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민 주거안정 위해 정치적 대중운동 필요"
        2006년 11월 12일 08: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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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미 실패로 결론났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로 망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노대통령이 아직까지 놓지 않고 있는 유일한 정책이 부동산 정책"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심 의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10일자 청와대의 대국민 부동산 투자자문에 대해선 "급하니까 감독이 운동장까지 쫓아나온 격"이라며 "투기를 통해 투기꾼과 맞서겠다는 발상"이라고 촌평했다.

    "부동산 정책 기조 가장 먼저 흔드는 건 여당"

    심 의원은 <레디앙>과의 인터뷰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책이 단계적으로 무력화되는 과정을 이렇게 묘사했다.

       
     ▲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이정우 정책실장이 청와대에 있을 때 부동산 정책 기조를 잡으면 누가 가장 먼저 흔드느냐. 여당이다. 당정협의에서 핵심을 다 빼버린다. 여당 내에 종부세로 손해보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그 다음 한나라당하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포 떼고 차 떼고 해버린다. 그나마 남는 건 어떻게 되느냐. 재경부가 가져가서 시행령 같은 걸로 무력화시켜 버린다. 오죽하면 내가 ‘종합구멍세’라고 했다. 이런 과정이 계속 반복돼 온 거다. 투기세력은 이런 과정을 다 보고 있다."

    심 의원은 이정우 전 실장 등 이른바 ‘헨리 조지스트’의 조세를 통한 투기억제책에 대해 "세법의 원칙에도 부합하고 부분적인 투기억제의 효과도 있다. 그러나 세재라는 건 결국 부동산 값이 오른 이후 거둬들이는 사후 대책이다. 우리와 같은 부동산 불패신화의 상황에서는 미봉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 조세를 통한 투기억제라도 강력하게 이뤄졌느냐. 그것도 아니다. 종부세 강화가 그나마의 성과도 내지 못한 이유는 정책의 일관성 부재 때문이다. 투기세력은 정부가 정책을 만들고 그것을 도로묵을 만들고 해온 것을 봤기 때문에 자기들이 흔들면 부동산 정책은 흔들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부동산 투기 세력이 주목하는 것은 노대통령의 ‘말’이 아니라 실제 정책을 핸들링하는 관료들의 ‘행동’이다. "그 관료들이 부동산 투기세력의 편에 설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실제 관료들은 지금껏 그 기대를 한 번도 저버린 적이 없다. 투기세력은 참여정부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다"고 했다.

    정부가 내놓은 11.3 대책의 골자는 주택 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공급확대론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는 논리다. 심 의원은 이 때의 ‘수요’란 ‘투기적 수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11.3 대책은 건설경기 부양책

    심 의원은 "지금까지 15년간 한 해 평균 50만채씩 지었다. 그래서 총 8백만 채가 늘었다. 그런데도 집 없는 사람들 비율은 별로 줄지 않았다. 추가로 지은 집들이 집부자와 투기꾼에게로 돌아갔다는 얘기"라며 "공급확대책은 투기 수요에 계속 불쏘시개를 제공함으로써 집값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서민들은 집으로부터 더 멀어졌다. 공급확대책은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집 없는 서민과는 거리를 더 벌리는 거꾸로 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공급확대책을 골자로 하는 11.3 대책은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건설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여당의 주장에 대해 "정부여당은 저금리로 실물 투자를 확대한다는 건데, 지금 520조가 시중에 떠돌아다녀도 실물투자로 안 가고 있다. 이 돈이 죄다 부동산시장으로 가고 있다. 저금리로 돈이 더 풀리면 이게 다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지 실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이런 메커니즘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경제관료와 여권이 저금리를 주장한다는 건 결국 건설경기를 가지고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 이런 얘기는 애당초 하지 말았어야지"라고 꼬집었다.

    "복지부 산하에 주택청 만들어야"

    심 의원은 부동산 문제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촉구했다. 부동산 문제를 "건설의 문제가 아닌 복지의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심 의원은 "복지부 산하에 주택청을 만들어 주거복지 실현의 관점에서 주택정책을 관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주거안정 실현을 위한 정책의 우선 순위는 "땅 위로 못 올라와 사는 160만 극빈층"과 "330만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에게 "살 만한 집을 공급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환매조건부 분양제도’나 ‘분양원가 공개’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실수요자가 아닌 경우 2주택 이상 주택소유를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월세 소득에 대한 철저한 과세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럴 경우 2주택 이상 주택 700만채 중 350만채는 바로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얘기를 인용했다.

