 당의 기득권 내려놓기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친문 주류 의원들은 비대위원 사퇴까지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17일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 15명은 “채이배 위원의 언사는 깊은 유감”이라며 “공식적이고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엔 고민정·김승원·김영배·김의겸·민형배·박상혁·윤건영·윤영덕·윤영찬·이원택·이장섭·정태호·진성준·최강욱·한병도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채이배 위원은 전날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대선 패배 원인에 대해 “5년 내내 나쁜 정치를 하며 국민의 마음을 잃었다”고 답했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대선 기간 여러 차례 사과를 했다’는 물음에 채 위원은 “진짜 잘못한 사람들인 청와대나 현 정부 인사들이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적어도 퇴임사엔 반성문을 남기고 떠났으면 한다. ‘저 잘했어요’만 쓸 게 아니라 편 가르기와 정책 실패 등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국민이 제대로 평가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15명의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 5년의 국정운영이 ‘나쁜 정치’라는 한 단어로 규정되는 것에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선거에 필요할 때는 너도나도 대통령을 찾고, 당이 어려워지면 대통령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 채이배 위원이 생각하는 ‘좋은 정치’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평가는 누군가를 내세워 방패막이 삼거나, 지난 시기를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사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우리 모두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미 사퇴한 당 지도부뿐 아니라 민주당 국회의원, 문재인 정부의 구성원, 나아가 패배한 당을 수습하기 위한 나서주신 비대위원들 역시 뼈아픈 대선 패배의 책임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때 누구의 책임이 더 큰가를 따지는 것은 내 책임을 조금이라도 가려보려는 비겁함”이라며 “나만 살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많아지면, 우리 모두는 한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비대위원 사퇴 요구까지 나왔다. 채 위원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호남 지역 공천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제안하면서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채 위원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비대위원에서 사퇴하라고 했다.

    민 의원은 “광주 현장 비대위에서 나온 채이배의 망언은 참기 어렵다. 개인적 소견은 무어라도 낼 수 있으나, 내부 비판에 관한 것이라면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런 말들을 제어할 수 없다면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자격 미달”이라며 “채이배 위원을 즉각 내보내시라”고 요구했다.

    채 위원은 전날 광주 현장 비대위에서 “민주당의 기득권이 가장 강한 호남에서부터 기득권을 내려놓는 혁신을 해야 한다”며 “호남에서 만큼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이 진정한 지역 일꾼을 뽑도록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공천권을 내려놓을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민 의원은 “내용도 품위도 예의도 없는 정돈되지 않은 주장들이 비대위원의 이름으로 튀어나오는 걸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라며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채 위원을) 사퇴시키지 않아도 된다면 그에 어울리는 변명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시기 바란다. 이도 저도 아닐 경우, 왜 자격미달인지 왜 내보내야 하는지 상세하고 아프게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다만 민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문 대통령 반성문 요구 등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것일 뿐 “‘지방선거 공천권 내려놓기에 대한 반발’은 제 의도와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는 “‘광주 현장 비대위에서 발언한’이라고 표기하는 바람에 의도와 다른 혼선이 생겼다. 거듭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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