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매체'(?)도 등돌려…기댈 곳 없는 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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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2월 08일 09:2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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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자에서 한 면을 털어 청와대브리핑을 반박했던 경향신문이 8일에는 사설을 통해 청와대를 비판했다. 그런가하면 7일 열린우리당의 신문법 개정안을 비판했던 일부 신문들은 이날 사설을 통해 또한번 청와대를 비판하고 나섰다. 청와대를 비롯한 범여권이 이른바 ‘친여매체’와 ‘비판매체’, 그 어느 쪽으로부터도 지원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경향 "청와대, 자폐적 시국인식에 빠져"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 <청와대는 민생이 뭔지 아는가>를 "청와대에 되묻고 싶다. 민생이라는 뜻이 뭔지 아는가"로 시작했다. "날마다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일용직 노동자의 일상을 기록한 경향신문 기사에 대한 청와대의 반박 글을 보노라면, 과연 청와대 사람들의 인식에 ‘민생’이 들어있기나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 경향신문 12월8일자 사설  
 

경향은 "당장에라도 청와대의 심처에서 나와 택시를 타 보든지, 시장을 둘러보면 알 수 있다.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이 흥행은커녕 얘깃거리로조차 대접받지 못하게 된 지 오래라는 참담한 실상을 청와대만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폐적 시국인식에 빠져 독선과 오만의 언어들을 변주할 때가 아니다"라는 강한 어조의 비난도 나왔다.

이어 경향은 청와대 비서진에게 본격적으로 화살을 겨눴다. 경향은 "청와대 홍보 담당자라면 신문 기사가 전한 민생의 실상을 확인하고 심각성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 책무이다. 최소의 품격조차 잃어버린 청와대 비서들의 언행이 바로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를 한 자릿수로 나락시켜온 방조자"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 "여당 신문법 개정안, 비판신문 옥죈다"

   
  ▲ 조선일보 12월8일자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 <정권 마음대로 신문 ‘정간’ ‘폐간’하겠다는 건가>에서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이 발의한 신문법 개정안 가운데) ‘영업신고’ 조항은 지난 6월 세 명의 헌재재판관이 ‘신문기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위헌 의견까지 냈던 것이다. 열린우리당 생각대로라면 이렇게 위헌성을 안고 있는 법규를 어겼다는 죄로 전국 신문사 중 100여 곳이 최대 3개월까지 신문을 내지 못하게 될 판"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은 이완용 매국내각의 광무신문지법과 5공 군사정권의 언론기본법까지 거론하며 "이 정권은 수십년 전 파묻힌 광무신문지법·미군정법령·언론기본법의 관 뚜껑을 열어젖혀 모시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은 정 의원의 개정안에 대해 몇몇 대형신문사들을 겨냥한 ‘표적입법’이라고도 비판했다. ‘신문사 겸영금지’를 풀면서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규모 신문사업자’만 예외로 한 것에 대해서다.

   
  ▲ 중앙일보 12월8일자 사설  
 

중앙일보 또한 ‘대규모 신문사업자’라는 표현에 주목했다. 중앙은 사설 <끝까지 비판신문 옥죄려는 여당 신문법안>에서 "어느 정도가 돼야 대규모인지 법률로 규정도 하지 않은 채 이를 대통령령으로 정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정부 마음대로 대규모 신문사업자를 정해 규제를 가할 수 있게 된다"고 비판했다.

중앙은 "헌재의 결정과 국민의 여론을 무시한 채 그토록 신문 시장에 간섭하고 싶다면 차라리 5공 때처럼 대놓고 보도지침서 같은 것을 부활하자고 나서는 게 떳떳하다"며 "그러고 나서는 민주니 개혁이니 하는 말은 입에도 올리지 말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 ‘일심회 사건’ 중간수사발표 주목

조선과 중앙이 궤를 같이 한 보도는 또 있다. 바로 오늘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일심회 사건’이다.

조선일보는 이날 1면 머리기사 <방북인사 정보 북에 사전보고/ 여 내부동향·정책자료도 넘겨>에서 "일심회는 민족해방(NL) 계열의 민노당 인사와 시민단체 간부들을 활용,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시위와 한미 FTA 반대시위 등 반미 운동을 확산시키는 데 꾸준히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썼다.

중앙일보는 2면 <"민주노동당 당원 통해/ 일심회, 국가기밀 빼내">에서 "’일심회’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일심회 조직원들이 일부 민주노동당 당원을 통해 국가기관의 기밀을 수집한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삼성 직원-기자들 몸싸움, 신문엔 없네

   
  ▲ 중앙일보 12월8일자 14면.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저가에 발행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허태학 전 사장과 박노빈 현 사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5년과 3년이 구형됐다.

이번 사건은 재벌의 지배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판례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8일자 신문 가운데 이를 보도한 곳은 국민일보와 중앙일보뿐이었다. 국민일보는 12면에 2단으로 <에버랜드 전 사장 5년 구형>, 중앙일보는 14면에 1단으로 <에버랜드 CB발행 항소심/ 전 사장 5년, 사장 3년 구형>을 실었다.

한편, 이날 결심공판이 있었던 서울고등법원에서는 30여 명의 삼성 계열사 직원들이 허태학·박노빈 전·현 에버랜드 사장을 취재하려는 기자들을 방해하고 몸싸움까지 벌였으나 이를 보도한 신문은 없었다.

방송사, 아시아경기대회 생중계 외면…"살아있는 순간을 보고 싶다"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생중계를 외면하는 지상파 방송 3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겨레 김동훈 기자는 이날 칼럼 <방송사여, 살아있는 순간을 보고 싶다>를 통해 "6일 저녁 8시 여자역도의 장미란이 중국의 무솽솽과 숨막히는 ‘바벨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그 시각 국내 지상파 방송 3사는 드라마나 뉴스를 내보냈다. …방송3사가 다른 나라 경기까지 중복 편성해 화면을 도배질한 월드컵 때와는 영 딴판"이라고 비판했다.

김 기자는 "방송 3사는 정규방송이 모두 끝난 뒤, 자정을 넘겨서야 현지를 연결할 뿐이다. 심지어는 새벽 2시가 다 돼서야 중계에 나서는 방송사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기자는 "이유는 간단하다. 돈 때문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초저녁 황금시간대에 스포츠 중계보다 드라마 시청률이 훨씬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창간 18주년…68면 발행

오는 10일 창간 18주년을 맞는 국민일보는 창간기념 특집호를 내놨다. 1면 머리기사로 <혼돈의 대한민국/ 꿈, 믿음, 끈기 되찾자>를 싣고 신새벽에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모습을 사진기사로 담았다. <미션> 섹션을 포함해 전체 68면을 발행했다.  / 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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