    "홍준표 의원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에 조건부 찬성"

    심 의원은 홍준표 의원이 제안한 ‘토지임대부분양주택’에 대해 "토지불로소득 사유화라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선책으로 검토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용적률을 낮춰서 쾌적한 환경의 집을 짓는 것까지 실현할 수 있느냐는 미지수다. 주거 환경을 주요 기준으로 놓을 때도 과연 유효한 방식이 될 수 있을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홍준표 의원의 안을 보면 건설업자에게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용적률을 400%로 올려놨다. 지금 용적률 200~220%면 보통 10층, 20층 올라가는데 400%까지 가려면 40층, 50층까지 올라가야 한다. 괴물도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라고 했다. 

    심 의원은 국내의 부동산 거품 수준에 대해 "거의 최고점에 육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기초한 김수현 청와대 비서관 말로는 길어야 2~3년 안에 폭발할 것이라고 한다"고 전하고, "부동산 투기 세력의 돈벌이 축재 뒤에 서민들만 참담한 피해를 보는 것이다. 서민들이 부동산 거품의 쓰레기더미에 내동댕치쳐지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부동산 투기를 과연 잡을 수 있을까. 부동산 정책을 과연 바꿀 수 있을까. 어떻게 가능할까. 심 의원은 "결국 정치의 문제"라고 했다. "부동산 불패세력에 대한 통제권을 갖지 못하면 그 어떤 장미빛 정책을 내와도 현실에서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며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정치적 대중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지방균형 정책을 부동산 개발정책으로 만들어 버린 경제관료들"

    – 10일 청와대가 대국민 부동산 투자자문을 했다. 지금 집을 사면 손해 볼 거라고 했는데.

    = 정부는 정책과 정책효과로 말해야지. 투기를 통해 투기꾼과 맞서겠다는 발상과 뭐가 다른가. 급하니까 감독이 운동장까지 쫓아나온 격이다.

    – 지방 균형발전 정책이 부동산 투기의 전국화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많다.

    = 이번 정부 들어 부동산 대책만 31번 발표됐다. 신도시건설계획은 38번 발표됐다. 이 정부도 역대 정부처럼 부동산 정책을 경기부양책으로 남발하고 있다. 신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 갖은 명칭으로 전국적인 토목공사를 벌였다. 그 결과가 어땠나. 검단 신도시를 보라. 신도시 발표 후 하룻밤 새 5천만원씩 뛰어올랐다. 한 번 발표되면 건설이 완료돼서 분양이 끝날 때까지 계속 오른다. 그 주변 시세도 오른다.  

    – 지방 균형발전 정책이 결국 건설경기 부양책이었다는 말인데.

    = 노대통령과 실행 부서의 뱃심이 달랐다. 노대통령은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인 접근에서 출발했겠지. 그러나 재경부나 건교부 등 부동산 불패신화의 동맹세력이 되어왔던 경제관료들은 대통령의 그런 취지를 명분으로 걸고 속은 부동산 개발정책으로 모조리 채워넣었다.

    – 최근 검단 신도시 발표에서 보듯 명목상의 균형발전 정책도 포기해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 돈이 가는 곳에 사람이 간다. 가장 중요한 게 금융이다. 지방균형 발전 정책의 핵심은 금융의 지방균형을 어떻게 이뤄낼거냐 하는 것다. 정부는 건물만 몇 개 옮겨놓으면 균형발전이 될 것처럼 생각한다.

    해가 다르게 모든 돈이 서울로 몰리고 있다. 신도시니 혁신도시니 만들어도 그 지역 소비자들의 돈을 빨아들여 서울로 직송되는 구조다. 이마트니 뭐니 들어가도 번 돈을 서울 본사로 다 올려보내는 상황이다. 지역의 역외자금 유출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애당초 지방균형 발전의 모멘텀이 역류현상을 갖고 있었다.

    현 정부의 지방균형 정책은 이미 파탄난 것이다. 남은 게 뭐겠나. 과거의 정책기조를 다 물리고 경기부양 정책으로 가는 것이다.

    종부세가 실패한 이유

    –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주로 조세를 통한 투기억제에 초점을 뒀다.

    =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재를 강화하는 것은 세법의 원칙에도 부합하고 부분적인 투기억제의 효과도 있다. 그러나 세재라는 건 결국 부동산 값이 오른 이후 거둬들이는 사후대책이다. 우리와 같은 부동산 불패신화의 상황에서는 미봉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럼 조세를 통한 투기억제라도 강력하게 이뤄졌느냐. 그것도 아니다. 종부세 강화가 그나마의 성과도 내지 못한 이유는 정책의 일관성 부재 때문이다. 투기세력은 정부가 정책을 만들고 그것을 도로묵을 만들고 해온 것을 봤기 때문에 자기들이 흔들면 부동산 정책은 흔들린다고 생각한다.

