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거리 투쟁보다는 대화 설득 중심”
    By tathata
        2006년 12월 15일 05:03 오후

    Print Friendly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새 위원장에 기호 3번 정진화 위원장 후보와 정진후 수석 부위원장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향후 전교조의 교육노동운동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정 후보는 “고립을 넘어서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지지받는 전교조를 만들어가겠다”는 슬로건을 선거기간 동안 제시해, 앞으로 ‘투쟁’보다는 ‘교섭’을 중심으로 교원평가 등 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 당선자는 위원장 결선투표에서 투표 참가자 7만884표 가운데 56.3%인 3만9,927표를 얻어 3만927표(43.6%)를 얻은 기호 1번 장혜옥 위원장 후보를 9천여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정 당선자는 온건파인 (구)‘혁신과 단결을 위한 모임’으로 분류되며, ‘교원평가 일부 수용’ 입장을 보임으로써 중도 사퇴한 이수일 전교조 전 위원장과 정책노선을 같이 한다. 따라서 정 후보의 당선은 정부의 교원평가 도입 정책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15일 오전 영등포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열린 ’13대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당선  기자회견’에서  정진화(가운데)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당선자는 15일 오전 전교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교조 투쟁방향의 변화를 선언했다. 그는 “합법화 이후 전교조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왔으며, 그 결과 국민들의 전교조에 대한 질타가 높아지고 있음을 무겁게 통감한다”며 “정부의 바르지 못한 교육정책에 대한 반대투쟁에 치중하면서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하는데 소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교원평가로는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없다”며 “교원평가 실시에 집착하지 말고,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아울러 ▲표준수업시수 법제화 ▲교장공모제 대폭 확대 ▲지방교육자치법 개정 반대 ▲교원노조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정 당선자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정부 요구사항의 대부분이 학교 현장에서 전교조 조합원의 근로조건 개선 등과 직결되는 것이 많은 것도 장 위원장과의 차별성을 보여준다. 장 위원장은 학생인권 강화와 교육시장 개방 반대, 입시제도 개혁 등을 교원평가 반대와 함께 강조했다.

    정 당선자는 “길거리에서의 강력한 투쟁보다는 이제 사회적으로 설득력 있는 논쟁을 벌일 것”이라며 “학교 현장에서 아이, 학부모와 함께 하는 교육운동을 펼쳐나가 국민들의 지지를 받은 다음 교육의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쪽지 보내기, 공부방 운영하기, 사회봉사활동 펼치기 등을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교조의 이번 선거결과는 교원평가 도입을 둘러싼 후보 진영간 방법론적인 차이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조합원들은 교원평가 도입에는 원칙적으로 반대했으나, 투쟁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선거 결과는 보여준다.   

    그것은 현 장혜옥 위원장 지도부에 대한 평가가 크게 반영된 점에서도 드러난다. 정진화 후보를 지지한 전교조의 유 아무개 조합원은 “장 위원장은 연가투쟁과 성과급 반납 투쟁이라는 강경한 투쟁전술 구사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평했다. 다른 한 조합원은 “5천여명이라는 적은 조합원만이 연가투쟁에 참여한 점에서도 나타나듯이 강경 투쟁에 대한 조합원들의 부담감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전교조의 연가투쟁에 대한 정부의 강도 높은 징계 방침과 보수언론의 ‘전교조 때리기’ 등에 조합원들이 강한 부담을 느낀 것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장혜옥 후보를 지지한 전교조의 한 조합원은 “교원평가와 같은 구조조정이 예고되는 시점에는 강경파가 승리하는 것이 대부분 노조의 주된 흐름이지만, 반대 결과가 나온 것은 조합원들이 수구언론의 공세를 전교조의 사회적 고립으로 받아들였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적으로 이번 선거는 조합원의 승리가 아니라 조중동의 승리”라고 규정했다.

    실제 장혜옥 위원장 임기 기간 동안 부산지부 역사교과서 논란, 서울지부 북한 포스터 인용 논란, 임실중학교 빨치산 추모제 논란 등 수구언론은 사사건건 전교조의 발목을 잡는 일에 혈안이 돼 왔다. 조진희 전교조 조합원은 “분회와 지부 활동이 활발하지 못한 현실에서 조합원들은 언론을 통해 전교조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진화 당선자에 대한 진보교육 단체들은 주문도 이어졌다. 배태섭 진보교육연구소 사무국장은 “갈수록 심화되는 교육시장화에 전교조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노조 내 활동만큼 공교육 확립에도 앞장설 수 있는 장기적인 정책과 전망을 제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