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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끊이지 않는 산재 사망사고···
    재계, 중대재해법 무력화 정부 압박
    평택항, 현중, 현대제철 등...인력부족 안전미비 공통
        2021년 05월 11일 04: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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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이선호 씨가 지난달 22일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부두 내에서 일하다가 개방형 컨테이너에 깔려 숨진 데 이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하청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지는 등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제단체들은 시행령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 취지를 무력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11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어제 평택항에서 300kg 무거운 쇳덩이에 깔려 꽃다운 나이에 스러져간 이선호 군의 사고 현장과 빈소에 다녀왔다”며 “안전관리 소홀로 한 젊은이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고였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4시 10분경 평택항의 부두에서 용역회사 지시에 따라 컨테이너 바닥에 있는 이물질을 치우는 일을 하다가 300㎏ 가량의 개방형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사망했다. 이 씨는 동식물 검역을 위한 하역작업을 했으나 이날은 회사의 지시를 다른 업무를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다.

    유족 등에 따르면, 이 씨는 해당 업무에 대한 안전교육을 받지 않은 채 작업에 투입됐고, 현장에 안전관리자나 신호수도 없었다고 한다. 안전장비조차 지급되지 않았다. 이 씨가 사고를 당한 후 회사는 119 신고에 앞서 회사 상부에 보고하는 일을 우선하는 등 미흡한 초동대응도 문제가 되고 있다.

    강 의원은 평택항 사고 이후 이달 8일 발생한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추락사와 현대제철 노동자 끼임 사망사고를 언급했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부터 19명, 현대제철은 2007년부터 39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 사망했다.

    강 의원은 “사고의 장소도 시간도 사람도 모두 다르지만 원인은 명백하다. 인원 부족으로 업무를 무리하게 통폐합하고, 2인 1조 원칙은 지키지 않았다. 생전 처음 하는 일이어도 교육은 요식행위였고, 안전관리담당자는 배치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경제단체들은 집단으로 건의서와 입장문을 내는 등 중대재해법 무력화를 목적으로 국회와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 6단체는 지난 4월 법무부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 건의서’를 제출했다. 건의서엔 직업성 질병 범위 축소, 경영책임자 개념 구체화, 안전보건담당자 배치 시 대표이사 책임 면제 등이 담겨 있다. 이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혼란과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무엇보다 보완입법이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정부가 마련 중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도 합리적으로 제정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3월에도 경총, 전경련 등 7개 경제단체는 국회 법사위원회와 관계부처에 중대재해처벌법 보완입법을 요청했다. 이들 단체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중대재해 규정 기준을 ‘동시에 2명 이상 또는 1년 이내에 2명 이상 발생’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내년부터 시행될 이 법은 ‘사망자 1명 이상’ 발생하면 중대재해로 규정하고 있다. 또 형사처벌 하한형 폐지, 벌금액 하향, 법률 시행을 공포 후 2년 후로 연장, 유예기간 중 발생한 50명 미만 하청사고에 대한 원청 처벌 면제 등도 요구했다.

    강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관련한 법 취지를 왜곡시킬 경영계의 보완입법 시도에 강력한 우려를 표한다”며 “법 취지를 모르쇠하는 경영계의 요구에 노동부와 관련 당국은 흔들림 없이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올해 1분기 중대재해 사망 노동자가 작년 1분기 사망자인 562명보다 더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임에도 재계는 정부의 시행령 제정 시기에 맞춰서 온갖 엄살을 쏟아내고 있다”며 “정부가 이런 재계의 민원에 휘둘려 가뜩이나 누더기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무력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시행령은 누더기가 된 중대재해처벌법을 제대로 보완하는 방향에서 신속하게 제정돼야 한다”며 “정부가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 시행령으로 최소한의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 특히 시행령 보완을 넘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산재 백신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연내에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평택항과 현중, 현대제철 사고현장 모습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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