    투기꾼들은 실제 정책을 핸들링하는 관료들을 주목한다. 그 관료들이 부동산 투기세력의 편에 설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지금껏 그 기대를 한 번도 저버린 적이 없다. 투기세력은 참여정부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다.

    이정우 정책실장이 청와대에 있을 때 부동산 정책 기조를 잡으면 누가 가장 먼저 흔드느냐. 여당이다. 당정협의에서 핵심을 다 빼버린다. 여당 내에 종부세로 손해보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그 다음 한나라당하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포 떼고 차 떼고 해버린다. 그나마 남는 건 어떻게 되느냐. 재경부가 가져가서 시행령 같은 걸로 무력화시켜 버린다. 오죽하면 내가 ‘종합구멍세’라고 했다. 이런 과정이 계속 반복돼 온 거다. 투기세력은 이런 과정을 다 보고 있다. 

    "공급확대책은 부동산 투기 부채질하는 거꾸로 된 정책"

    – 최근 정부는 공급확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게 투기억제나 주거안정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보나.

    = 현재 주택보급률이 106%다. 그런데도 집 없는 사람이 41%나 된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을 많이 짓는 것은 집 없는 사람을 위한 대책이 아니다. 물론 주택보급률이 100%가 되더라도 실수요와 가격조정을 위해 추가적인 공급은 더 필요하다.

    문제는 누구를 위한 어떤 목적의 공급이냐다.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냐, 투기수요를 위한 것이냐. 공급대상을 누구로 삼아 어떤 방법을 쓰느냐. 은평뉴타운이나 검단신도시처럼 국민임대주택도 아니고, 판교처럼 고가의 민간임대주택으로 가 버리면 서민들의 접근이 힘든 것 아니냐.

    – 공급확대책이 경기부양의 목적을 갖고 있다고 보나.

    = 물론이다. 지금까지 15년간 한 해 평균 50만채씩 지었다. 그래서 총 8백만 채가 늘었다. 그런데도 집 없는 사람들 비율은 별로 줄지 않았다. 추가로 지은 집들이 집부자와 투기꾼에게로 돌아갔다는 얘기다.

    정부와 여당, 한나라당은 가격 문제로 공급 문제를 본다. 가격이 오르는 이유가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수요란 것이 결국 투기적 수요다. 강남 대체형 신도시 개발이 대표적이다.

    공급확대책은 투기 수요에 계속 불쏘시게를 제공함으로써 집값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서민들은 집으로부터 더 멀어졌다.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집 없는 서민과는 거리를 더 벌리는 거꾸로 된 정책이다.

    "저금리 지속? 금융위기로 가겠다는 것"

       
     

    – 외환위기 이후 지속해온 저금리 정책이 부동산 투기를 부추겼다는 평가가 많다.

    = 초저금리 유지하면서 부동자금이 520조원 형성됐다. 이게 실물투자에 몰리지 않고 투기수요를 쫓아다닌다. 투기적 이익을 얻을 데가 얼마든지 있는데 이윤이 박한실물투자로 갈 이유가 뭔가. 이 부동자금 520조가 움직여서 부동산 투기를 불지피고, 투기 조짐이 보이면 더 많은 돈이 들어가서 판을 키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 외환위기 이후 외국계가 장악한 은행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굉장히 늘었다.

    = 외국계 은행들의 유일한 경영목표는 주주이익 극대화다. 공익성은 안중에도 없다. 부동산담보대출을 늘려서 안전한 방식으로 높은 이윤을 챙기려는 이들 은행의 행태가 부동산 투기의 불쏘시게가 됐던 것이다. 집이 2채 이상이거나 서울 강남에 집중됐다는 것만 봐도 부동산담보대출의 성격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 여당은 경기부양 위한 저금리 정책의 지속을 시사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한다는 목표와 모순되는 것 아닌가.

