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김정일 군사독재정권을 반대한다
By
    2006년 11월 06일 02:16 오후

Print Friendly

지난 열흘 동안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럼에도 길은 보이지 않고 마음은 답답하고 억울하다. 무슨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있다는 말인가? 벌써 20년, 난 아직도 이 수렁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말인가?

난 무슨 말을 어떻게 언제 해야 하는가? 미꾸라지 같이 빠져나가는 교언(巧言)은 나의 몫이 아니다. 그런 재주가 없는 난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 그저 인내해야 하는가?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리해야 하는가?

북한의 김정일 군사독재정권은 우리가 경험한 70년대 유신체제와 80년대 전두환 군사독재정권보다 더 지독하고 적나라한 군사독재정권이다. 그런데 왜 난 그들을 비난하면 안 되는가? 또 다른 오해란 게 도대체 무언가?

잘못된 노선으로 수백만 인민을 굶겨 죽이고도 물러나지 않는 뻔뻔한 김정일 정권을 비난하면 진보가 아니라고? 그런 생각에 나는 동의할 수 없다. 그건 진보, 보수 이전의 문제, 인간의 양심의 문제라고 난 생각한다.

‘친북 좌파’라는 말은 잘못된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북(北)’이 북한이라는 나라와 인민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김정일 정권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세상에 군사독재를 지지하는 진보, 좌파가 어디에 있나?

   
 ▲ 김정일 군부대 시찰. 6자회담복귀 합의 후 첫 공개활동 (사진=연합뉴스)
 

그러므로 나는, 아니 내가 사랑하는 민주노동당은 이른바 ‘친북좌파’가 결코 아니다. 민주노동당은 분명히 군사독재에 반대하고 핵실험에 반대하고 인권 탄압에 반대하는 진보정당이다. 그런데 이제 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달리 누굴 탓하겠는가? 근간의 여러 사태들, 일부 당 간부들의 부적절한 언행과 이를 둘러싼 시비에 대한 당 지도부의 비상식적이고 잘못된 대처로 인하여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 마음속에서 이미 민주노동당의 창당의 정신과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은 심각하게 왜곡되었다. 여기에 국정원의 광포한 민주노동당 명예훼손 행위까지 더하여 8만 민주노동당 당원들의 마음은 갈가리 찢어지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동막골 사람들이 아니다. 민주노동당은 대한민국 법질서를 잘 알고 그 안에서 활동하는 공당(公黨)이다. 민주노동당이 대한민국 법률의 불합리한 부분에 대한 개선을 요구해온 것은 그의 무게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정작 법보다 더 무거운 것은 국민의 상식이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은 국민의 상식을 가벼이 보고, 국민의 상식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국민을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지만 국민은 민주노동당을 측은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이제 국민들의 귀에 민주노동당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은 소음으로 들린다. 훌륭한 정책 제안과 선명한 비전도 이상한 괴물의 소리로 왜곡되어 들린다. 난 이제 더 이상 민주노동당 당원임이 자랑스럽지 않다.

30년 전에 박정희 유신체제를 반대할 때처럼 한번 크게 외치고 싶다. “난 김정일 군사독재 정권을 반대한다!”


페이스북 댓글