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외
        2021년 07월 10일 07:5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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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 ‘외곽주의자’ 검사가 바라본 진실 너머의 풍경들

    정명원 (지은이) / 한겨레출판

    현재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부부장으로 재직 중인 16년 차 여성 검사 정명원이 쓴 첫 책이다. 저자는 검사라는 직업이 늘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듯 차갑고 공격적이고 조직 논리로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실상 신문이나 뉴스에 나오는 검사들은 특수부·공안부 검사 들일 뿐이며 이들은 대한민국 전체 검사 중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나머지 90%인 형사부·공판부 소속의, 야근 많고 재판 도중 울기도 하고 민원인과 좌충우돌하기도 하는 ‘비주류’이자 ‘회사원’ 검사들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상이 지향해야 할 완전무결함이나, 거악 척결 등 거대한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늘 서늘한 바람이 부는 검찰청 한 귀퉁이에 기록으로 실려 오는 수많은 인간 군상과, 때론 ‘웃프고’ 때론 애잔하게 저자를 심적으로 괴롭히고 보람을 느끼게 했던 사연들을 이 책에 담았다. 저자가 직접 만난 사람들에게는 유죄·무죄를 넘어 회색지대가 존재했으며, 공소장에는 다 담지 못하는 이야기가 그득하게 남았다. 재판 도중 사라진 피고인, 상복을 입고 검찰청을 방문한 사기 피해자들, 법정에서 갑자기 자신의 범행을 고백한 증인 등 상처투성이인 사람들의 못다 한 이야기가 여러 편의 드라마를 보듯 전개된다. 저자는 정량의 범죄 너머 부정량까지 이 책에 모두 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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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힌두교사 깊이 읽기, 종교학이 아닌 역사학으로>

    이광수 (지은이) / 푸른역사

    힌두교라는 종교가 무엇인지를 총체적으로 알려주는 개설서. 세계의 유력 종교 가운데 힌두교만큼 알려지지 않거나 잘못 알려진 종교가 또 있을까 할 정도로 힌두교에 대한 관심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은 힌두교에 대한 저자의 30여 년 연구의 집대성이다.

    이 책은 불교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연구서이기도 하다. 한국 문화의 보고인 불교는 인도의 역사에서 태어났고 변화해왔다. 주목할 것은 불교가 항상 힌두교와의 상호관계 속에서 변화를 겪었다는 점이다. 힌두교와 불교의 관계에 대한 이해 없이 불교에 대한 완전한 이해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한국 불교를 이야기할 때 힌두교는 거의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저자는 힌두 세계의 신화와 역사에 대한 관점이 서구 세계 역사학 개념과 무엇이 다른지 고찰함으로써 왜 우리가 서구 세계의 역사관에 의한 ‘역사’만 ‘역사’로 생각해야 하는지 묻는다. 이를 통해 역사학계에 인도사를 연구하고 교육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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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종교> – 오직 한 번만 죽는 삶을 위하여

    로베르토 M. 웅거 (지은이),이재승 (옮긴이) / 앨피

    우리가 현재 종교혁명을 어떻게 수행해야 할지, 어떻게 수행할 수 있는지를 모색한다. 종교의 기원은 인간의 실존적 불안과 한계이다. 아무리 개명되더라도 인간 본래의 실존적 불안은 떨칠 수 없다. 과학적 통찰로 실존적 불안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우상숭배일 뿐이다.

    세속의 문제를 처리하는 정치는 저 건너편을 향한 인간의 궁극적 관심을 감당하지 못한다. 웅거의 기획은 인간의 실존적 약점과 강점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유발 하라리가 제시하는 알고리즘에 기초한 미래형 인간인 호모데우스와 성격적으로 판이하다. 웅거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변화시키는 것이다. 바로 지금 종교를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 현재의 삶을 완전하게 향유하는 것이다. 이 책은 앞으로 도래할 세계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위대함을 일깨우는 자기충족적 삶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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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풍의 시간>