    = 정부는 내년 대선이 목전인데 우리 경제가 어려우니까 면피용으로 경기부양책 강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러면서 금리정책이 실물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금리정책을 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초저금리가 부동산 투기를 키워왔고, 부동산 투기가 실물에 타격줘서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 아닌가. 일시적인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 정책을 지속하는 건 금융위기 상황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태국의 선례가 있다. 96년 태국 금융위기의 시작도 부동산 거품의 붕괴였다.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을 위한 것인데 부동산 투기 대책으로 쓰는 건 적절치 않다, 이런 말도 한다. 그러나 부동산 값 안정은 물가안정과 직결되어 있다. 경기 전반이나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부동산이다. 우리나라 물가지표에는 부동산이 없다. 다른 나라는 부동산을 물가지표에 다 넣고 있다. . 최근 한국은행도 임대료 정도는 반영한다고 한다. 부동산을 집어넣어 계산하면 국내 물가도 엄청나게 폭등한 셈이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인상을 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정부여당은 저금리로 실물 투자를 확대한다는 건데, 지금 520조가 시중에 떠돌아다녀도 실물투자로 안 가고 있다. 이 돈이 죄다 부동산시장으로 가고 있다. 저금리로 돈이 더 풀리면 이게 다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는 거지 실물로 연결되지 않는다. 정부가 이걸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이런 메커니즘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경제관료와 여권이 저금리를 주장한다는 건 결국 건설경기를 가지고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 이런 얘기는 애당초 하지 말았어야지.

    "전월세 임대수익에 과세하면 350만채 매물로 나온다"

    – 부동산 정책의 목표가 뭔가.

    = 가장 중요한 건 집없는 서민의 주거안정 실현이다. 역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건설 공급 정책이었다. 그것이 부동산 투기를 만들고 빈부격차를 심화시켰다. 부동산 정책을 복지정책으로 바라보는 발상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홍준표 의원은 토지개발공사와 주택공사를 합치자고 하는데, 기능적으로 합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주거복지실현의 관점에서 주택정책을 관장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복지부 산하에 주택청을 만들어야 한다.

    그럴 때 정책의 우선순위가 뭐냐. 땅 위로 못올라와 사는 160만 극빈층이다. 그 다음이 330만 최고주거기준 미달 가구다. 이들에게 살 만한 집을 공급해야 한다. 국민임대주택을 살 만한 규모와 질로 만들어져 저렴하게 집중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가격을 낮추려면 공급정책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환매조건부분양제도나나 원가공개제도가 도입돼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토지주택 공개념에 입각해서 실수요자가 아닌 2주택 이상 주택소유를 제한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지금 남아도는 집을 상당분 집 없는 서민들이 공유할 수 있다.

    실수요가 아닌 투기수요의 경우 전월세를 준다. 현재 전월세 소득에 대해서는 과세가 안 되고 있다. 국세청에 전월세 임대 과세 내역을 내놓으라고 했더니 파악도 안되어 있더라. 전월세 임대수익에 대해 과세를 철저히 하면 2주택 이상 700만채 중 350만채는 바로 내놓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350만채가 풀리면 집값이 대폭 떨어지지 않겠나.

    – 환매조건부분양제도를 주거안정책의 대안으로 말하는 사람이 많다.

    = 가장 좋은 것은 공영개발, 즉 정부가 땅 사고 집 지어서 싼 값에 환매부로 공급하는 것이다. 홍준표 의원이 내놓은 토지임대부분양주택에 대해 나는 조건부로 찬성한다. 토지불로소득 사유화라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선책으로 검토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홍준표 의원의 안을 보면 건설업자에게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용적률을 400%로 올려놨다. 지금 용적률 200-220%면 보통 10층, 20층 올라가는데 400%까지 가려면 40층, 50층까지 올라가야 한다. 괴물도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용적률을 낮춰서 쾌적한 환경의 집을 짓는 것 까지 홍준표 의원의 토지임대부분양정책이 실현할 수 있느냐는 미지수다. 토지이윤을 못챙기는 상태에서 어떤 방식으로 건설업자들의 수익률을 보장해줄 수 있느냐, 이런 딜레마가 있다. 결국 주거 환경을 주요 변수로 넣을 때도 과연 유효한 방식이 될 수 있을지 검토해봐야 한다.

    "부동산 거품 2-3년 새 폭발할 것"

    –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과의 부동산 정책에 차이가 있나.

    = 여당은, 외형적으론, 수요를 억제하고 공급을 늘리는 방식을 주장한다. 수요 억제를 위해 종부세나 개발부담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또 공급을 늘리기 위해 신도시를 개발해야 한다고 한다. 한나라당은 강남대체형 공급을 더욱 더 확대해야 된다는 것이 핵심인 것 같다. 공급확대에서 여당보다 세게, 수요억제는 여당보다 약하게.

    – 한나라당 집권시 부동산 투기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추론이 가능할까.

