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부운하, 계양산 다시 길 떠나는 환경운동가들
    By tathata
        2006년 11월 13일 12: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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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 1. 한반도 대운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가 이슈가 되고 있다. 경부운하만으로는 부족했는지 호남운하도 추가했다. 이렇게 뉴스가 되는 것도 걱정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무시하면 좋으련만, 일단 이명박씨는 국민들에게 대선공약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데는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환경시장’을 내세운 오세훈 서울시장도 노들섬에 오페라 하우스 뿐 만 아니라 63빌딩의 배가 넘는 초고층ㆍ초대형 복합단지(10만~13만평)를 건립한다는 발표를 했다. 한강 바닥을 드러내 대규모 장관을 연출한다는 ‘한강 물빼기’ 행사도 추진하고 있다.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생길 국토훼손과 물을 뺐을 경우 생길 생태계에 대한 영향은 아예 생각지도 않는다.

       
     
    ▲ 계양산 북사면 목상동 롯데골프장 계획부지에 소나무 숲에서 고공시위 중인 신정은 활동가 (사진:녹색연합)
     

    국토가 어린아이들 장난감 ‘블록놀이’도 아니고, 즉흥적으로 정책을 내고선 ‘정쟁’의 도구로 삼는다. 지도를 놓고 정치적인 계산으로 선을 긋고 밀어붙인다.

    새만금 사업도 198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태우 후보가 급조해서 만든 것이 아니었던가. 새만금을 두고 우리 사회가 얼마나 큰 혼란과 분열을 겪었는지 모른다. 이명박씨는 단 4년이면 경부운하를 완성할 수 있다고 큰소리친다.

    지도 위에는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과 생명이 살아가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을 발표할 때도 갯벌의 그 수많은 생명과 갯벌에 기대어 사는 어민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던 것이 틀림없다.

    장면 2, 수도권은 ‘폭발 중’

    노무현 정부의 국토 정책은 최악이다. 지역균형발전을 한다며 기업도시, 혁신도시, 행정도시 지정은 다 해놓고는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 공장과 기업을 수도권으로 빨아들인다.

    수도권 과밀을 막는다면서 수도권에 판교, 검단, 파주 신도시를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균형발전은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전국의 땅값만 올려놓았다.

    건설교통부는 마음이 급했는지 그린벨트까지 해제해가면서 수도권에 임대아파트를 대대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에 편승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대수도론’을 외치며, 4개의 ‘명품’ 신도시를 만든다고 한다. ‘개발 광풍’엔 여야가 따로 없다.

    우리 국토 불균형 개발의 첫 번째 원인은 수도권 과밀이다. 면적 대비 인구수는 세계 최고이며, 한국 100대기업 본사의 91%, 공공기관의 85%, 벤처기업의 70%, 금융기관의 67%가 수도권에 집중되어있다. 수도권이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빨아들이고 있으며, 지역은 점점 활력을 잃고 있다.

    장면 3, 계양산 소나무 숲

       
     
    ▲ 국토개발에 미적감각이라곤 없다. 사진은 댐 건설현장 (사진:녹색연합)
     

    계양산 12m 높이 소나무 위에서 신정은(28·인천녹색연합) 활동가가 골프장건설을 막기 위해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10월26일부터 시작했으니 오늘(11월13일)로 19일째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7월 신격호 회장이 소유한 계양산 북쪽 목상동, 다남동 일대에 27홀 규모의 골프장과 테마파크형 근린공원 조성을 발표했다. 이에 인천시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는 이 부지를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안’을 통해 골프장 건설이 가능하도록 행정허가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계양산 롯데골프장 계획부지에는 인천시에서 2년간의 조사를 거쳐 인천에서 제일 생태계가 우수한 지역으로 선정한 생태계보전지역 대상지가 포함되어 있다. 계양산에는 반딧불이가 살고 있고, 도롱뇽과 버들치 등이 서식하는 청정지역이다.

    계양산에는 하루 1만여 명의 인천과 주변지역 시민이 찾는 매우 중요한 자연휴식 공간이다. 인천에서 가장 잘 보전된, 인천의 마지막 남은 숲이다. 이곳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지역이다. 롯데는 이곳에 골프장을 짓겠다고 나섰고, 인천시가 거들고 있다.

    장면 4. 2006년 다시 길 떠나는 환경운동가들

    2004년 11월 환경단체들은 ‘환경비상시국’을 선언하고 정부의 무차별적인 개발정책을 반대하고 나섰었다. 그해 겨울에 30여명의 환경운동가들이 ‘초록행동단’을 결성하고 전국토를 순례하였다. 우리 땅은 거대한 토목 공사 현장이었다.

    일직선 콘크리트 제방으로 물길을 막고, 멀쩡한 산 중간을 잘라내고 시골 마을 한가운데에 하늘을 찌르는 듯한 교각을 세워 고속도로를 만들고 있었다. 어떤 마을은 이중 삼중의 하늘 도로로 온 마을이 교각 아래에 잠겨버렸다. 도로를 이고 사는 마을들. 이 땅을 하늘에서 내려다본다면 얼마나 엉망인 그림이 나올까? 미적 감각이라곤 자연에 대한 배려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2006년 11월 환경시민단체들은 ‘수도권 과밀반대 전국연대’를 결성하고 10월 31일 충북 청주를 시작으로 11월 20일 전북까지 전국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다시 길을 떠난 것이다. 이제 환경단체만 나서서 될 일이 아니다. 정치인들이 기업과 지자체, 정부가 똘똘 뭉쳐서 건설족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있다.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 수도권과밀 저지를 위한 전국순회토론회 (사진:환경정의)
     
     

    개발이 항상 경제적 풍요를 가져오지 않는 다는 사실을 지역에 맞는 작지만 내실 있는 발전의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 같다. “어떤 개발이라도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인들이 만들어내는 ‘개발’ 공약의 수위는 점점 더 도를 넘어설 것이고, 이 땅은 정말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기 때문이다.

    도로가 개발의 상징이었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도로의 발달은 오히려 작은 도시가 큰 도시에 흡수되어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시골의 상권이 다 무너진 것이다. ‘수도권 과밀반대 전국연대’가 지방자치단체들과 시민들의 ‘분노’만이 아니라 마주 앉아 대안을 논의할 수 있는 ‘마음’을 얻고 돌아왔으면 한다. 이것은 추운 날씨 매서운 바람에도 홀로 계양산을 지키고 있을 신정은 활동가의 바람이기도 하다.

    “나는 작은 행동이지만 나무위의 시위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계양산 문제에 관심을 갖고 많은 시민들이 계속 이용할 수 있는 쉼터로서 공원으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일조를 하고 싶다. 제한된 공간에서 혼자서 지낸다는 것. 롯데와 골프장이 생기기를 바라는 사람들로부터 어떠한 위협을 받을지 모른다는 것.

    잘못하면 다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계양산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는 녹색연합 활동가와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나의 결정에 힘을 얻는다. 부디 나무위의 생활이 길어지지 않고, 행복하게 내려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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