    넬레 노이하우스 (지은이),전은경 (옮긴이) / 북로드

    독일 미스터리의 여왕 넬레 노이하우스가 미스터리 로맨스 소설 ‘셰리든 그랜트 시리즈’ 3부작을 완결했다. 《여름을 삼킨 소녀》, 《끝나지 않는 여름》에 이어 신간 《폭풍의 시간》으로 6년 만에 귀환한 것이다. 청춘의 일탈, 성적 호기심, 인생의 목표, 정체성 찾기 등의 성장 스토리를 줄기로 하는 이 소설에는 살인과 폭력, 매춘과 강간, 경찰과 연쇄살인범 등이 등장하는 미스터리 범죄 스토리의 잎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시리즈의 완결편인 《폭풍의 시간》은 고전적인 해피엔딩을 파괴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날 것 같던 전편은 그 제목 《끝나지 않는 여름》이 암시하는 것처럼, 끝이 아니었다. 2001년, 스물을 막 넘기고 결혼을 앞둔 셰리든은 ‘자기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비로소 눈을 뜬다. 셰리든 그랜트가 현실을 바로 보고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해가는 성장 과정을 다채롭고 역동적인 일련의 사건들로 보여주는 《폭풍의 시간》은 넬레 노이하우스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몰입도를 자랑한다.

    또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의 캐릭터와 분석적이고 정교한 심리 묘사는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심정이나 과거에 지나온 한 시절을 스스로 반추하게 만든다. 사랑과 성공 앞에서 주체할 수 없이 ‘폭풍’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던 어떤 시기, 한 때를 기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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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버피아> – 일자리 진화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꾸는가

    백완기 (지은이) / 21세기북스

    차세대 산업혁명인 4차 산업혁명은 지금껏 상상만 해 왔던 기술들을 점차 현실화시키고 있다.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대로 이러한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일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제공하던 서비스들을 이제 AI(인공지능)나 로봇 등의 기계가 대신 하는 일이 급속히 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저자는 일과 일자리 관점에서 볼 때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사고를 뿌리까지 바꾸게 함으로써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도래하게 만드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발전할 기술들로 인해 기존의 일자리 대다수가 사라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4차 산업혁명의 기술적 성취에 취해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는 지금, 저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4차 산업혁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나면 우리는 기술 진보의 혜택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을까? 현재와 같은 우리 일자리는 남아 있을까? 그때에도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 일해야 할까? 모든 면에서 인류를 능가하는 AI가 등장해도 우리는 지금처럼 생태계 최정상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인류 문명 탄생부터 AI와 로봇까지, 일과 일자리 변천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이 앞선 산업혁명들과 본질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으며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가질지에 대해 통찰력 있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기술 진보가 예고된 미래 세상을 디스토피아가 아닌 유토피아로 만들기 위해 지금 인류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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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비시터 걱정은 그만> – 깐깐하고 똑똑하게 베이비시터 고르는 방법

    민정숙 (지은이) / 라온북

    내가 부모라면 어떤 베이비시터를 찾을까? 아마 집에 누군가가 없어도 우리 아이를 정직하게, 정성스럽게 돌봐주는 사람을 찾을 것이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아이를 집에 두고 출근해야 하는 워킹맘들은 미안한 만큼 능력이 더 좋은 사람을, 불안한 만큼 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 마련이다.

    육아에 성공한 워킹맘이 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은 바로 우리 집에 딱 맞는, 우리 아이 안성맞춤 베이비시터를 찾는 일이다. 그렇다면 베이비시터를 채용할 때 무엇을 알아야 할까? 이 책은 베이비시터 구인 방법부터 구인 글 올리는 방법, 보수 정하는 방법, 시터 자격증 종류, 시터와 가족 간의 관계 형성법, 근로계약서 작성법까지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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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아이가 있나요?> – 엄마로 살지 않는 여성들, 삶의 다양한 고민과 문제에 관한 기록

    케이트 카우프먼 (지은이),신윤진 (옮긴이) / 호밀밭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엄마로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담론은 비교적 많이 다뤄지고 있지만, 아이가 없는 여성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들은 자신의 어머니들이 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각자의 인생을 빚고 만든다.

     

    <당신은 아이가 있나요?>는 아이가 없는 여성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눈 기록이자 결과물이다. ‘엄마로 살기’라는 주류에서 벗어난 이들이 어디에서 살 것인지, 누구와 친구로 지낼 것인지, 삶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노년에는 무엇에 기대고 세상에 무엇을 남길 것인지 등 삶의 다양한 고민과 문제들을 살펴본다. 더 나아가 명확하게 정해진 길도 없고 눈에 보이는 롤모델도 없는 사회 속에서 행복에 이르는 새로운 길을 밝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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