    = 공급을 늘리는 것이 한나라당의 기본 방향이니까 한나라당 정권이 들어서면 개발 위주의 공급정책이 더욱 촉진될 것이고, 때문에 부동산 불패신화가 연장되고 증폭될 것이라고 추론할 수는 있다. 다만 지금 부동산 거품이 붕괴 위기로 치닫고 있는데, 이런 부동산 정세의 변화가 정책 결정의 변수가 될 것이다.

    – 현재 우리나라의 부동산 거품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 거의 최고점에 육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기초한 김수현 청와대 비서관 말로는 길어야 2-3년 안에 폭발할 것이라고 한다.

    – 거품 붕괴의 경제적 영향은 어떨 것이라고 보나.

    = 수 십 년간 건설경기에 의존해 온 한국경제의 거품이 꺼지는 것이기 때문에 충격이 엄청날 것이다. 8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이상의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다. 버블이 꺼지면 당장 금융리스크가 오게 된다. 이게 실물에 영향을 미칠 거고.

    은행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다운되면 우리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이 될 거다. 부동산 투기 세력의 돈벌이 축재 뒤에 서민들만 참담한 피해를 보는 것이다. 서민들이 부동산 거품의 쓰레기더미에 내동댕치쳐지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크다.

    –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바꿀 수 있나.

    = 정책도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다. 부동산 불패신화를 이어온 5적. 건설업계, 관료, 어용지식인, 정치인, 수구언론,  이들에 대한 통제권을 갖지 못하면 그 어떤 장미빛 정책을 내와도 현실에서 힘을 쓰지 못할 것이다.

    –  결국 정치 문제다.

    =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부동산 5적을 뒷받침하는 정부가 아니라 이들을 통제하는 서민정부가 들어서야 한다. 노무현 정부처럼 집권만 할 게 아니라 실제로 기존 기득권 세력을지탱해왔던 구조를 파악하고 해체할 수 있는 실질적 역량을 갖춘 정부가 들어서야 해결된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정치적 대중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쉽지 않을 것

    – 검찰의 론스타 수사에 대해 몇 가지 질문하겠다. 검찰의 수사를 어떻게 평가하나.
    = 사건 초기에 수사에 나섰더라면 증거 확보나 혐의 입증에 어려움이 없었을텐데 좀 늦은 감이 있다. 지금이라도 철저히 수사해서 한 점 의혹없이 밝혀야 한다.

    – 법원의 영장기각에 대해서는.

    = 이해할 수 없는 조치다. 주가조작 문제는 시장질서를 위협하는 최대악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 아니냐. 국회에서 론스타 관련 증인 신청이 줄줄이 부결된 이유가 이 사건이 은폐되기를 희망하는 실력자들의 입김이라고 볼 때 법원의 이번 영장 기각에도 론스타와 공모한 세력들의 압력, 이런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김&장의 역할은.

    = 국회에서 농담반으로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삼성 위에 김앤장 있다’. 외환은행 매각의 불법 여부를 가리기 위한 핵심은 론스타가 이해당사자들가 어떤 이해관계로 묶여있느냐 하는 것이다. 컨설팅사와 국책은행과 투기자본과 인허가 관장하는 정부기구를 다 움직일 수 있는 힘을 누가 갖고 있나. 그래서 모피아 세력, 이헌재 사단 애기가 나오는 것이다.

    – 변양호 전 국장이 보고펀드 펀딩을 대가로 외환은행 매각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있는데.

    = 변 전 국장은 외환은행 불법 매각을 지휘한 일선 책임자다. 변 전 국장은 재경부를 떠나 보고펀드를 조성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이헌재 사단의 프로그램 속에서 움직인 것으로 보여진다. 검찰은 외환은행이 보고펀드에 대출해 준 400억이 대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이런 의혹에 무게를 더하게 하는 정황이 있다.

    – 검찰 수사가 외환은행 매각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나.

    = 국민은행 인수 문제는 현재 여러 가지가 걸려있다. 먼저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와야 부담없이 인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 시기에 이미 영향을 이미 주고 있다. 검찰 주장대로 론스타가 주가조작 등의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판결나면 론스타는 대주주 자격을 상실하게 되고, 매각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된다.

    국민은행 내부적으로도 여러 장애물이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행이 단독으로 인수하려면 최소 6조원 이상의 재원 필요하다. 단독인수가 힘든 상황이 아닌가 보여진다.

    공정위의 독과점 심사도 걸림돌이다. 현재 공정위가 심사중인데 내 생각으로는 200-300개 지점 폐쇄는 불가피하다. 그럴 경우 사원들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심각해진다. 강정원 국민은행장도 과거 서울은행장 시절 받은 징계문제로 자격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은행 인수는 여러가지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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