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을 보며 좌파를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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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1월 10일 09:0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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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1일 <레디앙>이 보도한 여론조사 분석기사(국민 64% “진보적 대통령 원한다”)에 의하면 대선주자들의 지지도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 32.2%,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19.9%, 고건 전 총리 19.2%, 손학규 전 경기지사 3.3%,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3%,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2.4%,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1%, 이해찬 전 총리 0.9%,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0.7%, 정몽준 의원 0.7%, 천정배 열린우리당 의원 0.3% 등으로 나타났다고 한다.(문화일보 10월 30일 조사)

    이명박 신드롬은 어디에서 나오나

    대체로 이명박 전 시장이 선두를 질주하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와 고건 전 총리가 3강을 형성하고 있는 구도이다. 만약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이명박 전 시장이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누르고 대선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본선에 들어가면 이명박은 박근혜 전 대표 지지율까지 더해 5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이러한 이명박 신드롬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필자는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이 전 시장이 구축한 이미지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 현대건설 신화나 개발시대의 고도성장 이미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고, 최근의 청계천 복원과 뉴타운 건설, 나아가 운하건설 등으로 그러한 이미지를 강화한 덕이다.

       
     ▲ 청계천 돌아보며 흐뭇한 웃음짓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먹고 살기 고달픈 국민들은 이 전 시장이 뭔가 해결사일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된 것이다. 실물경제를 잘 알 것 같은 이미지와 경제성장을 위해 능력을 발휘할 것 같은 이미지가 이 전시장에게 투영되고 있는 것이다.

    고용, 소득, 소비 등 경제 전반에 있어서 점점 더 양극화로 치닫고 있는 현실과 그러한 현실이 배태하는 불안한 삶의 고통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기대 사이의 점점 메워지지 않을 것 같은 간극이 해결사 등장에 대한 기대를 낳은 것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 선거의 승패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정책 보다는 후보나 정당이 창출하는 이미지에 의해 좌우되는 측면이 더 크다. 이명박 신드롬은 이미지를 통해 지지율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보수 정당들은 정책과 그 정책의 실현능력에 대한 유권자들의 합리적인 평가보다는 이미지 구축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놀란 열린우리당은 보수 이미지로 치닫고

    재보궐 선거에서의 연이은 참패와 최근의 이명박 신드롬에 놀란 열린우리당은 그 동안 어느 정도 적당한 가격으로 팔아온 ‘개혁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슬그머니 내팽개쳐 버린 채 아무런 설명도 없이 경제 정책에 있어서 보수적인 이미지로 선회해가고 있는 중이다.

    예를 들어 최근 법무부가 마련한 상법 개정안이나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경우 그 내용상 파격적이거나 개혁적이라고 할 만한 실질이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마련한 안에 대해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딴지를 거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재벌과 보수언론은 현재 법무부 상법 개정안의 내용 중 이사와 회사 사이의 자기거래 규제 강화, 이중대표 소송제도 도입, 회사기회편취 금지조항 신설안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고, 공정위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중 재벌에 대한 현재의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완화시킨 중핵기업출자총액제한제도 도입과 계열회사 간 출자의 순환과정에서 자본환급이 발생하는 환상형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강력한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들은 그 취지상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재벌총수가 권한을 남용하여 사익을 추구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한 방안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린 우리당은 이러한 제도 도입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훨씬 더 높은 상황이다.

    한국사회 보수화의 슬픈 현실

    재벌에 대한 규제는 중소, 중견기업들이 시장에서 재벌 계열회사들과 공정경쟁을 하는데 도움이 되고, 경제 전체로도 혁신능력을 키워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장기적으로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때문에 이러한 제도의 도입이나 개정에 딴지를 걸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물론 개혁을 표방했던 열린우리당마저 이를 반대하는 상황이다. 한국사회의 보수화가 야기한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이 경제 문제를 둘러싼 한국 사회 전반의 보수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실에서 진보정당 내지 좌파는 무엇을 생각하며 살고, 앞으로의 선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필자는 이 지점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그리고 ‘그래도 삶은 계속 된다’는 영화 제목을 인용하고 싶다.

    사실 80%에 이르는 국민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고 느끼면서 각자의 미래의 삶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은 현 한국경제의 구조상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심리이고, 또 그런 현실에서 막연하게나마 해결사의 등장을 기대하는 심리를 가지게 되는 것 역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 동안 좌파가 국민들의 삶의 문제에 개입하여 무언가 국민들의 삶의 개선을 가져온 사례가 별로 없는 이상 좌파를 자신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해줄 현실적인 대안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 역시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좌파의 입장에서 필자는 이명박 전 시장이 해결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아가 현재 경제 분야에서 보수화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국민들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The Show Must Go On!

    현재 같은 상황에서 국민들이 그들을 선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는 이미지가 아닌 정책을, 선거에서 득표율 제고가 아닌 진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교육자로서의 이미지와 그 실행능력을 검증받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야만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여성의 낮은 경제활동 참가율과 자영업에 존재하고 있는 매우 높은 비율의 무급 가족종사자를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실질 실업률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아진다. 통계청 발표 실업률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국민들 여론에서는 일자리창출이 첫 번째 의제로 등장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 차별이나 고용불안도 참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교육의 정상화나 의료의 보장성 강화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부동산 투기는 광범위한 불로소득을 발생시키고 있어 이 문제의 해결도 시급하다. 노인연금제도의 확충이나 공보육에 대한 지원확대도 절실하다.

    국민들이 먹고 사는 중요한 문제들, 국민들이 살아가는 삶은 다음 정권을 누가 잡든지 간에 계속된다. 국민들의 삶이 계속되는 한 대다수 국민들의 삶을 개선할 적절한 대변자로 인정받기까지 좌파의 노력도 계속되어야 한다.

    좌파가 아니라면 세금 및 사회보장부담금의 증가와 복지지출의 증가, 공공부문과 혁신적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창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해소와 고용 안정 실현, 부동산투기의 근절과 안정된 주거 확보, 노인들의 삶의 안정, 공교육의 내실화와 의료보험의 보장성 강화 등 대다수 국민들의 삶의 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들을 그 누가 해낼 수 있겠는가.

    좌파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며, 좌파의 정책은 계속되어야 한다. The Show Must 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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