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집권, 1백년 정당 호언은 사라지고
        2006년 11월 10일 12:47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10일 오전 열린우리당 창당 3주년 기념식장. ’20년 집권정당, 100년 가는 정당’을 만들겠다던 호언이 자취를 감춘 자리엔 자기 정당화와 열패감이 착잡하게 교차했다.

    당 지도부는 저마다 열린우리당이 거둔 성과를 애써 강조했다.

    김근태 의장은 "깨끗한 정치, 정당 민주화는 이제 우리가 매일 마시는 공기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한 시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했다. ‘창당 3주년 기념 국민에게 드리는 글’에선 "권력형 부정부패를 단절시켰다. 지역주의 극복과 정당개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완전 국민경선제 도입은 국민참여정당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했다.

    또 "부동산 시장 안정과 서민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정부가 한미 FTA 협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국민의 사법적 권리향상을 위한 사법개혁과 군 구조와 전력의 첨단화를 이루기 위한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국정자문위원회 출범식에서 문희상 전 의장은 "정치를 개혁하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 한반도 평화를 기약하고, 따뜻한 사회를 기치로 창당했고, 잘 아시는 대로 정치개혁의 부분에서는 당장 참여정부가 물러난다고 하더라도 길이 남을 업적을 남겼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의 실패에 대한 반성도 따랐다.

    김 의장은 "IMF 외환위기 이후 새롭게 조성된 환경을 돌파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저성장 구조를 돌파할 새로운 성장방식을 찾아내지 못했고, 서민경제 활성화를 통해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내고 실현하는 데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고 했다. ‘국민에게 드리는 글’에선 "우리당이 국민에게서 지지와 신뢰를 상실한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김 의장은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를 이룰 수 있는 비전, 한반도 평화와 새로운 번영의 길을 열어가는 분명한 비전을 합의하고, 그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 원칙있는 대연합으로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행사 시작전 장내에는 열린우리당 창당 이후 3년을 되돌아보는 동영상이 흘러나왔다. 가수 양희은이 부른 ‘상록수’를 배경으로 창당과 대통령 탄핵소추, 탄핵반대 촛불시위, 4대입법 공방과정의 국회 몸싸움, 총선승리 과정을 담은 화면이 느릿하게 흘러갔다.

    김근태 의장은 "동영상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고 눈물이 났다. 가슴이 떨린다. 회한도 생긴다"고 했고, 김한길 원내대표는 "3년을 돌아보는 동영상을 보며 우리 모두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말했다. 문희상 전 의장은 "만감이 교차하고 눈물나는 순간도 있었다"고 했다.

    열린우리당 창당 3주년 기념식장에는 자기 연민이 넘쳐나는 것으로 보였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